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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해도 즐거운 그녀의 사랑찾기 여행 동행기 S 다이어리
beatle9 2004-10-29 오후 1:13:38 1418   [3]

영화를 보고나면 내 나름의 별점을 듬뿍 얹어주고 싶은 영화들이 있다. 물론 그런 영화들은 세간의 평들과 거의 맥락을 같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도 하다. 최근에 본 영화들 중에 2046이나 21그램, 비포선셋, 빈집 같은 영화들이 그러했다. 물론 별점이 우루루 쏟아졌다고 해서 흥행에 성공하는 경우는 아니다.

 

특히나 김기덕감독의 터닝포인트와도 같고 절제된 감성이 빛을 발했던 영화 빈집은 서울에서 고작 1만여명, 전국에서 4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고 한다. 사실 빈집은 김기덕감독의 베니스 영화제 감독상이라는 호재가 있었음에도 흥행에서 실패했다는 것이 충격적이어서 뉴스거리에 올랐을 뿐이지 21그램이나 지난주에 개봉한 20 30 40 같은 영화들의 흥행이야 더욱 불보듯 뻔한 이야기이다.

 

천만관객 동원 영화가 연이어 두편이나 폭발한 영화산업의 성장의 그늘은 바로 그렇다. 특히나 한국영화에 있어서 스크린쿼터제는 한국영화의 양적성장을 보장해주는 테두리일 뿐이지 질적성장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스크린쿼터제의 존재 여부를 논의하자는 것은 아니므로.

 

여하튼 그렇다면 영화가 담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모든 영화에 흥행성과 작품성, 문제의식, 스타일 등 모든 영화이론을 담아내기란 사실 불가능할 것이다. 물론 개중에 그런 영화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모든 영화에 그런 모든 것을 기대하기란 마치 모든 연예인의 이목구비를 짜맞춰낸 사이보그 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좋은 영화란 관객이 자신의 모습을 유추해보아 나름대로의 감동을 얻으면 될 것이다. 여기서의 감동은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이 될 수도 있고, 웃음을 통한 카타르시스도 될 것이고, 삶의 반추, 긴장감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는 없지만 관객과 공감하는 영화가 중요할 것이다.

 

S다이어리는 바로 그런 영화였다. 남자친구에게 채인 후 예전에 사귀었던 3명의 남자친구들에게 사랑 청구서를 날리는 귀여운 여자 지니의 자아찾기. 한 줄로 끝내라면 이런 줄거리다. 간혹 러닝타임을 적절히 분배하지 못하고 늘어지는 타이밍에서부터 드라마와 코미디와 성적인 요소를 섞어내다보니 마치 서로 몸무게가 맞지않는 아이들이 타고 있는 시소처럼 기우뚱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엔 한국코믹캐릭터를 가장 잘 소화해내는 김선아가 버티고 있다. 김정은의 코믹하고 드라마틱한 연기보다 조금은 풋내나지만 그 나름으로서의 매력이 철철 넘치는 배우다. 여기에 오바의 극치를 달리어 왠지 불안불안한 김수로의 연기는 영화내내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게다가 바람둥이 섹시 연하남을 연기한 공유와 순진무구 신부님역의 이현우. 연기자들의 연기는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기도 하고 이음새가 잘 맞지않아 삐그덕거리기도 하지만, 영화의 성공요인을 굳이 꼽는다면 영화 속 캐릭터의 승리였다. 각자의 성격이 부각된 3명의 남자와 주인공 여자의 캐릭터는 본연이 가진 성격을 유지하여 영화를 힘있게 끌고 나간다.

 

최근 한국 영화들이 실패 이유들을 보면 거의가 꿩먹고 알먹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식의 무리한 도전 때문이었다. 덤앤더머처럼 그저 무식하게 웃기면 될 것을 거기에 감동을 담아내려고 하다보니 김이 팍 새버린다. 그러나 S다이어리는 홍보 카피에는 섹시코미디를 표방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섹시코믹드라마에 가깝게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여기에는 물론 검증된 시나리오의 탄탄함이 받쳐줬겠지만.

 

그리고 정말 그대로 따다가 내방으로 삼고 싶은 너무 예쁜 아기자기한 세트와 그 색감은 이명세의 초기 영화를 연상케하여 영화의 그레이드를 한층 업~시켜준다. 웃기려고 노력하지만 천박해지지 않으려 애쓴 듯한 노력이 엿보이는 영화 전개는 마지막의 약 2분간의 마무리에서 더욱 돋보인다. 그 마지막 몇 컷으로서 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관용과 귀여움과 애잔함을 표현해주어 그나마 영화의 맥을 그대로 짚어준 것이 아닌가 싶다.

 

에스 다이어리는 그런 영화였다. 물론 제작사의 이름값에서도 보듯이 흥행요소를 잃지않으려 흥행을 위한 AtoZ를 따라하면서도 나름의 자존은 지키면서 적당히 세련됨으로 관객을 요리할 줄 아는 영화. 마치 다이어트나 몸매관리로 깡마른 여배우들이 드라마나 스크린을 점령한 요즈음, 그렇게 통통해서 더 이쁜 몸매와 어눌한 발음의 솔직함이 있어 더 사랑스럽웠던 김선아처럼, 그렇게 앙증맞은 영화였다

 

그래서 오늘은 별점 인심 한번 쓰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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