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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 속단을 무색케하는 영화 비포 선셋
jang28 2004-11-08 오후 2:40:35 1286   [5]

'비포선라이즈'을 찾아보니 94년도네요..

이 영화를 깊게 기억하는건 극장 내 옆에 앉아서 보던 외국여자때문이지요..(극장도 선명하게 기억을 합니다.. 코아아트홀.. 코아비디오방이라고 비하되기도 했던)
그 영화를 보면서 아주 자주 소리를 내어 쿡쿡 웃더군요.. 너무도 재미있다는듯이.. 그 여자를 힐끗힐끗 보면서 사실 영화는 저렇게 빠져서 아주 즐겁게 보면 되는거 아닐까 그런생각을 했습니다..
장면을 분석하고 저밑에 뭐가 깔린거지 알아내려 애쓰는게 아닌.. 그 여자의 모습은 그후로도 내내 가끔씩 생각나서 영화를 보는 진짜 재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더군요..

이 영화는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볼듯 싶더군요.. 일부러 두번을 봤는데.. 알려져 있듯이 대사가 주를 이루는 영화라서, 또 그것들이 던지는 감정이라던가 의미같은게 만만찮은지라 한번은 주로 대사를 또 한번은 그 대사에 실리는 두 배우들의 미묘한 감정변화라든가 말의 뉘앙스를 읽도록 했었지요..

사실 영화를 보기전 대사로만 이루어진 영화가 영화이기나 한걸까.. 말뿐인게 소설이 아닌 영화로서의 의미가 있기나한걸까.. 했는데 참 희안하고 이상스럽게도 두 배우들의 세심한 감정의 결들이 쌓이고 쌓이면서 굉장한 에너지를 냅니다..
(이건 이 영화를 보지않고는 도저히 짐작할수없는 감정입니다.. 이 영화는 옆에서 이게좋고 저게좋고 아무리 떠들어봐야 아무 소용없습니다.. 그저 봐야 느껴지는 영화니까요..)

제시가 셀린느를 바래다주느라고 차를 같이 타서는 사람간의 관계에 대해 냉소적이기만 했던 셀린느가 난 그때(9년전 제시와 셀린느가 기차안에서 만나서 하룻밤을 지냈던) 로맨틱한 감정을 다 소비해서 더 이상 그럴힘이 없다고 얘기할때면 요사이 이토록 강렬한 사랑영화를 본적이 있던가 싶게 가슴이 울컥울컥 하더군요..
(운명적인 사랑같은거에 목매는 영화같은걸 특히나 시답잖아 하는 저이지만 이부분은 진짜 가슴을 칩니다)
9년전 콘돔의 상표까지 기억한다는 제시에게 우리는 그때 섹스를 하지않았다고 박박 우겨대던 셀린느의 마음속의 슬픔이.. 이런식으로라도 방어할수밖에 없는 셀린느의 입장이 참 아프게 느껴집니다..


간만에 나의 30대가 소중하다고 느낌..이 들더군요..
처음 두배우가 9년전에 비해 어찌나 늙었던지 정나미가 다 떨어졌지만 영화에 집중하다보면 참 이쁜사람들이구나 싶습니다..

마지막 노래가사를 슬쩍 빌어 제시에게 사랑고백을 할때면(제시!! 내안에 너있다!! 가사가 정확히 이렇다는게 아니고) 저사람들이 무슨일(무슨일?)이 있더라도 막 용서해주고 싶습니다..
또 소개글같은데서 제시가 자신의 불행한 결혼생활을 토로한다더라.. 하는 대목을 읽었을때는 체.. 밖에 나가서 저런식으로말 하는놈들 (즉 세상의 고뇌는 혼자 짊어진듯한 가족적으로 무지하게 불행한 척을 하는듯한)  이 더 싫어 했는데 이것이 다만 제시가 셀린느에게 한발 다가서려는 엉큼함의 발로가 아니라 진심으로 서로간의 고통을 나누려는 하나의 소통임을 알고 이런 마음을 거두어들이게 되더군요..

저멀리 나랑 상관없을듯한 저 사람들도 나와같은 고민을 하고 아파한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위안이 되던 그런영화였습니다..

2004년 최고의 외국영화가 될듯한 예감이네요..
별넷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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