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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효과와 애쉬튼 커쳐 나비 효과
kysom 2004-11-20 오후 8:34:38 1345   [2]

1. <나비효과>는 전형적으로 <시간여행>에 대해 다룬 영화이다. 즉 카오스 이론에서 말하는 "북경의 나비가 날개짓을 하면, 지구 반대편의 뉴욕에 폭풍이 몰아닥친다"는 묵시론적 명제가 그 제목처럼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 영화의 주된 극전 전개의 분위기를 형성하며, 동시에 큰 약점으로 작용한다. 최근에 시간 여행에 대해 다루었던 일련의 영화들, <프리퀀시>, <타임캅>등은 모두 과거의 역사가 변경됨에 의해 현재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이것은 <백투더 퓨처>에서도 엄연히 관통되고 있는 핵심이다. 그렇다면 <나비효과>는 이 영화들과 무엇이 다른가?

 

2. 대부분의 시간 여행을 다룬 영화들은 과거로 돌아가서, 사건이나 상황을 변경/조작하여 현재가 바뀌는 역사의 변환을 이루고 돌아온다. 즉 잘못되있는 것을 바로잡는다는 의미가 강했고, 여기서 대부분 권선징악적 주제를 강조하며 결론을 이끌어내곤 했었다. 그런데 이 영화들에서 대부분의 사건/상황과 인물은 통제 가능한 변수들이었다. 즉 이러저러한 조작이 가해지면 이 변수들은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산출한다는 식이었다. 그런데 <나비효과>는 이러한 변수들(사건/상황, 인물)이 실제로 통제가능하지 않음을 보여주고자 하며, 이것이 원래적<나비효과>의 이론적 의미라고 할수 있겠다. 이런 점에서, 이 영화는 최초로 시간 여행을 다룬 소설<타임머신>과 동명의 영화와 일맥 상통하는 점이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이 영화는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다.

 

3. <타임머신>은 실제로 시간여행을 통해 과거로 회귀하더라도 일어난 사건을 통제할 수 없다는 보수적 주제하에서 출발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과학적이긴 했어도 재미가 없었다. 오히려 이 영화는 미래에 집착한다. 이 단점을 회피하고, 대부분의 다른 영화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잘못된 사건을 바로잡아 올바른 결과를 가져온다는 헐리웃식 결말을 채용하여 여기에 <카오스 이론>을 대입시킨 것이 바로 이 영화이다. 즉 과거로 가서 사실을 바꾸되, 이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전개틀을 가지게 된것이다.

 

4. 여기서 이 영화의 최초의 약점이 태동한다. 실제로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그들이 장르상 강조하듯이 스릴러적인 긴장감을 거의 느낄수 없는데, 그 이유는 긴장감을 유발할 수 있는 중심 사건이 없기 때문이다. 통제해야할 인물들이 너무 많고, 각자에게 일어난 일들은 산만하기만 하고, 무엇하나 극을 휘어잡을 만한 큰 틀거리로 기능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스릴러 장르 영화들이 중심 사건의 전개에 대한 복선을 장치하고, 이것들이 사건의 해결에 있어서 관객의 흥미를 자극하고 결말을 예상하거나 또는 결말에 대한 반격을 당할 수 있는(바로 이것이 반전이다) 장치로서 작용하는데, <나비효과>는 그것을 장치할 수 없다. 일종의 옴니버스처럼 영화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유일한 복선은 <기억 장애>이다. 그런데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 관객들이 흥미를 가지도록 장치되고 있지 못하고, 단지 주인공 <에반>이 다니는 시간여행에만 그리고 그것이 가지고 오는 파상적 결과에만 관심을 갖도록 영화가 이끌어져 중반부를 지나고 나면 그냥 실종되고 만다.

 

5. 다른 모든 영화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스릴러 영화가 영화의 핵심적 사건의 전개에 있어 긴장감을 잃지않으려면 인물이 충돌해야 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것이 없다. 즉 대립되는 캐릭터가 없고, 모두 똑같은 지위를 부여받고, 성격이 비슷하게 잘되어야 하는 그런 인물들 뿐이다. 애초에 시간여행의 출발이 그것이었다. 그러니 사실을 바꿀수록 영화는 긴장감과 탄력을 잃고 인물들을 어떻게 하면 모두 잘되게 할까? 하는데에만 골몰하게 되고 관객의 기대와는 무관하게 영화는 도박이 되어간다. 한판 잘치면 쓰리고에 고돌이 양피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무슨 변수를 통제해야 하지?

 

6. 실제로 전개되는 극속에서 이러한 인물의 성격과 그 역할에 대한 취약점은 <나비효과>라는 제목이 큰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한다. 오히려 인물들의 충돌을 둘러싼 사건의 전개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에 의해 예상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식이었다면 범작 소리는 들었어도 원래 장르적 목적엔 충실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단지 사건과만 충돌한다. 인물은 종속변수이다. 사건이 변하면 그에 따라 통제가능하지 않게 영향을 받을 뿐인..... 이러니 영화의 중심 사건/인물이 나비효과에 의해 영향받는 것이 아닌 영화가 나비효과에 의해 영향받기 시작한다. "어? 영화가 왜 점점 이렇게 되가지? " 지금 이런식이다.

 

7. 이 영화는 시간여행을 통해서 과거의 사실을 변경한다는 것이 얼마나 예상할 수 없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라는 점을 보여주고자 한것에서는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지만, 인물과 사건의 설정 및 그 전개에 있어서 가장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기본 틀거리를 유지하지 못해서 이 점에서 실패하고 있다. 만약 이 영화가 과거로 회귀하는데 성공했지만,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변수들의 전개와 그 조작의 실패로 결국 변경할 수 없었다는 식의 극의 전개였다면, 어땠을까? 상투적이었을까? 이런 점에서 <프리퀀시>는 그 일정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8. 우리는 이 영화에서 <애쉬튼 커쳐>를 재발견했다. 난 과연 그가 어울릴까? 라는 생각을 했지만,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 던질수 있는 그의 연기는 그나마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수염이 그렇게 잘 어울리는지 이 영화를 보고 처음 알았다. 이렇게 한 배우의 작은 노력이 눈에 크게 띄게 되는 것이 바로 <나비효과>의 진정한 의미는 아닐런지? 진정 다른 중심변수들이 통제되지 못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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