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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사건이 벌어진 배경과 피해만 충분히 알았다. 엘리펀트
annamolinari 2004-11-21 오전 2:36:26 1167   [5]

한산한 가을 풍경을 배경으로 은행잎나무들이 있는 가로수길을 내려오는 차의 미끄러짐을
보여주는 첫 장면과 일라이어스가 커플을 중심으로 사진을 찍는 장면이 아름답다. 음악이 좋다고 들었는데 음악은 귀에 익숙한 엘리제를 위하여와 월광이 전부이다. 그것도 고급 피아니스트가 친 듯한 피아노 소리가 아닌, 약간 귀에 거슬리는 듯한 음악... 하지만 그것도 감독의 철저한 계산이지 않나 속아주게 된다. 이 영화는 총기사건이 일어난 배경과 그 학교의 몇몇 학생들의 일상을 중심으로 펼쳐지는데 큰 굴곡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방식으로 계속 무미건조하게 풀어나간다. 감독은 죄없는 학생들이 아무 이유없는 죽음을 당한것과 총기사건을 일으킨 왕따 학생 두명의 일상을 큰 축으로 영화에 담고 있다. 결말 부분은 여기까지 내가 아는 사실은 모두 설명했다는듯 끝난거 같지 않게 끝난다. 그래서 뭐 큰 여운은 없었다. 물론 끔찍한 학교 총기 사건을 다룬 영화이니만큼 별로 느낄 여운도 없었겠지만...개인적으로 존이 그나마 학교 바깥에 있어서 안죽은것이 다행이라 생각한다. ^^;;; 뭐 존이 좋다는게 아니라 학생 하나라도 목숨을 안 잃었다는데에서 오는 안도감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존의 아버지는 아마 그 일로 인해서 술을 끊지 않으셨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했는데...^^ 어쨌든 이 총기사건을 일으킨 아이 둘은 정신장애내지는 착란증이 아닐까 싶다. 하는 짓이 미친수준이기 때문에...게임을 즐기듯 사람을 죽이는 그들을 보면서 그들을 욕하기도 했지만 그들을 그렇게 만든 사회에도 책임을 물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왕따를 당하는 그들에게 아무도 관심없었던 엄마라던지 선생님, 그리고 그런 게임이 역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그러한 악영향을 끼칠지 모르고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 총을 너무나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사회, 미국이란 나라...많은 생각들이 짧은 순간에 훑고 지나갔다.
총기사건 옛날에 내가 아주 어렸을때 벌어진 일이라 뉴스에서 그냥 흘려듣고 넘겼는데 영화로 만들어졌다하니 그것도 훌륭한 평가를 받았다 하니 관심을 안가질수 없었다. 여차저차 바빠서 챙겨보지 못한 영화였는데 어제 종로 영화제에서 그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었다. 각 평단의 극찬을 받고 칸느에서 그 받기 힘들다는 상을 두개나 받은 영화란 말을 듣고너무 기대를 많이 해서였을까. 총기사건의 실상은 낱낱이 사실적으로 또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지만 영화가 주는 감동은 없었다. 물론 내용이 감동을 따질만한 영화가 아니어서 일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것은 영화라기 보다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영화도 아닌 어중간한 느낌의 영화였다고나 할까 뭐 그런 것이었다. 그래도 다소 관객들이 부담스러워 할 수 있는 그런 무거운 주제를 담담하게 풀어나간 감독의 역량은 칭찬해주어야 할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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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펀트(2003, Eleph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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