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 투더 퓨쳐>로 흥행감독의 대열에 오르고 <포레스트 검프>, <캐스트 어웨이>로 톰 행크스와 찰떡 궁합을 과시했던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이번엔 실사 영화가 아닌 애니메이션으로 또 한번 톰 행크스와 뭉쳤다.
<폴라익스프레스>는 애니메이션이라는 단순한 사실보다는 '퍼포먼스 캡쳐'라는 기술로 완성한 최초의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화제에 오른 영화다. '퍼포먼스 캡쳐'는 배우의 얼굴과 몸에 수백 개의 조그만 센서를 달아 동작과 표정을 그대로 화면으로 옮기는 신기술인데, 이미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을 이 기법으로 연출한 바 있다. 하지만 영화 전체에 이 기법을 덧입힌 것은 이번 영화가 처음이다. 물론 톰 행크스가 이 영화에서 1인 5역을 소화해 낼 수 있었던 것도 퍼포먼스 캡쳐라는 기법 때문이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애니메이션을 연출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88년 <누가 로져 레빗을 모함했나>로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합성 영화를 만든 경험은 이 영화를 연출하는데 중요한 자산이 되었을 것이다.
이 영화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산타의 존재를 믿지 못하는 소년이 북극행 열차에 탑승하면서 산타의 존재를 믿게 된다는 소박한 스토리의 단편 동화를 원작으로 좀 더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삽입한다. 북극행 열차에서 벌어지는 여러 에피소드와 특히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열차의 질주 장면은 관객의 환호성을 자아낼 만하다. 또한 톰 행크스를 닮은 열차 차장의 모습을 제외하고는 좀 처럼 퍼포먼스 캡쳐의 장점이 드러나지 않던 영화는 북극 엘프의 마을에서 수 많은 엘프들의 다양한 표정에서 그 진가가 드러난다.
무엇보다도 <폴라익스프레스>의 가장 큰 장점은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에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영화라는 것이다. 눈과 캐롤, 밤의 풍경 그리고 영화를 휘감고 있는 따뜻한 색감에 한껏 동화될 수 있다면 분명 당신은 크리스마스때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을 기다리던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북극 엘프 마을에서 산타가 등장할때 수많은 엘프들이 산타를 숭배하는 장면이 마치 나치의 히틀러 숭배를 보는 군중 장면으로 비춰지는 이유는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저런 이유로 미국 평론가들도 이 영화에 대해서 호평과 혹평을 골고루 보냈던 영화였다.
“이 영화는 표피적인 마법사 장르가 아니다. 여기에는 마음을 움직이는 무엇이 있다”라고 높이 평가한 반면, 뉴욕 타임즈는 “컴퓨터 이미지로 창조된 이 애니메이션은 기술에서뿐 아니라 상상력에 있어서도 실망스러운 실패작이다”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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