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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周流)'를 노리며... 쿵푸 허슬
rodeniro 2004-12-31 오후 5:54:10 1470   [6]
 

쿵푸허슬(功夫)


감독/제작/각본: 周星馳

출연: 周星馳, 黃聖依, 梁小龍, 陣國坤

개봉: 2005년 1월 13일


 잔악무도한 도끼파의 일원이 되고픈 싱(주성치)과 물삼겹(임자총)은 ‘돼지촌’이라 불리는 빈민촌에서 도끼파를 사칭하며 행패를 부린다. 마을사람에게 혼쭐이 난 그들은 우여곡절 끝에 도끼파가 되어 복수를 꿈꾸지만 돼지촌은 강호를 떠난 무림고수가 존재한다. 도끼파는 청부킬러를 동원하고 급기야 감옥에 갇힌 야수(양소룡)를 빼내어 돼지촌을 쓸어버리려고 한다.


 ‘소림축구’로 세계적인 배우가 된 주성치가 헐리웃의 자본 250억원(2400만 달러)을 끌어와 영화를 만들었다. 이번에도 감독과 주연을 맡았으며 미국 콜롬비아 트라이스타가 투자와 배급을 맡아 2005년 봄에는 미국 전역에서 개봉된다. 동아시아에 머물렀던 그의 ‘끼’를 헐리웃이 완전히 인정한 셈이다. 그렇다고 헐리웃의 자본에 주성치의 ‘색깔’이 희석된 것은 아니다.


 ‘주성치표 영화’가 빛을 본 것은 홍콩 느와르가 무너지면서부터. 넘어지고 깨지는 슬랩스틱 코미디와 패러디 등으로 자신의 색깔을 점차 구축해간 주성치는 ‘소림축구’를 계기로 그의 색깔을 전세계에 알리게 되었다. 또 이것이 먹혔다. 그의 영화는 사실상 ‘말이 없기’ 때문에 자막 있는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북미시장에서도 통한 것이다.

 ‘쿵푸허슬’에서도 말이 필요없이 웃기는 장면이 많다. 싱이 돼지촌을 향해 칼을 던지지만 벽에 반사되어 자신의 어깨에 꽂히고 나머지 칼도 싱이 찔린다. 고통스러워하는 싱을 돕기 위해 물삼겹이 칼을 뽑지만 ‘건드리지 말라’는 싱의 말을 듣고 다시 칼을 팔에 꽂는다. 이걸로 그치지 않는다. 독사에게 둘러싸여 물리기까지 한다. 돼지촌 마을 사람들도 예사롭지 않다. 목소리가 가장 큰 집주인은 남편을 내동댕이치고 평범한 여자 농사꾼의 주먹은 피를 토하게 만든다. 일일이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로 웃음의 ‘지뢰’를 무차별적으로 뿌려놓았다. 때문에 싱의 어린 시절과 옛사랑을 되찾는 장면은 상대적으로 분위기를 다운시킨다.

 

 ‘주성치표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은 패러디에 있다. 초반부에 축구공으로 잠깐 묘기를 보여주지만 이내 공을 터뜨리며 ‘축구 타령은 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전작 ‘소림축구’를 잊어달란 소리다. 돼지촌에서 집주인에게 쫓기는 장면은 애니메이션 ‘루니 툰’의 로드러너와 코요테를 연상시키고, 아이스크림을 파는 퐁(황성의)를 안는 장면은 헐리웃 고전 뮤지컬 ‘Top Hat(1935)’에 대한 오마쥬이다.


 퐁을 제외하고 웃기지 않는 캐릭터가 없다. 무술의 달인일수록 행동과 생김새가 엽기적이다. 허름한 대머리 중년이 내뿜는 괴력과 종(鍾)을 이용한 집주인의 고성(高聲) 대결은 손에 땀이 난다기보다 웃음이 터진다. 관객의 배꼽을 향해 ‘전원 공격’에 나섰기 때문에 선악(善惡)의 구별은 무의미하다. 때문에 ‘주성치 영화는 유치하고 황당하다’는 반응이 항상 뒤따른다. 헐리웃 영화였다면 감탄사가 터질 법한 무림고수의 실력 앞에서도 관객들은 여전히 웃는다. 평범하다 못해 우스꽝스러운 등장인물 탓도 있지만 이는 주성치의 ‘아우라’가 강하기 때문이다. 그가 감독을 맡아서인지 헐리웃의 CG는 주성치 영화에서 빛을 내지 못한다. 반대로 말하자면, 주성치는 자신의 색을 버리지 않고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메가폰을 잡은 것이다. 이만하면 ‘주류(周流)’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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