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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위트, 개성있는 캐릭들에 반함 ^.^ 하울의 움직이는 성
inbi 2005-01-04 오후 1:13:16 1474   [5]

 


미야자키 하야오...

한 때 김기덕만큼이나 소수의 매니아층만이 그 이름을 공유했던 이 노감독은
이젠 센과치이로 이후에 애들이나 어른들 할 것없이
이래저래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고 망설임없이 그 작품을 선택하는 감독이 됐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나는 그 기괴하고 독특하고 이상한
움직이는 성에 한순간에 뻑 가버렸다. 세상에나~ 살아있는 건물일세.
침대와 주방기구가 있어 어디든 다닐 수 있는 캠핑트레일러를 닮기도 하고
곤충을 잡아먹는다는 식물도 생각이 났다.
문고리만 달그닥 잠그면(순간이동?) 나타나는 다른세계도 맘에 들었다.
무엇보다.. 증기기관차같은 몸체에다..
들낙날락 거릴 거 같은 튀어나온 눈, 상어를 닮은 이빨,
주홍색지붕에다 형체가 불분명한 왼갖 고철더미(?)로 중무장을 하고선
덜거덕 거리며 움직이는 모습이라니. (기이하고 놀라워라 ^.^;)
그 모든것들 아래쪽엔 네개의 다리가 있는데 흡사 닭발같았다.

애니를 그닥 좋아하지 않으면서도...미야자키의 영화는 늘 탄복하게 된다.
생명을 가진 건물을 리얼하게 표현한 것도 그렇고.....게다가
그의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들은 하나하나 독특하고 개성있게 살아있어
한순간에 사람을 끌어들인다.
순정만화주인공같이 매력적인 미소년 하울, 착하고 무난한 소피,
불독처럼 늘어진 삼겹턱을 가진 뚱땡이 마녀, 귀여운 애기마법사의 독특한 가면.
베이컨 굽기를 거부하는 자존심강하지만 마음은 착한 불.
외발로 겅충겅충 뛰지만 믿음을 주는 무대가리 허수아비.
청소할 때 도망가는 쥐떼들. 벌레들. 그리고 힌이라는 이름의
얼굴길고 눈쳐진 독특한 개까지.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두 사람의 주인공 캐릭. 소피 그리고 하울.

소피는 본모습보다 영화속에선 거의 대부분을 '할머니' 소피다.
마녀의 농간으로 쭈그렁망탱이가 된 소피. 거울을 본다.
(나는 적어도 그녀가 헉 하면서 뒤로 나자빠질줄로 기대했다....)
그런데 거울을 본 그녀,,,'뜨악'하더니......
진정하자 진정하자...(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침착하자...고민하면 더 늙을거야.... <--이런다.
이미 팍 늙어버린 그녀가...더 늙지않아야지
하는 대사 한 마디에 그냥 픽 웃고 말았다.
게다가 '그래도 늙으니 놀라울 게 없어 좋군....'(이라니 ^.^;)
화도 별로 안내고 삭신이 우두둑~ 거리는 몸을 이끌고 
마녀를 찾아 떠나는 그녀를 보노라니....
너무도 긍정적이여서...할매소피의 모습에 반했다 ^.^
(아마도 그건 노년의 감독의 생각이기도 할테지.)

(이생각 저생각으로 사는 것에 대해 약간 부대끼고...
약간의 우울함을 겪고 있는 요즈음인데...그래 긍정적으로 아자아자~~)

그녀는 처음엔 매부리코에 디룩한 큰눈을 가진 허리꼬부랑한 노파였지만..
먼지를 털어내고 집을 치우는 동안 허리도 피고..
시간이 갈수록 얼굴도 조금씩 젊어진다.
어떤땐 하울이 바라보는 그녀의 본모습이기도 할테고...
(하울은 그녀의 본모습을 볼 거 같다)
그녀자신의 실제표정을 감독이 보여주는 것이기도 할테지만...내가 보기엔
그들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일 (태산같은 청소 ^.^;)이 있고...
하울을 사랑하는 마음이 점점 진해져가면서
마법의 힘이 점차 풀려가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래도 무엇보다 나는 할머니모습이 더 귀여웠다.
착하고 긍정적이고 멋진 할매 ^.^

하울에 대해서 잠깐 생각해보면...
아우. 이런 애니에서조차 마음이 설렐 수 있다니 참 별일일세 ^..^; 라고.
나이가 들었는 지 이젠
만화, 애니 같은건 흥미가 덜해서 집중하는 데 시간좀 걸리는데
하울은 정말 멋지다.
저음이면서 사려깊고 부드러운 느낌의 목소리....
(그건 기무라다쿠야의 매력이기도 하다...
사람의목소리엔 그사람의성향..생각..내면의깊이따위가 배인다고 생각해보면
기무라다쿠야는 하울속에 들어가 멋진 내면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된다)
게다가 하울,
'아름답지 않으면 살 이유가 없어'라니.
그 어이없고 놀라운 결론ㅋㅋ
본능적인생각을 걸르지않고 뱉는 그 천진난만함. 귀엽다.
그가 정작 멋있을 때는 한마리 새(독수리던가 그게 뭐지?), 물찬제비같은 몸매로
유유히 상공을 나를 때의 모습이다.
도처의 불바다속에서...비상하는 아름다움이여.

후반부로 갈수록 스토리는
뭔가 산만하고 뒤죽박죽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전쟁에 대한 그의 생각은 알겠지만....개연성있는 공감부족.

멋진 볼거리와 놀랍도록 평온한 자연과 동화적인 감성. (전쟁은 슬쩍 한눈을 감고)
사소한데서 불거지는 위트와 유머, (힌, 그 넘이 계단위에서 몸을 뒤집는 폼이라니 쿡쿡)
그리고 여름날 냉장고밖의 젤리처럼 흐물흐물하게 표현되는 악령들..눈물...불꽃..
사랑스럽고 개성이 넘치는 캐릭들....
그 모든 것들이 약간 허술한 후반부 스토리의 아쉬움을 완벽하게 땜빵.


'04.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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