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 잘 내고, 칭얼거리기 좋아하는 평범한 열 살 짜리 소녀 치히로 네 식구는 이사가던 중 길을 잘못들어 낡은 터널을 지나가게 된다. 터널 저편엔 폐허가 된 놀이공원이 있었고 그곳엔 이상한 기운이 흘렀다. 인기척 하나 없고 너무나도 조용한 이 마을의 낯선 분위기에 불길한 기운을 느낀 치히로는 엄마, 아빠에게 돌아가자고 조르지만 엄마, 아빠는 호기심에 들 떠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어느 음식점에 도착한 치히로의 부모님은 그 곳에 차려진 음식들을 보고 즐거워하며 허겁지겁 먹어대기 시작하는데, 그곳이 왠지 싫었던 치히로는 혼자 되돌아가겠다고 음식점을 나선다. 하지만 두려움에 다시 되돌아간 치히로는 돼지로 변해버린 부모님을 보고 경악을 한다. 겁에 질려 당황하는 치히로에게 낯선 소년 하쿠가 나타나 빨리 이곳을 나가라고 소리치는데. 부모님과 같이 나가야한다는 생각에 결국 나갈 기회를 잃은 치히로는 마을에 머물게 되는데, 일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마을에서 온천장의 종업원으로 일을 하게 된다. 온천장의 주인인 마녀, 유바바는 치히로의 인간이름을 빼앗고, 센이라는 새 이름을 준다. 방법은 없다. 마을 밖은 바다로 변해버려서 건널 수가 없고, 엄마, 아빠를 구할 방법도 모른다. 지금은 단지 온천장에서 일을 하며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뿐. 온천장은 신들의 휴식처. 밤이 되면 800만 신들이 하나둘씩 온천장에 찾아들고 만화책에서나 보았음직한 갖가지 모양의 일꾼들이 시중을 든다. ‘센’이 된 치히로는 특히 보일러실을 총괄하는 가마할아범과 린 그리고 유바바의 오른팔인 하쿠의 보살핌을 받으며 그 곳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한다. 게다가 모두가 따돌리는 얼굴없는 요괴는 치히로에게 관심을 보이며 여러모로 도와준다. 한편 평화로운 온천장에는 치히로가 들어오고 나서 사건이 끊이질 않는다. 10리 밖에서도 악취를 풍기는 오물신이 찾아오는가 하면, 조용히 지내던 얼굴없는 요괴가 금을 만들어내기 시작하며 종업원들을 현혹시킨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내던 어느날 용으로 변했던 하쿠가 상처를 입고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하자 치히로는 가마할아범의 도움으로 생과 사의 갈림길을 운행하는 죽음의 기차에 오른다. 오직 편도만이 운행되는 기차였지만 지금껏 자신을 돌봐준 하쿠를 구하기 위해, 그리고 부모님을 마법에서 풀리게 하기 위해서는 그 길 밖에 없었다. 처음 이곳에 올 때와는 달리 용감해진 치히로는 세 명의 친구들과 함께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나게 된다. 과연 그곳은 또 어떤 세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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