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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엔 마음 한 구석이 쌉살한 영화 그때 그사람들
lalf85 2005-01-31 오후 10:37:59 1150   [4]

장르가 블랙코미디이다보니 영화 중간에 영화적 무거움과 비장함, 긴박함을 조금 해소시키려나마 까메오도 투입했고, 어떤 상황에서의 말투 정도로 웃음을 띠게 하긴 했지만, 영화를 보면서 계속 씁슬했다. 이 사건이 터졌을 때 태어나지도 않았던 나였지만, 몇 년전에 어디선가 어떻게 박대통령이 죽었었는지 TV에서 봤었다. 그 때에는 그냥 아. 저렇게 박정희 대통령이 돌아가셨구나 했지만,  지금 이 영화를 보니 인상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한 둘이 아니었다. 게다가 우리나라를 그나마 이 정도까지 발전시킨 나라가 박정희 대통령이라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이다.(저번에 어떤 투표를 보니까 그래도 대통령 중에 가장 나은 사람 박정희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국민 중에 40% 이상 되었다) 월남으로 사람을 많이 보내 그만큼 돈을 많이 얻어 나라를 이만큼 만들긴 했지만, 그것에 대해 보냈다 말았다 많은 말들이 있는 걸로 안다. 그래도 "한강의 기적" 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산업적으로 나라를 부에 있어 강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시사회였다. 생각보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있었고, 솔직히 이 사건에 대해서 전혀 모를(나같은)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그래도 40대 정도는 되어야 대학교도 휴교를 했고, 그래서 어떤 사건이었는지 알았겠지만, 젊은이들은 그냥 말이 많았던 영화니까 왔을 거 같다. "한석규" 가 무대인사 왔는데, 사람 많이 온 걸 보고 꽤 놀랐다. 시사회를 많이 다녔지만, 이렇게 많이 온 적은 <말죽거리잔혹사>이후 처음 봤다. 자리도 꽉 찼고, 뒤에서 서서 보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으니... 이런 영화를 보면서 <실미도><태극기휘날리며>처럼 감동적인 영화가 아닌 것을 이미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오면서 사람들의 대화는 다른 영화보다는 지극히 적었다. 아마도 보면서 나처럼 씁슬해하지 않았을까 싶다.

1979년 10월26일~1979년 10월27일 이 사이 시간에 대한 실화적인 부분만 영화에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그 사건이 터졌을 때 박정희 대통령 옆엔 가수 "심수봉" 씨가 있었다. "김윤아" 가 열연했으며, 조과장엔 "한석규", 빅정희대통령은 "송재호", 김제규는 "백윤식" 등이 맡았다. 전혀 모르고 간 결과 영화를 보면서 누가 누군지 헷갈려서 미리 알려드리는 것이다. 그 외에 "조은진" 이 또 다른 그냥 언니들로 나오고, 차진철 경호실장은 "정원중" . 비서실장은 "권병길" 이 열연했다. 중간중간 까메오는 직접 확인하시는 게 더 재미있겠다.

영화는 초반에 어떻게 정보부에서 사람들을 어떻게 다루는지 나오면서 처음부터 안 좋게 출발한다. 그러다가 바로 그 사건이 터지는 그 사람들이 점점 모이게 된다. 점점 사람이 모이게 되고, 모인 사람들의 대화만 듣게 되도 갈등은 커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도 김제규와 차진철은 사이가 안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다가 사건이 터지게 되고, 그 잔인한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그 뒤로 어떻게 이 사건을 처리하게 됐는지가 영화의 줄거리다. 실제로 얘기할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나 이 영화가 실화라는 것에 경악을 하게 되고, 영화를 보면서 충격적인 장면들도 꽤 있었다.

아니. 대통령이 죽었는데 어떻게 그 시신 앞에서 묵념이나 경례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무슨 이 나라가 언제부터 그런 나라였는지 알 수가 없다. 그 시신의 수습부터 어떻게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다 벗은 사람 앞에서 경례하는 꼴이라니..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 대통령을 죽였다? 말이 안 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끝날지도 모르겠지만, 사람을 죽이는 일에 있어 어떤 이유도 성립되진 않는다. 독재정치라고는 했지만 상층에 속하는 김부장은 그다지 당하고 살지만은 않았을 거 같은데 "민주주의"라는 이유는 어쩌면 요새 말로 "생뚱맞다" 라는 표현이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독재주의와 민주주의는 같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 다음에는 전두환 대통령이었다. 열심히 운동을 제일 많이 하던 시기로 알 수 있다. 바로 "민주주의" 로 뿅하고 바뀌지도 않았는데 어쩌면 박대통령의 죽음은 우리나라의 성장을 많이 단축시킨 일일지도 모르겠다. 지금 대통령도 열심히 "분배"를 강조하고 있긴 하지만 성장이 있어야 그걸 나누어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 시절에서 살아라 하면 또 다시 생각하게 되겠지만, 그래도 명분이 서지 않는 암살계획이 아니었을까?

아쉽게도 시사회지만 삭제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총 3장면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부마항쟁 자료화면이 지나가면서 가수 역으로 출연한 김윤아가 '박정희 대통령이 친구이자 부하인 김제규에게 살해됐다'는 내용의 내레이션을 하는 영화 첫 타이틀 부분이다. 또 둘째는 김수환 추기경이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을 부르며 추도하는 내용의 다큐멘터리, 셋째는 장례식 다큐멘터리 전체다. 셋째는 박근혜대표가 장례차에 손을 얹는 실제 어린 모습이 나온다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살아계신 분으로써는 다소 좀 그런 장면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삭제장면으로 어쩌면 영화가 시작과 끝이 매끄럽지 못한 것이 아닐지...

잘 알려지지도 않았던 사건에 대해서 조심스럽게나마 건드렸던 "임상수" 감독도 대단했고, 이런 영화에 출연해 열연한 다른 배우들한테도 박수를 보낸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겠지만 그래도 관객들한테 과거사에 대해 얘기를 한다는 것에서는 혼자서도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다. 그만큼 영화는 사실적으로 잘 보여주었고, 몰랐던 사람들이나 아니면 정확하게 궁금했던 사람들한테는 꼭 봐야할 영화가 아닌가 싶다. 연기도 정말 잘했으며, 특히 한석규의 긴장한 표정이나 좀 싸가지 없는 조과장 역은 정말 훌륭히 소화했다. 이 정도면 볼만한 영화였다. 그러나 영화를 보면서 사실과 많이 왜곡된 것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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