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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아톤은 별 다섯개를 받을만한 영화이다 말아톤
kiddhj 2005-02-10 오후 9:17:33 1654   [7]

 

분명 말아톤이 완벽한 영화는 아니다.

 

조승우 동생으로 나오는 배우의 연기는 어색하여 몰입감을 떨어트리고,

초반 김미숙이 말아톤을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컷은 마치 공익광고CF를 연상시킨다.

또한 보는 이에 따라 후반부에 나오는 지하철 부분은 감정의 과잉으로(쉽게말해 신파) 느껴질 수도 있을 듯 하다.

 

하지만 이러한 결점들을 굳이 파헤치는 것은 스스로 좋은 영화를 볼 기회를 놓치는 바보같은 짓이다.

 

조승우씨와 김미숙씨의 연기가 뛰어났다는 것은 이미 모두가 공감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의외로 이 영화의 이야기와 연출력에 대해선 가볍게 지나가려고 한다.

우리나라 상업영화감독들 중에 이 정도로 관객의 입맛을 맞추며 자신이 하고자 하는 얘기를 해나가는 재능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다. (있다면 봉준호 감독이나 박찬욱 감독 정도)

 

이 영화는 단순히 '나 불쌍한 사람이다'식의 동정심으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려 하지 않는다.

또한 뻔한 인간승리 드라마로 빠지는 것을 스스로 피하려한다.

초반부에 그런 식으로 내용이 진행될 거라 관객들이 예상하게 만들고,(마라톤의 장점에 대해 밝게 얘기하는 어머니, 동생의 시기심 등등) 이어 코치를 등장시키면서 감독은 관객들이게 이렇게 외치는 것 같다.

"속았지?"

영화는 그보다 훨씬 사려깊게 이야기를 꾸며나간다. 우리는 코치의 말을 들은 이후에야 초원의 어머니가 이런 류의 영화에 나오는 흔한 어머니 캐릭터가 아닌 인간적이고 깊이가 있는 캐릭터임을 알게 된다. 어머니는 아들의 몸짓 하나만 봐도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하더니, 뒤에 갈 수록 그것이 자신만의 착각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빠지게 된다. 김미숙씨의 뛰어난 연기는 진정 그녀가 캐릭터의 불안정한 심리를 잘 표현해내고 있다는 것에 있다.

 

자폐증 환자는 자기 자신의 심리를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녀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그에 대해, 그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알 수가 있는 것일까? 도대체 그는 달리기를 좋아나 하는 것일까?

 

그렇다.

 

'자폐증이라는 장애를 가진 소년은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소통이 가능할 것인가?'

이 영화는 이 질문을 가지고 끈질기게 물어지는 감독의 뚝심이 느껴지는 영화인 것이다.

 

그는 달릴 때면 항상 옆에 있는 풀과 나무들, 바람과 비를 만지고 느낀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이러한 그의 촉감들을 관객이 느끼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가 달리는 이유는 이런 저런 것이 있겠지만, 그는 달린다는 행위를 함으로써 비로소 세상과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라톤 후반부. 그는 달리면서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의 손들을 만지고 느낀다.

그는 초코파이를 버리고 사람들과 처음으로 소통을 시도한다.

그는 백화점에서, 수영장에서, 지하철에서, 야구장 안에 있던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어쩌면 이것은 그도 어른이 되었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양복)

 

이 영화의 또 다른 장점은 바로 '달리기의 쾌감'에 대해 설득력있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분명 우리는 달리기가 재밌다고 느끼지는 않는다.

하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보았을 것이다.

힘들게 달린 후에 헉헉대며 쉬고 있을 때 느끼는 시원함, 상쾌함. 그 어떤 묘사하기 힘든 쾌감.

나는 이 영화처럼 그 느낌에 대해 그럴듯하게 묘사한 영화를 보지 못했다.

 

바람, 숨소리, 발자국 소리.

감독은 진정 사운드를 제대로 사용할 줄을 알고 있었다.

 

공장에 있는 조승우가 선풍기 바람을 맞으며 오른쪽 손을 살며시 내밀때,

우리는 설득력있게 조승우가 왜 달리기를 하고 싶어하는지 이해를 하게 된다.

 

그외에도 영화는 여러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코치는 영화에 깊이감과 갈등을 주면서 또한 자칫 심각해질지도 모르는 영화에 유머를 더해준 뛰어난 캐릭터이다.

조승우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하여 헌 벽을 밀림의 그림으로 바꾸어놓는 초반 5분의 촬영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지극히 조승우를 좋아하는 팬들을 의식한 듯한(?) 조승우의 회심의 미소 장면도 재밌었다.

 

이 영화는 완벽하진 않다.

하지만 난 별을 아낄 생각은 없다.

볼만한 가치가 있었다면 언제든지 별 다섯개를 건낼 용의가 있다.

 

이 정도 수준의 한국영화만 계속 만들어준다면,

앞으로도 우리나라 영화를 재밌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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