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나서 여전히 감동에 젖어있는 사람들은 지나간 스크린을 회상하면서 재음미하며 극장을 빠져나가려 할때 실망한 사람들의 목청이 높아지고 있었다. 핸드폰으로 자신의 실망감을 중계하느라 비좁은 극장내의 주변사람들은 아랑곳하지않고 더욱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늦은 저녁이었다.
영화의 흐름은 정말 비약이 많았지요. 2시간49분의 짧지 않았던 런타임동안 현존하는 사람을 과부족없이 표현하는 작업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쉽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이 든답니다.
자칫하면 영웅시될 수 있으니 어색하고, 한편으로는 누를 끼칠 수도 있을테니 조심스럽고....등등
하워드 휴즈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별 지식이 없이 영화를 본 저는 비행기 제작 작업만큼이나 박진감 넘치는 플롯의 진행덕분에 늦은 저녁에 졸틈이 없어서 좋았고, TWA사를 일구어낸 휴즈의 지나칠만큼 진취적인 성정이 시원하게 표현되었고, 정계와 재계의 야합과 부조리, Sue가 난무하는 세계에서 사업을 하며 견디기 어려울 때마다 Quarantine이라는 단어를 되뇌이며 무의식적으로 자기방어를 하며 보이지 않는 담을 쌓아 버리는 휴즈를 보며 감출 수 없이 노출되어있는 인간의 나약함과 처절함을 보며 시지프스의 인간의 부조리가 생각났고, 동시에 이 영화의 감독은 Quarantine이라는 의미를 이용하여 정치적 사회적 고립과 격리를 나타내려 했던 것 같기도 해요.
어쨌든 저는 관람내내 호기심을 가지고 흥미있게 보았던 영화였어요.
저는 그리 까다롭게 영화를 편식하지는 않는 편이라 그런지, 끔찍하게 혐오스러운 공포영화나 아주 형편없는 영화가 아니라면 특이하게 감동적인점은 꼭 있는 것 같아요. 아마 제 나름의 해석이겠지요.
지금쯤 지구촌 어디에선가 전문 전기작가중 누군가, 노년이 된 휴즈의 전기를 준비를 하고 있지 않을까요? 사후에 발간 될지 모르는 그 책속에는 휴즈의 유년시절부터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의 일부가 들어있겠지요? 휴즈의 전기가 나오면 영화를 보고 실망했던 사람들이 읽어 볼까요? 영문으로.... 그래야 실감날터이니까요.
영어공부 도중, 캐서린 헵번의 영화 몇편을 보며 그녀의 생을 일별하기도 했었지만, 휴즈가 남편이었다는 기억은 하지 못했었지요, 하지만 Aviator를 보고나서는 휴즈의 첫번재 부인이 캐서린 헵번이었다는 것을 잊지는 않을 것 같군요. 제가 생각해도 특이하네요? 기억력이라는 것도 입장을 바꾸어 생각할 때 상대적으로 쉽게 더 잘 기억될 수 있는가 봅니다.헵번은 영화도 무진장 많이 찍기도 했고, 미국 영화역사에서 기록할 만한 영화들이 많이 있답니다. 다만 조금 오래전의 영화이긴 하지요.
저의 느낌은 여기까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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