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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평.은 ... 피와 뼈
lajoconde 2005-02-19 오후 8:50:17 1619   [2]

김.준.평.은 잔인한 사람이다
김.준.평.은 난폭한 사람이다
김.준.평.은 폭력적인 사람이다
김.준.평.은 돈에 미친(집착의 단계를 넘어선다) 사람이다
김.준.평.은 女色에 미친(정말 광적이다. 광적인 수준을 넘어선다) 사람이다
김.준.평.은 인정없는 사람이다
김.준.평.은 인색한 사람이다

김.준.평.은 화를 다스릴 줄 모르는 사람이다

김.준.평.은  ...

 

영화를 보면서 계속 이런 정리를 해봤다. <김.준.평.은 "***" 사람이다>. 그러나 그를 하나의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적합한 말을 찾기는 어려웠다. 김준평은 어떤 사람인가, 김준평은 어떤 모습을 가진 사람인가 등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가면서 영화를 보았다.  한 인물에 대한 삶을 그린 영화이기 때문에, 또한 그 인물의 광적인 모습을 담은 영화이기 때문에 두 시간 넘게 영화속 화면만을 아무생각없이 바라보고 받아들이기에는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남는게 아무것도 얻을게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광적인, 미친 어떤 사람의 모습을 보았다는 개운치 못함밖에. 그래서 그 사람의 모습을 묘사할 수 있는 단어들을 생각해보고 그에 대해 정리하면서 영화의 주제와, 영화 속 김준평에 대한 이해를 하려고 했다. 시대적 배경까지 고려하면서.

김준평은 女色에 미친 사람이다. 그에게는 아내(?),여자가 몇인지 모른다. 그의 아들과 딸, 그리고 그의 여자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영화를 보는 내내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의 자녀만해도 열너댓은 되는 것 같다. 그의 마지막(?) 여자의 자녀만 해도 다섯이나 되었으니.김준평에게는 정말 女色에 "미쳤다"는 표현만이 어울릴 것 같다. '집착한다' 또는 '좋아한다', '밝힘증이다' 등등의 말로는 표현이 안될만큼 그렇다. 또한 자신의 여자에 대한 소중함도 고마움도 없는 사람이다. 그저 자신의 女色에 대한 욕구를 해결해 줄 수있는 무엇으로 밖에 보지 않는다. 강간하듯 강압적으로 관계를 맺고 폭력을 휘두르고 내 던지기까지 한다. 아무때나 내키는대로 관계를 맺고.모든게 자신의 마음대로다. 그 어떤것도 그에게 고려대상이 되지 않는다. 김준평은 자신의 자녀에게 조차도 인정없고 난폭하고 인색한 사람이다. 과연 그에게 '가족'이란 단어가 주는 따뜻함이 있는 걸까. '혈육'이라는 것을 느끼긴 하는 것일까.  그에겐 오직 그 자신만 있을 뿐이다. 자신의 자녀도, 자신의 여자도 그에겐 '남'으로 여겨질 뿐이다.자녀들에게조차 정을 나누어 줄줄 모른다. 강압적이고 권위적이다. 김준평, 그에게서 '사랑'을 찾을 수 없었다.

김준평은 돈에 미친 사람이다. 오직 돈만을 위해 산다. 그리고 그 돈을 죽을 때 짊어지고 가기라도 할 듯, 베푸는 것도 없고 자신을 위해 쓰는 것도, 아내를 위해 자식을 위해 쓰는 것도 없다. 그저 돈을 벌어 모아두고 부풀릴 줄만 안다. 심지어 그는 구더기가 바글바글 거리는 상한 음식을 아무렇지 않듯 먹고, 노인이 되어서도 시장에서 버리는 야채들을 주어와서 그것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에게는 집안 벽면에 돈을 넣어 쌓아둘만큼의 돈이 있었다.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이다. 오직 '돈'만이 목적인가. '돈'을 버는 것은,'돈'을 모으는 것은 그것으로 할 수 있는 또다른 무엇을 위해서야 하지 않을까. 물론 1920년대에서 1940년대로 이어지는 시대적 배경과 함께 오사카라는 공간적 배경을 고려해보고, 또 영화 속 한 대사 '이 돈을 일본인에게 줄 수는 없다'라는 말로 미뤄볼때, 그의 돈에 대한 광적인 집착의 수준은 일본인에 대한 적개심에서 시작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결국 그는 아주아주 늦은 노년에 이르러, 마지막 여자에게서 난 아들 류이치와 함께 북한으로 가고 그 곳에 자신의 돈을 기증했다고 한다. 결국엔 그럴 것을, 젊어서 사는 동안 남에게 베풀고 가족들을 위해 나눌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았을 것을. 물론 그가 마지막에 북한에 그 돈을 기증한 것 역시 그의 마음속에서 우러나와서 한 행동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김준평은 화를 다스릴 줄 모르는 사람이다. 영화 '피와 뼈'를 보면서, 최근 내가 읽었던 책, 틱낫한의 「화」와 연관지어 생각해 보았다. 김준평은 화가 나면 그것을 밖으로 분출하고 파괴적인 행동을 한다. 자신의 여자와 자식을 내 던지기도 하고 폭력을 행한다. 또는 주변의 물건 등을 부수는 행위를 함으로서 화를 대신한다. 책 「화」에서는 물건들을 부수고 화를 밖으로 분출하는 행위등은 일시적으로 화가 해소된 듯한 느낌을 주지만 실제적으로는 다른 행위를 함으로써 단지 그 '화'를 잊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또한 이렇게 잊혀진 화는 우리의 마음속에 화의 씨앗을 뿌리게 된다고 말한다.그리고 이렇게 자리잡은 '화'의 씨앗은 또다른 '화'를 더 쉽게 불러 일으키고 그러한 행동들이 반복되고 커지게 한다고 말한다. 진정 '화'를 다스리고 해소하는 것은 '화'를 끌어안는 것이라고 한다. 엄마가 아이를 품안에 안듯, '화'를 보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화'를 끌어안으면 '화'의 씨앗이 우리 마음속에 자리잡지 않게 하고 또다른 '화'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해 준다고 한다. 그러나 김준평은 화를 밖으로 표출하고 파괴적인 행위를 함으로써 화를 다스리지 못하고 화와 맞선다. '화'의 씨앗을 자신의 마음속에 뿌리고 키우면서 그 고통을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주는 것이다. 김준평이 이렇듯 화를 다스리지 못하고 또 사람들과 정을 나누지 못하는 성격들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애처롭고 불쌍한 사람이라는 측은한 마음이 든다. '김준평은 사랑받지 못했기 때문에 사랑을 주는 것을 모르는게 아닐까.',' 김준평의 이러한 모습은 그의 부모에게서 무의식적으로 답습된게 아닐까.' 자신의 부모의 어떠한 행위를 미워하고 옳지 않다고 생각을 하고 자신은 그렇게 행동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어렸을 적부터 부모를 통해 보아온 행위들은 자신에게도 반복되어 나타나기 마련이라고 한다. 무의식적으로 그 모습을 답습하는 것이다. 아마도 김준평 또한 그런 불행(?)을 안은 불쌍한 사람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에서도 김준평의 아들 마사오도 아버지의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모습, 인색한 모습을 싫어했으나 그 또한 어른이 되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모습을 닮아간 것처럼.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김준평의 아들 마사오의 시선과 내려이션을 통해 전개된다. 소설속의 전개양상도 그러할까. 누군가의 시선을 통해 또 다른 누군가를 바라봤다는 것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한번의 재해석은 있었을 것이다. 과연 김준평 그 자신은 어떠한 생각과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일까. 원작인 소설을 통해 김준평을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영화 속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해 주려고 했던 주제, 내가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소설을 통해 이해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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