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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멋대로 살아온 대가는 홀로 된다는 것 피와 뼈
rodeniro 2005-02-23 오후 1:00:36 1321   [4]

피와 뼈(2004)


감독: 최양일

출연: 기타노 다케시, 아라이 히로후미, 다바타 토모코

개봉: 2005년 2월 25일


 1923년 제주도에서 오사카로 건너간 김준평의 일생을 그린 영화 ‘피와 뼈’는 제목만큼이나 잔인하다. 피를 보여주고 동물의 내장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무엇보다 잔인한 것은 바로 ‘김준평’이라는 그 자체다. 그는 아내와 자식을 폭행하고 색욕(色慾)은 왕성하다. 김준평의 잔인하고 포악한 성격은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지만 그의 주머니는 점점 두둑해진다. 그가 운영하는 어묵공장 직원들은 밤새 일하지 않으면,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맞아죽을 것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가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방법은 ‘폭력’이다.


 김준평은 말보다 ‘주먹’이 앞선다. 그에게 동정을 받느니 죽음을 택하는 채무자도 등장한다. 그럼에도 김준평은 “돈 떼먹는 놈 죽어도 무덤에서 끄집어낸다”며 분노한다. 그는 돈을 자신의 피로 비유하고 자식에게 땡전 한 푼 쥐어줄 수 없다고 외친다. 지팡이를 짚고 아들을 찾아가 “내 밑에서 악착같이 일해서 빚을 갚으라”고 할 정도다. 그의 주먹은 ‘쿠데타’를 일절 용납하지 않는 파워를 갖고 있어 혈기왕성한 20대의 아들을 때려눕힌다.


 영화는 김준평의 괴팍한 성질과 행동을 하염없이 보여주기만 한다(폭력과 섹스로 점철된 이 영화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성기(性器)는 자르지 않고 검게 처리했다). 아내를 강간하고 대화와 타협은 허용하지 않는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 박살내고 마음에 들면 자기 손아귀에 쥐어야 한다. 그는 색욕만큼이나 자식에 대한 욕망이 가득하다. 유일하게 사랑으로 감싸주던 전쟁과부 기요코에게 임신하지 않는다며 강제로 구더기가 든 돼지간을 먹이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우린 나쁜 피가 흐르나봐.”

 김준평의 딸 하나꼬는 동생 마사오에게 이 말을 남기고 자살한다. 자식들에게 ‘아버지 김준평’은 수치의 대상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자식 중에 ‘제2의 김준평’이 탄생하기를 기대했다. 일본 내 한국인으로서 일본을 ‘정복’하고 싶은 욕망을 전달하고 싶었을 것이다. 문제는 그가 가족마저 ‘정복’의 대상에 포함시킨 점이다. 비인간적인 행동이 쌓이면서 관객의 마음도 무척 불쾌해진다. 한 평생을 ‘제멋대로’ 살아온 대가는 ‘홀로 된다는 것’이다. 


 영화 ‘피와 뼈’에는 현해탄을 건너는 ‘청년 김준평’이 두 번 등장한다. 처음에는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은 간절함이, 마지막에는 자신과 민족이 일본에게 ‘정복’당한 것을 자신의 방식대로 ‘정복’했다는 자부심이 엿보인다. 그의 입장에서 보면 돈과 권력에 있어서 최고의 자리에 섰지만 한 인간으로서 김준평은 성공하지 못했다. 사랑을 ‘정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사랑이 정복되지 않는 것을 알고 처음부터 마음을 닫았던 것은 아닐까.


 팬들까지 등돌리게 만들 정도로 김준평을 소름끼치게 재연한 기타노 다케시의 열연이 돋보인다. 실제 오사카에서 태어난 양석일의 아버지를 모델로 한 1988년 일본 베스트셀러 소설 ‘피와 뼈’가 원작. 1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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