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것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할매들이 온다!! 조폭보다 무섭다!! 다섯할배!! 어째 홍보는 맛깔나게 멋드러지게 하는 것만큼 영화가 재미있진 않다. 영화를 보고 혼자 많이 웃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다른 코미디 영화보다는 적게 웃었다. 물론 기대가 크기도 했다. 오랜만에 나이많은 연기자 분들이 한데 모여서 영화를 찍었고 게다가 가발도 엄청 웃겼으며, 특히 김수미 선생님의 눈 보이는 포스터 홍보는 보기만 해도 웃음이 지어지게 기대치를 높이게 되었다. 게다가 가장 좋아하는 조연 배우인 이문식이 나오고, 요즘 꽤 호감가고 있는 이정진까지 나온다고 하니 극장에서도 150만 이상은 그냥 호언장담을 했었으나... 시사회를 본 즉슨 100만도 못 갈 거라는 느낌이 든다.
할매 vs 양아치 뭐 이런 구도로 나갈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할매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그다지 무섭지 않았다는 것이다. 거기서 우선 관객들의 기대가 깨진다. 그나마 김수미의 무서운 눈빛이 관객들을 웃기지만, 거기서 끝이다. 다른 할매들은 저렇게 가발을 쓰고 나오지도 않으면서 말보다 주먹! 은 무슨!!! 오히려 소나기 내리는 걸 안 알려준 걸 미안하게 생각하는 착한 할매들이다. 김도 밥을 먹기 위해서 그 정도 매는 것은 그다지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김수미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협박성도 없는 것처럼 보이고.. 점점 정 들어가는 점에서 역시 한국 코미디 영화의 한계인 정(情)을 보여줘 따뜻하게 이끌어 간다는 점에서 왠지 이 영화 무서운 할매들과 도망가는 양아치들로 구성되었겠지 했던 기대가 빗나가면서 특히 이문식이 김수미한테 막 맞을 때 눈살이 찌푸려졌다.
처음에 영화에서 마파도로 들어가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어처구니 없는 로또 갖고 튄 X 잡는 게 목적인 것과 그 X 주소가 외딴 섬인 마파도고, 잡기 위해서 들어간다는 설정 자체가 드라마 <섬마을사람들>과 많이 비슷했다. 불순한 목적으로 들어간 섬에서 큰 섬을 둘이서 뒤진다는 게 힘들거니와 어차피 오지도 않았고, 그 동안 할매들과 정 붙고.. 어떻게 보면 다소 뻔한 내용의 코미디 영화를 괜히 홍보만 요란뻑절나게 했다는 느낌이 든다. 마지막에 로또 160억짜리를 대마에 말아피운다는 것도 돈에 너무 굴욕지어서 살지 말라는 뭐 그런 교훈적인 내용을 담으려고 한 거 같지만 억지가 최고조에 이르는 장면이 아닌가 싶다. CG로 갈매기가 로또를 물고 날아갔다는 것이나 그 동안 할매들과 서울촌놈 주변에 로또 용지가 있었다는 것도 끝부분에 다시 화면을 돌려줄 때 더 인상이 찌푸리게 되었다. 차라리 그 장면 안 보여준 게 더 나을 수 있지 않을지.. 장르의 한계를 넘지 못하는 한국 코미디 영화 한 편 또 봤다는 생각이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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