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동네엔 개읍어.. ]
난 이정도면 만족한다...
장르가 코미디영화인지라 그다지 많은 기대를 안한 것이 이유라면 이유겠지만 극장밖을 나서며 기분좋은 웃음을 머금은걸로 만족했다.
돌려말하지 않고 내생각을 말해본다면 이 영화의 소재는 딱 망하기좋은 소재와 흥행에 타격을 미칠것이 분명해보이는 중견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했다. 거기다가 주연배우로는 인지도는 높지만 호감도는 그에 부응못하는 "이정진"과 A급조연배우임은 분명하지만 주연으로는 실력이 입증안된 "이문식"을 투톱으로 내세워 겉보기엔 그저그런 영화하나가 또 등장할것이 분명했다.
미리 결론을 얘기하자면 감독은 영리했다. 지루할듯한 배경속에 식상한 이야기를 어떻게 두시간가까이 끌어갈지 의심스러웠지만 아주약간(?)을 제외하고는 웃고 또 웃었다..[태양은없다], [죽이는이야기], [행복한장의사]에서 조감독을 지내온 추창민 감독의 감독데뷔작이다. 감독은 이 영화가 지닌 단점들을 장점으로 둔갑시키는 힘을 발휘한다. 중년연기자의 노련함과 이문식의 천연덕스러운 연기, 어이없지만 웃음을 자아내는 상황연출등 데뷔작으로는 만족할만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내용은 이렇다..
이 영화의 주요소재는 마파도이지만 근본적인 소재는 로또다. 로또1등 당첨금 160억원과 맞바꿔질 영수증을 들고 도망간 다방아가씨를 잡으러 들어간 이정진과 이문식. 로또당첨금의 주인인 퇴물건달은 인생역전의 기회를 도둑맞은 분노를 못이겨 부패형사 이문식에게 제안을 하고 대신 당첨금의 일부를 나눠주기로한다. 하지만 당첨금이 당첨금인지라 형사옆에 자신이 데리고있는 이정진을 붙이게되고 둘은 다방아가씨의 고향 마파도로 향하게된다.
마파도에 도착한 두 주인공은 그 섬의 유일한 주민들인 다섯할매를 만나게되고 둘의 목적과는 상관없는 밭일이며 논일이며 온갖잡일에 동원된다...그러다 그 아가씨가 제발로 섬에 돌아오지만 로또영수증은 이미 행방불명...
이문식의 첫 주연작답게 영화대부분 그의 얼굴을 비춰주고 그 역시도 이에 보답하듯 언제나 그랬듯이 자연스러운 나사하나 빠진듯한 연기를 보여주며 관객들을 미소짓게 만들어지만 이정진은 캐릭터 자체도 그렇거니와 딱히 "이정진"다운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할매들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김수미"는 대사 하나하나 눈짓 하나하나에 관객들의 웃음을 끌어내며 이 영화가 늘어질법한 순간에서 "욕쟁이할매"답게 영화를 한층 맛깔스럽게 만들어주었다.
이 영화의 후반부는 한국영화의 한계라 느껴질법한 약간 억지스러운 감동코드를 집어넣어보려 하지만 효과가 없다는걸 감독이 깨달은듯 이내 거두어버린다. 또한 중반에 보여준 웃음들을 계속 유지하지 못한채 반복되는 코드로 웃음의 크기를 감소시키다가 끝내는 다소 엉뚱스런 장면도 연출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대마초"를 소재로 하였다하여 논란이 된다만다 하는 얘기를 들었지만 그리 걱정스런 모습은 아니었다. 즉 "대마찬양론"의 영화는 아니었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홍보(포스터, 카피)에 비해 영화는 그다지 "빡쎄보이지도" 간담을 서늘케 하지도 않는다는점을 명심해야한다. 홍보는 홍보일뿐이다. 약간 과장된홍보라 그렇지 그 홍보에 120% 이끌려가지만 않으면 별문제 없을것이다.
코미디영화라는것이 100% 만족하기란 다른장르에 비해 선입견도 많고 인정받기 힘든 영화다. 이런 선입견을 조금만 거두고 본다면 만족스러운 웃음이 넘치는 작지만 의미있는 우리영화가 나왔음을 알게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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