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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찰리~ 찰리~ 숨바꼭질
kysom 2005-03-06 오후 2:58:59 1845   [6]

1. 이제 영화적 반전은 하나의 경향이나 유행의 차원을 넘어서 영화에 있어 결정적 성패를 쥐고 있는 하나의 승부수와 같이 되었다. 작년에도 어김없이 샤말란 감독의 <빌리지>가 반전의 결정타를 들고 우리곁에 왔고 <올드보이>, <쏘우>, <숨바꼭질>, <마인드 헌터>등과 심지어 <포가튼>까지 개봉/미개봉 영화들이 모두 반전을 영화의 극적 전개에 있어 결정적 부분으로 배치하였다. 그런데 이것의 의미는 과거 <식스센스>와 같이 반전과 함께 극적 결말을 바로 구성해 버리는 파국으로서가 아니라, 관객과의 흥미진진한 게임과도 같이 되어버렸다. 영화에서 어떻게 복선과 함정을 배치하여 관객을 반전의 그순간까지 속일것인가, 그리고 관객은 그것을 어떻게 읽어내어 반전을 예측할수 있을 것인가라는 영화 제작자와 관객 사이의 한치 양보없는 전쟁이 된 것이다.

 

그런데 이 전쟁터에서 이제 관객들은 매우 영리해졌고, 감독등 영화제작자들에겐 점점 힘든 싸움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 와중에 대단히 훌륭한 시나리오 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그 반전의 극적 결말을 제대로 한번 구성해 보고자 목숨을 걸다 보니 갖가지 무리수를 두게되고, 이제 영화의 주객이 전되되는 상황까지 오게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 한복판에 서있는 영화가 바로 <숨바꼭질>이다.

 

2. 이 영화는 2시간 가까이 되는 런닝타임 동안 특별히 늘어지는 곳 없이 그럼에도 어느면에서는 평이한 그러한 극적 전개구조속에서 서서히 긴장을 높여나가는데 성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관록있는 배우들이 주/조연으로 출연하여 무리없이 훌륭한 영화 한편을 완성한다. 특히 여주인공 <다코다 패닝>은 아버지 <로버트 디니로>의 광기어린 연기에 맞서 과연 지금 저 역할이 아역배우에게 맞는 역할 설정인가를 의심할 정도로 다채로운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한다.

 

그 아이의 감정이 풍부한 연기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대단히 건조했을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이 영화의 한계가 처음 드러나는데, <로버트 드니로>는 관록에 걸맞는 연기를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내가 받는 느낌은 매우 건조했다. 그는 고뇌하고, 또 음울해 하는 표정연기로 관객들에게 다가설수 있었지만, 이상하게 넘을 수 없는 한계를 긋고 있는 것처럼 연기했다. 그리고 그러한 그의 연기적 한계 설정은 이 영화가 후반부에서 반전을 노출시키는 순간에 영화적 긴장감과 무관하게 인물이 지니고 있는  카리스마에 상처를 입히게 된다.

 

3. 이 영화는 엄밀히 따져 보자면 <싸이코 쓰릴러>라고 볼수 있다. 죽은 엄마때문에 정신적으로 상처받은 아이와 이를 치유해 보려는 아버지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은 바로 딸아이의 가상의 친구 <찰리>때문에 비롯되는데, 이 <찰리>가 누구이고, 현재의 긴장을 어떻게 고조시키고 있는가를 밝혀내는것 그리고 연달아 일어나는 사건들에 있어 그가 어떠한 역할을 하는가를 알아내는 것 결국 누가 찰리인가를 말해주는 것이 이 영화의 반전이다.

 

그런데 이 영화도 이상하게 영화의 전개과정에서 반전을 완벽하게 노출시키기위한 복선이 없다. 복선은 영화가 전개구조상에 숨긴 후반부의 실마리다. 이것 없이 이 영화는 단지 관객들의 집중력을 분산시키기 위한 함정들만을 파놓는다. 이런 점에서 이 영화는 최근의 <쏘우>나 <포가튼>과 일맥 상통한다. 그리고 그 함정들은 대부분 주변 인물들에 의해 생성된다. 그런데 그 인물들은 대부분 극의 전체 전개과정에서 개입하면서 어떠한 역할임무를 부여받은게 아니라, 잠시 나타났다 사라짐을 반복할 뿐이기에 관객들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단지 아버지 <로버트 드니로>에게만 혼란스럽게 다가올 뿐이다. 즉 영화내적인 역할임무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관객들은 점차 이 영화가 어떠한 틀거리속에서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는가를 쉽게 눈치채고 만다. 이제 관객들도 그것만 보고있는 것이다. 이것이 이 영화의 두번째 한계로 드러난다.

 

4. 여기서 잠깐 반전이 노출되는 순간 스크린을 스치고 지나가는 회상장면들 속에서 <아! 이런게 실마리였구나>라고 느끼게 하는 장면이 있었나? 생각해보자. 단지 이랬는데, 알고봤더니 안이랬다 라는 식이다. 영화제목처럼 영화가 숨기는게 있으면 관객이 찾아내야되는 것인데, 이건 단지 <속여야지>라는 의도 뿐이다. 관객이 속지않은 영화의 반전은 맥이 없다. 그것을 알고있었든 아니든 상관없다. 관객들은 시큰둥한다. 이 순간에 이 영화는 갑자기 돌변한다. 쓰릴러에서 공포로....

 

마지막 결말부분은 가히 <13일의 금요일>을 오마쥬한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전혀 다른 성격으로 변하기에 인물들이 여기에 적응을 못한다. 대표적인게 <다코타 패닝>인데, 그냥 울뿐이다. 거기다 <X-Men>에서 출연했던 <팜케 얀센>은 그 좁은 공간에서 초능력이라고 볼수 밖에 없는 신기의 공간 이동능력을 선보이며 마지막 관객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데, 영화의 일관성을 흩트린 것은 아니었지만, 억지스럽고, 애처로왔다. 이 영화의 3번째 한계였다고 생각한다.

5. 이 영화의 마지막 한계는 감독의 순진함인데, 몇 안되는 극히 제한된 인물설정을 통해서 숨겨놓은 역할을 반전으로 노출시킨다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주변 변수로 해소될 것처럼 극을 이끌었다는 것이 결정적 약점이라고 하겠다. 애초에 공포영화로서의 본색을 가지고 영화가 만들어졌다면 지금보다는 색다르고, <다코타 패닝>의 후반부의 무력함도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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