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뚫어서 이 영화를 보고왔음) 올해까지 내가 거둔 가장 큰 수확은 단연코 이 영화를 본 것이다. 물론 밀리언 달러 베이비나 레이보다 약간 못한 감은 있지만 한국 영화치고 정말 오랜만에 웰메이드 영화가 한 편 탄생한 느낌이다. 그것도 그냥 웰메이드가 아닌 초특급 웰메이드! (이후 나올 내용은 스포일러를 약간 포함하고 있으니 영화 보실분은 안 보시길..)
이 영화의 발견은 단연코 차승원이다. 그는 그가 보여주었던 코믹연기를 한 순간에 잠재워버리는 최고의 연기를 선보인다. 올해 말아톤의 조승우와 견줄만한 너무도 최고의 연기이다. 박용우와 지성의 연기도 썩 훌룡하며 그밖에 감초같은 조연, 단역연기자 할 것 없이 너무도 멋진 연기를 펼친다.(특히 차승원이 제지소를 구경하러 제지소에 들리는 신에서의 그 배역들의 몽타쥬란 정말 환장하게 만든다)
김대승은 감독의 대뷔작인 번지점프를 하다에서부터 일을 내더만 결국 사건을 터트렸다. 두번째 연출작이라곤 믿어지지 않을만큼 정교한 시나리오와 헐리우드식 구성의 추리. 거기다 조선시대의 5가지 살인방법이라는 기발한 아이템과 임권택감독 밑에서 오랫동안 쌓은 경험이 함축되어 '사극'이 아닌 '서사극'을 만들어냈다.
특히 이 영화는 동화도세트부터 시작해서 의상, 편집, 조명, 촬영 그야말로 모든 것이 다 뛰어나지만 그 중에서도 음악은 예술이다. 음악은 그 유명한.. '올드보이'의 음악을 만든!! 조영욱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는 최고의 선율과 음악을 선보이며 영화를 이끌어간다. 음악과 더불어 세트(미술)도 최고다. 그 큰 동화도세트를 직접 지은 것부터 시작해서 각과 선의 미학을 최대한 살리면서 현대와 조선을 연결하는 정말 시공간을 초월한 최고의 세트미학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반전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물론 범인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감독의 말처럼 '언제부터 스릴러영화에 반전이 빠지면 안되는지 모르겠다'라고 한 것 처럼.. 범인은 쉽게 예측가능하다. 그렇지만 관객이 그걸로 자만해선 결코 영화의 흐름을 따라 갈 수 없다. (감독이 이 영화를 웰메이드화 시키기 위해 삽입한 장면도 보이긴 하지만..) 단순히 막판 반전을 알기위해 용을 쓰기 보다 전체적인 영화흐름을 찾으면 이 영화는 결코 피만 많이 나오고 잔인한 영화가 아니란걸 관객들은 알것이다.
주의! 이 영화는 '충무로에서 가장 피가 많이 나오는 영화'이므로 비위약한사람은 절대 관람금물.
이 대사만은! 상황:(강객주의 영혼을 뒤집어썼다고 주장하는 동네 노인이 머리에 둘을 박아 기절한 상태.) 차승원: 아직 살아있소. 빨리 의원에 데리고 가시오! 의원: 이미 죽었소! 소용없소! 차승원: 의원! 당신이 특별한 재주가 있어 의원가지고 먹고 사는줄 아시오? 당신이 먹고사는 이유는 사람들의 명이 질기기 때문이오!!
이 장면만은! -> 지성을 죽인 뒤 하늘에서 내려오는 피눈물. 과연 올해, 아니 한국영화 최고의 명장면이라 해도 손색없다!! 엄청난 비쥬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