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미학은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는데에 있다. 그리고 영화는 얼만큼 '새로운 가'에 따라 영화의 재미와 작품성이 엇갈린다. 남극일기는 그 '새로움'을 정말 멋지게 표현했다.
그리고 영화를 보기전 당부하고 싶은 것은 '원래 기대하고 있던 기대치에서 딱 반만 줄여라'이다. (필자도 역시 그렇게했다) 모든 것은 기대하면 실망하게 되어있지만 영화는 특히 더 그렇다. '송강호와 유지태의 연기가 어떻고...' , '임필성 감독의 연출력과 특수효과는 어떻고..' '시나리오와 남극이라는 특이한 소재는 어떻고..'이런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다만 이 영화는 영화가 주는 미학을 잘 보여주는 영화라 필자는 높이 평가한다. 물론 그만큼 스텝이나 배우의 노고도 컸을 테고...
영화 시작 1시간까지는 별다섯개를 부여하고 싶다. 6명의 배우의 연기는 물론이거니와(특히 송강호의 그 무표정연기..) '충무로의 기린아' 임필성감독의 눈에 부실정도로 멋진 연출력(진짜 영화 시작 1시간까진 정말 눈에 부시다.), 그밖에 카와이 켄지의 음악, 정정훈 촬영감독의 촬영(역대 한국영화중 가장 괄목할만한 촬영을 보여준다)등.. 너무도 뛰어난 요소가 풍부하다. 특히 영화의 오프닝신은 정말 탄성이 절 로 나온다.
그러나 영화는 결말을 향해 갈수록 설득력과 영화적 의미, 흐름이 점점 약해진다. 신인 감독의 공통점이긴 하지만 이런 요소들은 정말 아쉽다. 그리고 등장인물이 모두 합해봐야 7명. 그리고 2시간의 러닝타임동안 모든 배경이 남극이라는 설정은 당연히 지루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필자생각이지만 남극이 아닌 다른 (예를 들자면 대원들의 가족에 관한 이야기나 그들의 예전 활동) 부대상황이 나왔다면 영화는 오히려 더 산만했을 것이다.
솔직히 후반 30분은 너무 아깝다. 물론 영화중간에 나왔던 풍부한 스릴러적 전개와 멋들어진 눈폭풍신을 잊을 순 없지만 그 후반 30분은 영화를 전적으로 망쳐놓았다. 아니, 망쳐놓은 게 아니라 '아까운 영화'로 만들었다. 그 기준은 관객에게 있겠지만.
송강호는 이 영화를 출연할때'헐리우드적인 모험 액션영화였다면 출현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마지막 장면에서 이 영화는 스릴러가 아닌 모험영화로 탈바꿈한다. 그건 우리들이 헐리우드 액션 영화를 보면서 욕을했던 '미국만세'의 목소리가 '한국 만세'로 탈바꿈한다. 그리고 주인공인 송강호와 유지태는 '슈퍼히어로'로 바뀌고.. 그리고 영화대사가 바람소리때문에 안들리는 경우도 있으니 소리에도 신경을 곤두세울것!
이 장면만은 -> 미이라의 모래 폭풍신, 반지의 제왕의 물보라신을 압도하는 눈폭풍신. 너무나 윤택하다!!! 그리고 영화의 오프닝, 송강호가 대원의 발을 톱으로 자를때의 그의 광기어린 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