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에 본 배트맨 1,2편은 정말로 최고의 작품으로 내 기억속에 남아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 조엘 슈마허가 메가폰을 잡으면서 영화는 지나친 상업주의로 돈만 쏟아붇고 내용은 형편없는
영화가 되버리고 말았다. 1,2편에서의 어둡고도 암울한 영상이 지배하는 팀 버튼의 배트맨 시리즈는 그래서 내게
더욱더 간절하고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었다. 무엇도다도 배트맨이 갖는 이중성, 야생성, 야간성(밤에 주로 활동하
는) 과 같은 특징은 팀 버튼과 너무도 궁합이 잘 맞았던 것이다.
크리스토포 놀란이라는 감독과 크리스찬 베일이란 배우가 짝을 이뤄 만들어낸 이번 작품 또한 그러한 특징을
잘 충족시켜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배트맨에 대한 탄생에 초점을 맞추면서 진지한 접근이 가능했고
때문에 스토리 라인도 상당히 짜임세 있게 잘 짜여졌다. 화려한 볼거리를 원했던 관객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운
면도 없지 않겠지만 배트맨 시리즈를 처음부터 섭렵했던 이들에겐 상당한 서비스 영화라고 할 수 있을것이다.
또한 기존의 악당의 반복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이번의 시도도 상당히 새롭게 평가될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물론 지금 이 상황에서 누가 악당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그 부분도 상당히 신선한 시도였고 이제까지의 악당 중
가장 멋있게 보였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이번 영화를 통해 배트맨 시리즈에 적합한 인물임은 이제 다 입증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그가 만들어낼 배트맨 시리즈가 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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