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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pper] 도대체 이게 무슨 영화여?? 박수칠 때 떠나라
cropper 2005-08-14 오후 7:42:41 2231   [8]
한국 영화계에는 XXX'사단'이라는 이름을 내걸만한 몇 명의 뛰어난 감독들의
사조직(?)이 있는데,  그 중 한사람의  이름이 한국영화계를 뒤 흔들고 있다.
소리소문 없이 대박 났던 영화[아는 여자]로 인해 그 전까지 긴가민가하던 수많은
유동 팬을 자신의 팬으로 확보한 "장진 사단".
본인이 직접 쓰고 무대에 올린, 전혀 다른 색채의 두편의 연극 [웰컴투 동막골]과
[박수칠때 떠나라] 가 동시에 영화로 개봉해서 마치 두명의 장진이 영화계를
종횡무진하는 형세다.

2000년에 최민식 주연으로 무대에 올려진 바 있는 [박수칠때 떠나라]는
미모의 카피라이터 "정유정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매우 호흡 빠른 영화다.
원작이 연극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영화속에서도 연극의 색채에 물을 섞지 않은 까닭에
배우들을 무대가 아닌 스크린 위에서 만나더라도 그들의 거친 날숨과 들숨이 옷섶에 젖어듦
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장진 감독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 중 하나인 '황당함' 은 이 영화에서도
끊임없이 빛을 발한다.  언제나 그의 영화에서 그랬듯, 긴장감이 잔뜩 부풀려져 터질 것
처럼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파아! 하며 웃게 만드는 황당하지만 저급하지 않은 유머.
그를 썩 좋아하지 않았던 필자도 어느새,  몇번 날름 먹어본 달콤한 사탕을 구걸하듯
수줍게 손을 내미는 어린아이의 심정처럼 그렇게 그의 유머에 길들여 가고 있다.

하지만 그의 이번작품은 기존의 작품과 많이 다르다.  양념처럼 버무린 유머는 여전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사뭇 무겁고 진지하다.  그런 와중에도 적응이 잘 안 될만큼 영화는
산만하기 짝이 없고 장르의 파괴가 지나쳐서 도대체 족보가 없는 사람처럼 이름 짓기
난감하다. 

수사극과 코미디, 미스테리, 공포, 드라마가 서로 유기적으로 잘 짜여져 있다기 보다는
완전히 입안에서 따로 노는 보리 비빔밥처럼 입안만 가득하고 잘 씹어지지 않는다.
여러 장르가 우후죽순 성깔을 드러내고 관객또한 '숨죽이다가 웃다가 쫄기'를 반복하여
괄약근이 노골노골 해지다가 '이게 대체 뭔 영화여' 하고 방구를 베시시 흘리는 한이
있더라도 [박수칠 때 떠나라]는 분명히 멋진 영화다.
이정도 짬뽕이면 따로 놀아도 충분히 맛나게 들이킬 만한 국물 맛은 있다는 뜻이다.

정신없는 영화중에도 관객의 호흡을 여러번 멈추게 하는 강한 내공의 배우들과
- 대부분 장진의 연극에 출연했던 배우들이다 - 집중력 있는 장면 장면들 덕분에
영화 [박수칠때 떠나라]는 충분히 박수 쳐주고 떠나 보내지 않아도 되는 영화가 된다.
특히 그의 영화스타일에 맛을 들인 관객들이면 이번 영화의 연극같은 호흡과 특유의
산만함에 더욱 매료될 것이다.

스토리 또한 희곡 작가 출신 답게 탄탄하고 주제의식 또한 돋보인다.
'박수칠 때 떠나고 싶다'고 늘 다짐하던 정유정이 결국 '비난 가득 안고 떠나던' 순간에
흘렸을 가슴 아픈 눈물도 좋았고, 중간에 형사반장이 말한 '살인은 꼭 칼로 찔러죽이는
것만이 살인이 아니다' 라는 대사로 영화 전체의 반전과 주제를 곱씹어 돌아 보게 만드는
것도 훌륭하다.

죽기전에도 그녀를 여러번 죽인 주변인들과 죽은 뒤에도 그녀를 여러번 죽인 사람들,
그 때문에 구천을 헤매는 그녀의 슬픈 영혼이 마지막 장면에 안타깝게 펼쳐지는 엔딩은
정신없이 흘러온 영화의 끝마무리 치곤 너무나 생뚱맞다.
하지만 정신을 추스리고 극장을 나선 후 시간이 지나면
가슴이 따가워지고 주제에 대해 진지하게 몇마디 주고 받을 수 있게 하는 힘이 있다.

장진의 영화는 "쿨~하다"
그렇게 부산하게 떠들어도,  그 가운데 유유히 흐르는 주제의식의 물살은 따스하고
조용하기 때문에..

박수 칠때 떠날 수 있는자.  도대체 몇명이나 될런지..
FILMANIA  CROPPER

(총 0명 참여)
cleverqoo
보고 싶어지네요
  
2008-01-06 23:0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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