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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아톤-영화다운 영화. 말아톤
bauer6 2005-08-24 오후 10:07:54 1928   [21]

취향의 차이겠지만 현란한cg나 극과 극을 달리는 판타지보다는 평범한 영화가 주는 감동이 더 크다.

내가 살고있는 현실에서, 대한민국땅에서 나오는, 내 주위의 일들을 영화소재로 하는것에 공감이 더 크기 때문이다.

좋은 영화라면 어느나라에든 상관없이 감동이 있겠지만, 누가뭐래든 난 내 주위의 일들을 소재로 한것이 더 좋고 여운도 오래남는 편이다.

최소한 영화관에 엔딩 자막이 올라가고 불이 켜졌을때 나는 현실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이며, 내 인생을 그 영화에 대입시켜볼만한 여지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내가 겪어 보지도 못한 다른나라의 정서에 크게 공감하며 박수쳐줄만한 넉넉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평범한 생활에서 오는 감동은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단한번이라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게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본 사람이라면 가족들과 수수하고 평범하게 오손도손 사는것이 행복이 아니라고 말할사람이 있을까?

극중 주인공은 아파트 옆동에서 볼만한 배경에 살지만 주인공은 가족들과 평범하고 수수하게 살수 없다.

정확하게는 사회생활을 평범하게 하기 힘들다고 해야겠다.

다섯살짜리 지능을 가진 스무살 청년도 마라톤 대회에서 입상한 자신을 보고 기뻐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짜장면을 정신없이 먹다 마라톤이 좋으냐 싫으냐 묻는 어머니한테 그 모습을 생각해내곤 좋다고 말한다.


이 영화는 매우 조용하게 진행되지만 이 영화에서 결국 말하고자 하는것은 가장 공감하기 쉬운것이어서 그만큼의 감동과 여운을 주는것 같다.

다섯살 짜리 지능을 가졌어도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고 말해주는듯 하다.

이 다섯살 지능을 가진 스무살 청년에게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아가게 해주는건

재건축으로 앉아서 돈을버는 잠실동의 아파트 단지여서도 아니고 재벌이어서도 아니며 단지 어머니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적어도 나에게 장애인들이 진정 원하는 대접은 평범한 사회구성원으로 봐주길 원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참 영화다운 영화였다. 한마디로 영화가 가지고 있어야할 모든 요소를 갖춘듯 했다.

국내에서 흔치않은 스포츠와 장애를 주제로,작품성과 대중성 두마리 토끼를 잡은 흔치 않은 경우다.

 

진정한 영화는 대사가 없이도 극중인물의 느낌을 관객에게 전달하는것이라고 했던가.

코치의 말대로 100바퀴를 뛰고난 후, 심장에 코치의 손을 갖다대는장면.

자폐아라서 자신의 싫고 좋음을 표현하지 못하기때문에, 그래서 자신의 가슴이 뛰고있고

얼마나 힘든지를 알려주는 장면이다. 대사한마디없지만 강렬하게 느껴진 장면이다.

 

자폐아들은 남과 무엇을 주고받고 하는개념이 없다.
달리는 것을 정말로 좋아하게 된 사건 이후, 남과 나누는것을 모르는 초원이가 코치에게 물병을 가져다주는장면,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씬이었다.

또한 오프닝 타이틀이 상당히 인상깊었는데, 장애인들이나 어린아이,또는 뛰어난 예술가들은 범인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들을 보는데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저 오래된 지저분한 담벼락의 물자욱 안에서 세렝게티 초원을 발견하고,그저 돌뿐인 대리석 조각 안에서 피에타 형상을 만들어낸 미켈란젤로는 '이미 돌조각안에 그 형태가 있었다,난 필요없는 부분을 떼어낸것 뿐이다'라고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 점은 예술가와 장애인, 어린아이들의 시선이기도 하다.

범인들 눈에는 그저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뿐인 그런것 말이다.

누구나 가장 인상깊은 장면을 꼽으라면 이장면을 꼽을것 같다.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 짜리 다리"

어릴적 장애를 가진 초원이를 감당하지 못할것 같아 놓아버린 손목을

다시는 놓고싶지 않았던 엄마와, 제일 싫어하는 주사를 맞더라도 그것보다 달리는것이 좋은 초원이와의

짧은 대사지만 누구나 기억할 만한 명장면이다.


이 영화의 작품성을 높여준 후반부 장면.
약간은 컬트적이다.
달리는것을 세상 모든사람들이 축하해주는 듯한, 세상을 다 가진듯한
기분을 표현한 씬인데,그 중 초원이 가장 좋아하는 얼룩말과 함께 초원에서 뛰는 장면은 cg도 그렇지만

상징적인 이미지를 표현하는데 있어 영화다운 영화, 영화가 갖춰야할 모든것을 갖췄다고 충분히 느껴지게했다.
실제로 마라토너들은 러너스 하이(runners' high-주변의 환경자극이 있는 상태에서 운동을 했을 때 나타나는 신체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행복감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쾌적한 환경에서 심장박동수는 1분당 120회 이상인데, 이러한 강도로 30분 이상 운동을 했을 때 효과가 나타난다.마약이나 약물을 복용했을때 나타나는 느낌,또는 그상태와 유사하다고 한다.)를 경험하게 된다고 하는데, 초원이 또한 그러한 상태를 표현한 것 같다. 실제로 우울증을 치료하는데 어느정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국내에서 보기드문 스포츠영화, 그것도 비인기 종목인 마라톤과 장애인을 소재로 흥행과 작품성 모두 성공한 영화는 정말 드물다.
배우들의 연기와 카메라워크,극의 전개와 흐름,화면톤구성과 이동,음악과 오프닝 타이틀까지 완벽했다고 느껴진다. 적어도 나에겐 말이다.

장애인의 시선으로 풀어간 영화의 분위기상 오프닝 타이틀도 극의 내용과 일관성을 보였다는 점, 그것을 눈에 보이도록 풀어가는것은 보통일이 아님에도 그러한 의도가 전달되는 오프닝 타이틀 또한
well made영화라고 평하는데 주저함이 없게한다.


(총 0명 참여)
cleverqoo
보고 싶어지네요
  
2008-01-07 00:4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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