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기대했던 한국영화 5편. 달콤한인생, 혈의누, 청연, 친절한금자씨, 형사. 청연을 아직 보진 않았지만 위의 3편은 나름대로 최고였다. 형사는 저 5작품중 가장 기대했던 작품이였다. 나의 최고의 한국영화 다섯손가락안에 꼽는 '인정사정 볼것없다'의 이명세감독의 충무로 복귀작에 다모를 리메이크 하는 작품이니..
거두절미하고 이 영화는 '화면은 살아남았고 내용은 죽었다'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빈약한 스토리가 어려워 진건 과연 이명세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헐리웃 진출을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너무도 많이 들었다. 절제된 대사하며 동양의 미를 살린 세트하며 아이러니한 음악까지. 미국시장에선 분명히 먹혀들어갈 영화이지만 중요한건 영화를 보는 주 관객은 미국이 아니라 한국관객이였다는 것이다.
물론 몇몇 장면에선 이명세 스타일의 진수가 펼쳐진다. 시대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거 같은 시장 세트나 병판댁의 한옥의 풍경등 그야말로 현대적인 느낌의 세트부터 의상 메이크업(남순과 슬픈눈이 술을 마시는 집에서 남순의 옷은 명동 패션을 보는 듯 하다) 그리고 말투까지 모두!!(참고로 이 영화에서 어려운 한자언어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사극에서 쓰는 하오체까지도. 기것 나오는게 상평통보정도) 이것은 미국진출을 위해 이명세감독이 내놓은 새로운 사극이라고 할 수 있다.(촬영은 가히 백미이다!)
이명세 감독은 이 영화를 '영화액션'이라고 말했다. 액션을 위해 영화가 존재하는게 아니라 영화를 위해 액션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돌담길에서의 남순과 슬픈눈의 두차례대결은 모두 상대를 탐닉하면서 서로를 호흡하게 되는 구도이다. 이 둘의 만남의 과정은 정사씬을 보는듯하다. 처음에 서로를 탐닉하고 경계하다가 사랑하고 나중에 다시 화해하지 못하는. 이 영화에서 중요한 요소는 남순과 슬픈눈의 사랑이지만 이것은 영화 스토리의 부족으로 부수적 요소로 추락한다
이 영화의 주 재료는 '움직임'이다. 영화에서 단 한장면도 주인공이 가만히 있는 장면이 없다. 그 절정의 영화 시작에서의 시장장면에서 잘 나온다. 영화는 움직임과 비쥬얼과 화면만으로 영화를 꾸려나간다. 그럼에도 지루하지 않은 연출력은 빛을 바라지만 '좋은 각본 없이 좋은 영화는 없다'라는 사실은 영화의 기본이다.
영화 후반 병판집에 포교들이 침입했을때의 매스게임을 연상시키는 장면, 영화초반의 미식축구를 하는 장면, 남순과 슬픈눈의 돌담길에서의 칼싸움장면. 이 장면들은 분명 미국시장에서 통할것이다. 한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지라도 해외시장에 널리 알릴수 있는 작품일것으로 예상되기때문에 난 이영화를 그리 싫어하진 않는다. 허나 중요한건 현재 이 영화는 아카데미 감독상이 아닌 대종상 감독상을 타는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유의사항 - 이명세 감독님의 전 작품들과 뭔가 다를거라는 기대를했다면...
20자평 - 헐리웃에 진출하고 싶은 이명세감독님의 작은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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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만은 - 영화 시작부분에서의 시장 난장판장면. 움직임과 화면, 음악의 절묘한 조화가 빚어낸 최고의장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