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러 갈 때 우리는 보통 기대를 하고 가기 마련이다.
액션 영화를 볼 때에는 화끈한 액션을 기대하고, 미스테리/스릴러 영화를 볼 때에는 피말리는 머리싸움과 멋진 반전을, 로맨틱 코미디를 보러 갈 때에는 깜찍한 남녀 주인공의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를, 멜로 영화를 볼 때에는 애절한 남녀 주인공의 사랑과 비극적인 결말을,
기대한다.
코메디 영화를 볼 때에도 당연히 영화가 말이 되고 안 되고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그저 웃겨 주기를 바란다. 세상사는 것도 목잡한데 가끔은 그냥 영화를 보면서 그냥 웃고 싶을 때고 있다. 그 뿐이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상대적으로 코메디 영화에 관대하다.
아무리 욕으로 범벅을 하고, (욕이라는 건 적재적소에 잘 쓰면 카타르시스를 유발하지만, 남발하면 짜증을 유발할 뿐이다)
아무리 설정이 말이 안 되어도, 웃기면 그만이다. 왜? 코미디니까. 게다가 감독과 배우들도 그렇게 말을 한다. "그냥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어요. 혹은, 그냥 오락 영화입니다." 등등.
그래서 우리는 가끔씩 불편하다. 굳이 어느 한 장르에 매이지 않고 만들어진 영화를 보면 불편하다.
<사랑니>가 바로 그런 영화다. 멜로 인 듯 하기도, 스릴러 같기도, (분명히 말하지만, 이 영화에는 적어도 두 번의 반전이 있다) 하다. 어쩌면, 사제간의 사랑을 다루어서 한 번 센세이션을 일으켜 보겠다는 그저 그렇고 그런 영화일지도 모르겠다. 나도 모르겠다. 사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 영화가 무지하게 웃기다는 것이다.
<천군>이나 <가문의 위기>를 볼 때 처럼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고,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관에 들어가서 두 시간 남짓 앉아 웃다가 나와라.
게다가,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나는 <천군>보다, <가문의 위기>보다 한 열배 쯤은 웃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