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해피엔드>라는 조금은 생소한 멜로를 들고 관객을 찾아왔던 정지우 감독이 무려 6년만에 <사랑니>라는 영화로 다시 팬들을 찾아왔다. 이 영화는 감독뿐만 아니라 최근 TV드라마 <루루공주>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김정은이 주연한 영화이기에, 어느 정도의 연기력과 완성도를 보여주는 영화인지 관객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
영화 <사랑니>는 <루루공주>속의 김정은에 실망한 팬이거나 영화 관객들이라면 최소한 영화 완성도적인면이나 김정은의 연기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 영화 속의 김정은은 사랑에 대한 솔직한 고백을 자연스러운 연기로 보여주고 있다. 김정은이 맡은 조인영이라는 캐릭터는 30살의 학원 선생님이지만 17살의 이석(이태성)에게 불같은 사랑을 느끼고 있다. 영화 소재 자체는 이전의 정지우 감독 작품 <해피엔드>처럼 상당히 자극적이고 비극적인 느낌을 줄 것 같은 영화이지만 이전 작품보다 상당히 누그러진 방식을 이 영화는 차용하고 있다.
영화 <사랑니>는 원조교제와 같은 민감한 소재를 차용하고 있지만, 결국 이 영화에서 이야기할려고 하는 것은 지독한 사랑에 대한 열병이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불륜에 대한 관념, 원조교제에 대한 관념은 이 영화에서 보이지 않는 편견과 우리의 고정의식일뿐이다. 이 영화는 사랑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담고 있다. 영화 <사랑니>는 주인공 캐릭터들을 통해 결국 사랑하면서 상처 받아가고 치유해가는 과정을 영화는 세밀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영화는 주인공 김정은의 심리 감정을 상당히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인영이 보여주는 주관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랑에 대한 해석과 논리가 영화에 잘 표현되어 있다. 특히 과거와 현재가 뒤섞여 있는 영화 전개 속에서 인영의 이석에 대한 사랑의 집착과 기억들이 영화적으로 상당히 잘 묘사되고 나타나고 있다.
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세세한 묘사, 그리고 김정은의 연기력 등은 영화 <사랑니>의 작품성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이 없을 정도로 잘 만든 영화라는 것에 운영자 역시 찬동한다. 하지만 <사랑니>의 작품성과 영화의 흥행은 또 다른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상당히 뛰어난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받아들이는 관객 입장에서는 피곤하고 지루한 이야기가 될 가능성도 이 영화는 가지고 있다. 주인공들의 심리에 대한 세밀한 묘사는 그만큼 집중하고 영화를 봐야만 영화에서 전달할려는 감정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한주 앞서 개봉한 <너는 내운명>의 흥행 판도에 따라서 영화 <사랑니>의 흥행도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많다.
사랑에 대한 새로운 고찰이나 진지한 질문을 하는 관객들이라면 <사랑니>라는 색다른 멜로는 자신의 감성과 감정을 충분히 채워주고도 부족함이 없을 영화이다.
P.S 작품성은 정말 굿!! 하지만 재미있다 없다 판가름하기는 조금 애매한 구석이 있네요. 김정은의 연기도 상당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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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osunaru
깔끔하면서 치우침없는 영화평 좋은듯, 운영자님의 홈페이지에 가보려구요! 전 이 영화 좋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