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무디게도 이제야 “올드보이”를 봤습니다.
솔직히 땡기지 않는 영화였지요…
다만…나의 취향이 어느 한편으로 쏠리는 것이 몹시도 신경쓰이던 차…. 그냥 이 영화를 골라봤습니다. (아마도 내가 천칭자리기 때문일겁니다.)
우선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이영화를 고개 한번 안돌리고 보게 해준 주인공의 이름… [오대수] 그 이름에 감사합니다.
오늘도 대충 수습하고사는 오대수…내가 좋아하는 무대리… (아마도 무대리 이름이 무용해라죠?)
음….그래 난 이런 스타일의 인간들을 사랑해….흐흠….
복수.
내 경험과 머리속에서 이루어졌던 복수의 범위와 그 행동반경을 한번 되짚어봤습니다.
역시 유치하더군요.
초등학교 시절 책상 한가운데에 선을 긋는건 항상 나였지만…. 늘 동강난 지우개를 바라보는 건 나의 몫이 었던 기억… 그리고 다짐을 했지요… 기필코 너의 그 새 지우개를 동강내 주겠다고… 하지만 나는 칼질이 안되는 인간인지…(그래서 지금까지도 스테이크와 안친한지…)
뒤돌아서 혼자서 꺼억꺼억 억울해 통곡을 할지언정… 아무것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인간유형에게 복수는 자고로 아무나 하는게 아니야….라고 우진이는 그말투와 그 눈빛으로 은밀히 속삭여 주더이다.
‘오늘도 무사히’
버스운전기사 아저씨 옆에 꼭 달려있는 그 소녀의 그림처럼…간절한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야지… 이 영화를 보고 이런 새마을 운동 스러운 교훈을 스스로 되새깁니다.
이런 교훈은 나만 느끼는것 같은…왠지….싸늘함을 느낍니다.
그래도 어쨌든….이런식으로밖에 못 느끼는 인간이라 할지라도 살 권리는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예…살아야지요…무사히…
초반부의 경찰서에서 깜찍하게 노시던 배우 최민식의 얼굴이 점점 이유있는 몬스터스러운 얼굴로 변해 갈 즈음… 그의 얼굴로 가득찬 화면을 보면서 ‘아…..최민식이 나이들면 저런 얼굴이겠구나…라는 나름의 수긍과함께…그래도 잘 늙어야 할텐데…’라는전혀 영화와 상관없이 생뚱맞게 그런 생각을 했드랍니다.
근데…난 참 이 영화를 보면서 딴 생각을 많이 했던거 같습니다. 영화를 계속 보긴 하는데…그냥…영화안으로 빠져들듯한 기분은 전혀 없었던듯…
이렇게 납량특집극에 나오는 귀신의 복수가 아닌 산사람의 잘짜여진 복수극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나는 또 생뚱맞게 “킬러들의 수다”라는 영화에 나오는 하연의 사랑타령이 듣고싶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