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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은 분명 멋지지만, 스토리는 비었으니... [스테이] 스테이
yky109 2005-11-06 오후 5:00:27 4170   [0]

 

-스포일러가 있음-

-2005.11.06 서울극장 7관 1회 9:40-

 

 이 영화를 끝까지 다 보고 떠오른 영화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2,3달 전 쯤에 본 영화 '더 로드'였다. '스테이'의 반전은 '더 로드'의 그것과 거의 같다고 할 수 있으며, 전체적인 내용 구조도 흡사하기 때문이다. 사고가 나고 그 인간이 정신이 몽롱한 순간에, 무의식적으로 눈과 귀로 들어온 것들을 엮어 하나의 이야기를 생각하는 것. 두 영화의 차이가 있다면, '더 로드'는 그 이야기가 호러이고 '스테이'는 스릴러라는 점(뭐, 사실 호러도 어떤 의미에서는 스릴러겠지만...), 그리고 '더 로드'의 메리온은 그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그것이 진실인 양 착각하지만, '스테이'의 헨리는 그렇지 않다는 것.

 과연 그 짧은 시간 동안에 그 많은 이야기를 생각해댄다는 것이 가능하겠냐만은(그나마 '더 로드'는 사고 후 실려가는 과정에 생각했다면 그나마 시간이 넉넉하지만, '스테이'에서 헨리가 그 이야기를 생각해낼 시간은 거의 없었다. 현실로 돌아왔을 때, 뒷차 운전자였던 샘이 그를 내려다 보고 있었고 아직 앰뷸런스도 오지 않은 상태였으니...), 영화라는 이유로 용서하는 수밖에. 

 영화의 주가 되는 내용은 바로 헨리가 생각해낸 이야기이다. 그렇기에 스토리가 사실 텅텅 비었다는 것은 변명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사고 나서 죽어가는 놈이 즉석에서 생각해낸 이야기가 정신 없고 그렇지 뭐.'

 감독은 바로 그 변명을 준비하고 있었는지 대놓고 시각적인 데만 치중한 느낌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는 점점 자기가 어디에 자리를 잡아야 할지 모르고 여기저기 갈팡질팡 뛰어다니고, 거기서 우리의 배우들은 '어라? 얼라리요?'라고 생각하면서도 시키는 대로 역시 정신 없이 뛰어다닌다. 그리고 그 분위기에 편승해 카메라는 갖가지 기교를 부려댄다.

 분명 그 과정이 지루하지는 않다. 그러나 스릴러인만큼 자신이 이야기의 중심을 잡고 그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느끼는 스릴과 수동적으로 휩쓸려 억지로 느끼는 스릴에는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억지 스릴 끝에 오는 엔딩이 자신이 본 모든 것이 결국 허구였다는 거라니... 아마 대부분의 관객이 그 반전에 놀라기보다는 억지 스릴 속에서 이야기를 따라가려고 헐레벌떡 뛰어오던 자신이 한심해지진 않을지?

 '더 로드'는 비슷한 반전이지만, 그 반전 전까지 빠져나갈 수 없는 숲 속에서의 가족의 입장이 되어 조였다 풀었다 하는 긴장 속에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스테이'는 정작 중요한 그것을 놓친 채 카메라 기교와 이런 류의 영화에서 흔히 보여 이제는 그만 좀 얘기했으면 하는 철학 겉핥기와 르노아라는 화가 이야기 억지로 섞어놓기로 이야기를 채운 것이다.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 확실히 아는 것은 역시 만든 사람 뿐이겠지만, 정작 보는 입장에서는 돈 내고 카메라 기술 자랑 쑈를 보고 온 것만 같아 떨떠름했음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서울극장만 그런지 몰라도 영화 초반에 나왔어야 할 오프닝 크레딧이 영화 끝에 엔딩 크레딧과 함께 나오더라. 뭔가 묘했다.

-서울극장의 필름에 문제가 있는지 중간에 소리가 씹히는 곳이 한두 군데 있었다.

-최근 이완 맥그리거가 나오는 영화를 볼 때마다, 이마에 난 뽀드락지가 신경 쓰인다. 이번에도 역시...


(총 0명 참여)
결국 이 영화를 보면서 관객이 해야 될 건 하나 뿐이란 말이죠. 카메라 기교를 즐기거나 혹은 거기에 놀아나거나.   
2005-11-06 23:58
저는 반전이라고 봅니다. 이 영화는 님께서 말하신 그 주제를 내포할 수도 있었으나 마지막 엔딩으로써 스스로 지금껏 한 이야기가 망상이라고 일단락지어버리잖아요?   
2005-11-06 23:56
반전이 있는영화도 아니고 스릴러도 아니었는걸요. 그저 광고에 그렇게 쓰여있었을뿐이죠. 현실과 실재라는 것에 대한 덧없음을 느끼게 해주는 수작이라고 생각되네요   
2005-11-06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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