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대 소심남 vs 열혈 바람둥이 두 형제를 통해 보여주는 이 남자의 심리.

연애(짝사랑이든 작업이 성공하든)는 하되 결코 진짜 사랑은 하지 못하는 그들의 속사정이 있다.

남자들은 다들 그럴까....?

광식이처럼 첫사랑을 7년씩이나 두고두고  애틋함이란 감정을 잊지 못하나.

조금만 손 닿으면 잡을 수 있는 사랑도 애써 외면하고 그저 짝사랑만으로 스스로 위안삼을 수 있을까.

또는 광태처럼 선진국의 섹스수치에 민감해 하며 연애는 오직 평균을 깍아 먹지 않는데 있나.

몸을 사랑하되 마음을 사랑하지 않는 게 연애의 철학이 될 수 있는 건가...

영화는 첫사랑 앞에 번듯한 말 한마디 못꺼내고 전전긍긍하는, 보는 사람마저 속이 답답하게 만드는 소심남 김주혁과

연애는 곧 섹스로, 섹스 쿠폰을 찍으면서 사랑을 확인하는 봉태규의

상반된 캐릭터를 앞세우고 있다.

어찌 보면 그다지 새로울 것도 없는 캐릭터의 공략이지만

이 영화, 코믹 요소를 다분히 살리면서 스토리를 끌고 당기는 묘한 끌림까지 동반한다.

아무래도 김주혁처럼 풋풋한 첫사랑에 대한 그리움과 떨림, 그리고 다가서지 못해 애태우는

경험이 누구나 한번쯤은 있었기 때문이리라.

답답하리 만큼 사랑에 순진한 그.

그의 사랑이 안타까운 만큼 나 역시 첫사랑에 대한 기억을 스물스물 끄집어 내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한 여자와 12번의 섹스를 했다면 그만 끝낼 때가 됐다고 말하는 봉태규. 그가 밉지는 않다.

여성 관객으로 혐오스런 캐릭터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그가 밉지 않은 건

요즘 사람들이 그렇듯 알고보면 표현에 서투르고 사랑에 서투른 탓이기 때문이겠지.

웃기고 웃고 또 웃으면서 긴 연애의 줄다리기 속에서

마침내 진짜 사랑을 찾아가는 이 남자들.

화려하고 삐까번쩍하진 않지만 자연스럽게 녹아나면서 현실 속에서 충분히 공감해 나가게 된다.

영화는 이미 정해진 인연은 없다고 말해준다.

운명의 장난도 인연이 될 수 있다고 살짝 의미심장한 멘트를 날려주는데.

조금씩 옆구리가 시려오는 요즘

운명이든 운명의 장난이든 그런 인연을 기대해 보게 하는 뭉큼함마저 발산하는 듯하다.

어찌보면 유치찬란할 수 있는 이 영화

현실 속에서 제대로 포장됐고 제대로 마음을 떠 보는 것 같다.   

영화 속 두 형제의 심리를 엿보는 것도 좋지만

그녀들의 심리는 어떨지.. 추측하고 쫓아가 보는 것도 이 영화를 보는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