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는 선정적이다.
폭력적이고 잔인하다.
도시적이고 회색냄새가 난다. 매연까지는 아니더라도 시멘트같은 느낌? 여하튼 고독하다.음울하다.
그리고,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벌이는 싸움.
오대수의 장도리 액션신은 정말 멋있었지만..
자신의 누나를 욕했다고 그 자리에서 찔러 죽이고,
아주 당연한듯이 이빨을 생으로 뽑고, 경호실장을 총으로 쏴 죽이고..
특히 오대수와 경호실장이 서로 엉켜서 싸우는 모습(가위로 귀를 찌른 후)까지..
영화에 나타난 모든 싸움은 더럽고 저속했다. (마치 길거리에서 치고박고 싸우는 어른들을 보는것 같았다.)
그리고 마지막 자신과 똑같은 상태(근친)로 만듦으로써 그대로 되값아주는, 자괴감을 주는 복수..
또 이우진 앞에서 오대수가 무릎꿇고 비는, 정말 눈살 찌뿌리게 하는 장면..
사람이 사람을 무참히 짓밟는 그 모습..복수라는 미명하에 이루어지는...
말 할수 없는 혐오감에 빠지게 한다. (혀를 자르는 장면에서 절정을 이룬다.)
그리고 그 때에는 통쾌히 웃지만 결국 울면서 자신의 머리에 방아쇠를 당기는 이우진. 그의 슬픈 모습.
이우진은 오대수와 처음 만났을 때 이렇게 말한다. "복수가 끝나면 어떻게 될까?.. 아마 숨어있던 고통이 찾아오게
될 걸?" ..오대수에게 하는 말인가 아니면 자신에게 하는 말인가..
결국 오대수와 이우진, 그리고 이들의 싸움과 복수의 과정을 지나치게 더럽고 파괴적으로 보여주면서 감독이 하
려는 말은 무엇일까.
'복수하지 말라' 라는 것 아니겠는가. (나는 이 영화로 인해 복수란 더러운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난 처음 올드보이를 봤을 때 단순히 이빨 뽑을 때 음악이 너무 잘 어울린다는둥, 영화내에서 쓰이는 색채, 조명등
이 왠지 영화와 잘 어울린다는 둥, 장도리 액션씬이 아주 명장면 이라는 둥 지극히 피상적으로만 이 영화를 인식
했었다. 그리고 정말 이 영화에 대한 '주변의 평가'에 동요되어 과연 최고의 영화입네 하고 떠들어 댔다.
그러나 위의 주제의식을 알게 된 것은 한 기자(인지 평론가인지 잘 기억이 안나지만)분께서 위의 것을 설명해 주
신(그냥 써 놓은것을 본거지만) 것을 보게 된 이후였고,(위의것은 내가 거의 그 내용을 복사하다시피 써놓은 것 이
다. 기억력으로. 아마 찾아보면 잊을 것 같은데..) 이것을 인식한 이후로는 올드보이는 정말 쉽게 만들어 질 수 없
는, 영화라기보다는 명화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몇몇 사람들은 올드보이가 그리 예술적이지는 않다고, 혹은 왜 이 영화를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우진과 오대수가 팬트하우스에서 거울로 대화하는 장면을 통해, 영화내에
서 그들의 시선은 서로에게 향하고 있지만 영화 밖에서는 그 영화를 바라보는 관객을 향해 시선을 던지는 것도
의도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관객에게 알 수 없는 경각심을 고취시키는.. 그런..(아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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