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몇몇 작품을 비롯해서, 어느새 이란 영화 가운데 그나마 대중이 접하기 쉬운 작품에선 '어린이'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없어서는 안될 요소로 자리잡은 듯하다. <천국의 아이들 2: 시험 보는 날> 역시 그런 이야기다.
<천국의 아이들 2>는 전편과 크게 상관은 없지만, 이번에도 살가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속편의 주인공 하야트는 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중학교에 진학하려면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장학금을 얻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느닷없이 시험날 아침 쓰러진 아버지 덕에 하야트는 얼떨결에 젖먹이 아기와 2학년 남동생을 떠맡게 된다.
선량한 아이들의 해맑은 얼굴과는 정반대로 하야트를 둘러싼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오히려 젖먹이의 우유를 빼앗아 먹는 할머니나, 하야트가 학교를 다니는 데 간섭하는 옆집 아주머니, 인사를 하지 않는다고 하야트를 호통치는 귀가 어두운 할아버지에 급기야 하야트에게 일을 시킨다고 붙잡아 놓는 아주머니까지. 영화는 비관적인 상황을 나열한 다음, 하야트를 도우려고 애쓰는 동생 아크바르와 같은 반 친구들의 '천국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비록 뜬금없이 엔딩을 맞이하긴 하지만, 하야트가 생각한 '꼼수'는 그야말로 기발하다.
작위적이라는 비난이 충분히 나올 수 있을만한 설정과 엔딩을 차용하고 있지만, 이 영화에 있어서 그런 비판을 과감히 철회하려 한다. 그리고 구구절절 긴 말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왜냐면 <천국의 아이들 2>는 희망으로 가득차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따뜻한 영화이고, 어느 정도 떨어지는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보는 이가 실눈을 뜨지 않게끔 하는 묘한 매력을 지닌 천국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