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처음 본 영화 때문에 밤잠을 설쳐 본 적이 있는가?
극장에서 영화를 녹음하고 싶었던 경험은 있는가?
그날 영화를 보고 와서도, 내일 또 볼 수 있는데도, 그리워져 녹음해 둔 것을 2시간 내내 들었던 경험이 있는가?
개봉관이 줄어들어 반나절 시간을 내서 다른 시로, 다른 도로 한 영화를 보러 간 적이 있는가?
그 영화가 극장에서 내릴 때가 되었다.. 마음은 너무도 다급해지고 눈물까지 날 것 같아 매일매일 극장을 찾았던 적이 있는가?
더이상 상영하는 극장이 없어, 마지막 관람을 하고 집에 돌아올 때 아쉬움에 눈물이 났던 적은?
그렇다면...
마음 맞는 사람끼리 모여 극장을 대관해 본 적은?
알바라는 비난까지 들어가며 재개봉 운동을 해 본 적은?
이건 인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다.
그리고 내게 처음 일어난 일이다.
<형사, Duelist>를 지지하는 이유는, 이 영화가 나를 수십 번 극장으로 불러들였기 때문이고 석 달 동안 내가 겪은 이 일들이.. 죽을때까지 잊혀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 때문이다.
다른 이유는 필요 없다. 이 영화는 나를 중독시켰다...
나는 해마다 40~50편의 영화를 봐왔다.
그런데 <형사, Duelist>를 본 후에 그 기억들이 거짓말처럼 잊혀져 버렸다.
두 번 보고 싶지 않게 만드는 영화는 좋은 영화가 아니라는 기준이 생겨버렸다.
자질없는 사람들의 화풀이가 '감상평'으로 받아들여지는 시대다. 이 영화를 보지 못한, 보고 싶었지만 개봉관이 없어 보지 못했던 사람들 중에도 잠재적인 중독인은 반드시 있다. 이렇게 묻혀버리기엔 너무 아깝다. 이 영화는 다르다. '색'이 곧 '움직임'인 영화다. 영화에 대한 고민이 있고 예술에 대한 고민이 담긴 영화이다.
10년 후 이 영화의 위상은 지금과는 반드시 다를 것이다. DVD로는 이 영화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없다.. 꼭 극장에서 봐야 한다.
<형사, Duelist>의 가치를 발견했을 때의 기쁨과 충격을 다른 사람들도 꼭 알았으면 한다.
재개봉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1년 후가 되든지 10년 후가 되든지...
마지막으로 독한 소리 좀 하겠다.
평을 보면 '이 사람이 영화평을 할 자격이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자다가 나왔네 => 집중력 기르기 전에는 극장에 발들이지 마라.
중간에 화내면서 나왔네 => 매너 익히기 전에는 극장에 발들이지 마라.
자기 생각과 반대면 무조건 알바로 몰아붙이는 사람 => 이런 사람은 어떤 영화도 제대로 볼 가능성이 없으니 평생 극장에 발들이지 마라. 다른 문화생활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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