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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샘의 파랑주의보 파랑주의보
kharismania 2005-12-16 오전 2:55:45 944   [2]

파랑주의보(

해상()에서 10분 동안의 평균 풍속이 14㎧ 이상인 상태가 3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유의파고가 3m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될 때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기상특보. 현재는 풍랑주의보(,)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잔잔한 바다는 한순간 거칠고 사나워진다. 영원히 평온할 것만 같은 바다는 일순간 풍랑과 해일을 양 손에 쥐고 거센 파도를 뿌려대면서 자신이 지닌 또다른 얼굴을 들이밀곤 한다.

 

 사랑은 잔잔한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며 시작한다. 처음 감정의 물결이 사나워지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걷잡을 수 없는 파도와 풍랑을 일으키며 깊이를 알 수 없는 감정의 수면을 사정없이 흔들어댄다.

 

 남자든 여자든 생각지도 못한 사랑의 파문에 감정의 물결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본인도 모르게 거친 사랑의 감정에 휩쓸려 헤어나올 수 없게 된다.

 

 사랑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때론 가혹하다. 그 물결을 이루는 것은 본인의 감정과 끝없는 애정의 발로이지만 단지 본인의 마음만이 그 파도의 높이를 쥐고 흔드는 것은 아니다. 알 수 없는 인생의 역경이 사랑앞에 암초처럼 드러나면 깊이를 가늠할 수 없던 사랑의 파도도 한순간 거품처럼 흩어질 수 있다.

 

 이 영화는 너무나도 유명한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 소설에 대해 왈가왈부한다는 것 자체가 고지식한 일이 되어버릴 정도로 원작소설은 유명하다. 그리고 단지 소설로써뿐만이 아닌 영화화 된지도 옛일이 되었으니까.

 

 그런 영화를 국내에서 리메이크한다고 했을때는 약간의 기대감과 더불어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영화화될만한 가치를 충분히 머금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원작의 명성과 가치에 다다르지 못하는 리메이크는 의미가 퇴색된다.

 

 원작소설과 동명의 제목으로 영화화된 일본영화는 원작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원작을 그대로 영화화하지 않고 마치 원작소설의 번외편같은 느낌을 살렸다. 사쿠가 아키와 사별한 후 세상에서 살아가는 와중에 잊어가던 지난 사랑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다시 지난 옛사랑의 자취를 더듬어가는 영화는 원작의 느낌을 살림과 동시에 또다른 사랑의 진화를 시도했다. 나름대로 그러한 시도에 박수를 치는 이도 있었지만 실망을 가진 이들도 의외로 많았던게 사실이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또다른 리메이크작은 그러한 과거의 상황을 보았을때 걱정반 기대반의 감정을 두루 머금은 채 관객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일단 이 영화는 일본의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일본의 작품은 원작의 느낌을 머금은 속편의 형식을 취했지만 국내의 작품은 원작의 느낌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담으려 했던 것 같다.

 

 단지 그 배경과 인물이 한국적으로 바뀌었을 뿐 원작과 비교했을 때 그다지 별반 차이는 없다.

 

 하지만 영화는 똑같지 않다. 아무리 같은 내용을 담은 영화라 할지라도 그 영화의 배경이 변하고 인물이 달라지면 그 느낌마저 똑같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사실 이런 영화는 감정선을 얼마나 잘 살리느냐에 성패가 달렸다. 감정선이 잘 살아나느냐의 여부는 연출력과 연기력에 기댈 수 밖에 없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나름대로 그러한 의존이 잘 먹혀들어가는 형세다.

 

 너무나도 유명한 문학작품인 '소나기'를 모르는 사람은 그다지 없을 것이다. 진부한 사랑이야기지만 그 통속적인 사랑이 감동적일 수 밖에 없는건 사실 사랑이라는 감정자체가 진부한 이야기니까. 소년와 소녀가 사랑하고 서로 그 감정을 발전시켜나가던 중 소녀가 죽어버리고 소년만이 남아 지난 사랑의 추억을 가슴에 묻으며 살아간다는 내용은 너무나도 고리타분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만큼 정석적인 아름다움이 있는 법. 그리고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같은 경우의 소설 역시 그 굴레에서 그다지 벗어나지 않는게 사실이지 않은가. 그리고 그런 사랑이야기가 많은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고 감동을 부른다는 것은 책의 판매부수나 관객동원수가 증명하는 법이다.

 

 어쨌든 그 통속적인 사랑이야기에 우리는 다시 한번 눈물을 흘릴 준비를 해야 될 것은 확실하다.

 

 이 영화는 소설과 맥락을 같이 하는만큼 어떠한 의외성에 대한 기대감은 충분히 버리는 것이 좋다. 다만 소설의 느낌을 스크린에 얼마나 잘 살렸는지를 살피는 것이 이영화를 보는 중심관점에 자리잡아야 함이 바람직하겠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상당히 바람직하다. 주인공들의 아기자기한 학창시절의 사랑이야기를 발랄하게 묘사함과 동시에 비극적인 상황으로의 전환에서 보여지는 슬픔의 감정을 관객에게 버릴 것 없이 전달한다.

 

 쿨한 것이 우대받는 시대이지만 사랑조차도 쿨함을 적용한다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차가워지는 현실이 아닐까. 세상의 틀이 변해도 기본적인 인간의 깊은 내면에 자리하는 감정은 변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니까.

 

 그냥 그들의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앞에서 자신의 눈물샘이 마르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면 이 영화의 가치는 빛날 것 같다.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는 사람은 소설에서 느꼈던 감동을 스크린에서도 되짚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소설을 접해보지 못한 이라면 통속적인 이야기 앞에서 다시 한번 감성이 자극받는 감정의 기본 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이 변해도 사랑은 변하지 않는 것이니까. 그 뻔한 감정앞에서 눈물샘이 파랑주의보를 알려도 참을 수 없는 것이 우리네 변하지 못하는 순수하고 고리타분한 감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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