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에서 설정한 가상의 공간 '동막골' 은 현실세계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유토피아이다. 이 유토피아는 어찌보면 태초의 낙원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원시적인 공간을 낙원이 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마을 사람들이 가진 순수성이다. 속세에서의 전쟁통 속에서 각자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외지인들(신하균 등 6명)은 대립도 이데올로기도 먼나라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인 이 공간과 사람들 사이에 쉽게 동화되어 각자의 아픔을 치유하고 마음의 여유와 안정을 찾는다. 하지만 이들에게 이 평화는 그리 오래 지속되진 않는다. 이곳은 그들에게는 잠시동안의 도피공간이었던 것으로 타락한 현실은 그들에게 인정을 베풀지 않고 비극적인 최후를 안겨준다..
이 낙원을 지키기 위해 그들은 목숨을 내던진다..서로 적이었던 그들은 그들만의 연합군을 결성해 새로운 적에 맞서 싸운다.. "우리, 다른 곳에서 만났으면 정말 재미있었을 텐데.." 라고 진심을 털어놓는 신하균의 모습을 보면..전쟁이 초래하는 비극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고..이 영화가 단순한 휴먼드라마를 뛰어넘는 의미심장한 굵은 메시지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참 "예쁜영화"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시각적으로 보이는 자연풍광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우며, 미야자키 하야오와의 작업으로 유명한 히사이시 조의 음악은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에서 느낄 수 있었던 서정적인 감성을 떠올리게 한다.
전반부의 유쾌한 웃음뒤로 후반부 밀려오는 주체할 수 없는 감동의 눈물, 게다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공감할 수 있는 정서까지..모든 요소를 두루두루 갖춘, 정말 잘 만든 영화다. 이런 영화가 앞으로도 많이많이 양산되어 영화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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