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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나의 광대'를 찾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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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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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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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8 오전 12:46:01 |
1162 |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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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과 그 주변인물들은 TV 사극이나 영화 등에 아주 인기있는 소재이다.
'왕의 남자'에서 채택한 중심인물은 그것들과는 아주 다르게 '민토'를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있다. 더군다나, 극적인 효과를 배가 할 수 있는 '영화배우 속의 또다른 영화배우, 광대'가 그 주인공이다.
한바탕 시끌벅적하고 신명난 '광대들의 난장놀이'를 보고 있는데, 왜 이리 가슴 한 편이 텅 빈 듯한 공허감은 무엇때문이었을까?
이 한 편의 영화는 시사적인 요소와 미적인 요소를 묘하게 대비시키고 있다.
화려한 권력의 상좌에 있으나 어머니의 얼룩진 피의 댓가임을 알고 그 복수심을 폭군의 모습으로 분출하는 연산군, 정진영, 그에게서 작은 가시에 찔려서 고통스러워 하는 동물의 왕, 사자의 모습을 발견한다. 나약한 자신의 모습을 감추기 위해 온 몸을 흔들며 포효하는 연산의 처절한 모습이 눈에 생생하다.
그 옆에 팔짱을 끼고 서서 자신이 주재했던 사건의 추이를 보며 차갑고 냉소적이나 연민의 시선을 던지고 있는 처선(장항선 분).
앞 마당에 방치해 놓은 닭처럼, 빨간 벼슬을 세운 채, 하염없이 땅을 쪼고 있는 녹수(강성연 분), 그녀의 가녀린 다리와 부리는 움직이지 않으면 재앙이 닥칠까 봐 온 사방을 휘젓고 있다. 그 모습은 아둔하면서도 애처롭게 느껴진다.
장생(감우성 분)은 비록 광대라는 천한 신분이나, 가면을 쓰고 외줄 위에 선 그는 온 세상을 통제하는 '왕' 그 자체이다. 그의 예술혼 앞에선 왕도, 세도가도, 양반도, 평민도, 천민도 모두 하나가 되어 함께 춤을 춘다, 혹은 좌절한다. 어찌보면, 그가 실제적인 '왕'이 아닐까? 온갖 사회의 병폐를 꾸짖고 징벌하고, 아름다운 삶을 갈구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길안내자인 것이다.
하지만, 한 세계에 두 명의 왕이 양립할 수는 없는 법! 이 두 명의 왕 사이에 갈등하는 공길(이준기 분), 결국 '죽음'이라는 시도를 함으로써 해결을 하려고 한다.
여기서 감독이 의도하는 바는 무엇이었을까?
결국엔, 고통의 길을 돌아서 다시 자신의 본 자리로의 '회귀'로 끝을 맺는다.
마지막에 남겨진 광대, 그것은 우리들 자신이 아닐까?
입가에 미소를 띄고 있으나, 눈은 울고 있다. 온 몸은 등나무 줄기처럼 칭칭 감겨 신명나게 춤을 추고 있으나, 정신은 정지되어 있다. 화사하게 포장된 의상 속에 숨겨진 고뇌는......
'왕의 남자'가 아닌 '나의 광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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