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심히 흥미를 끈다. 게다가 하루키 소설이 원작이라고 한다.
(소설은 물론 읽어보지 않았다..)
영화는 소설이 원작임을 친절히 알려주듯이 나래이션의 말을 그대로 극중 인물이 이어서 말하거나 혹은 자기의 대사뒤에 '라고 말하는것이다'라는식의 독특한 대사로 이끌어 나가고 있다.
심히 병원에 가서 사제기 혹은 쇼핑치료가 필요한 듯 보이는 에이코와
사랑에 빠지는 토니 타키타니는
많은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에이코와 결혼을 하게된다.
그의 외로운 유년시절을 처음으로 외롭다고 느끼게해준 유일한 여자였으니까...
아름다운 그녀에게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으니 (일반 가정같았으면 솔직히 이혼사유가 될것같다...-_-) 옷과 구두 등등, 끊임없이 사들인다는 것이다. 그것도 모두 명품으로만..
이와중에 생각나는이는 패리스 힐튼;;;힐튼도 같은옷을 두번안입는다고하니.. 만만치않다..
3년을 그렇게 지내오던 토니는 그녀에게 한마디 건낸다. 그것도 꼭 강요가 아니라 넌지시..
필요이상으로 옷을 사는것같다고,, 돈이 문제가 아니라 조금은 자제할 필요가 있지 않냐고..
물론 그녀도 자신의 문제를 알기에 받아들인다.
그러나. 그러한 억제하는 과정에서 교통사고를 내고 세상을 떠나간 그녀,
이제 토니에게 남은건 그녀의 수백벌의 옷뿐이다.
여기에서 옷은 굉장히 중요한 역할로 나오게 되는데,
보통 사랑하는 이가 떠나갔을때 우리는 그 혹은 그녀의 말투나 행동,함께한 장소같은 것에
그리워하고 힘들어하지만, 그는 옷을 보고 힘들어한다.
처음부터 그녀는 옷을 입기위해 태어난 존재처럼 보였으니까,
옷은 그녀의 전부인 것이다.
그래서 차마 그는 그 수많은 명품(부럽다;;;)옷을 어쩌지 못한다.
쉽게 처분할 수 없는그녀의 전부이기에...
궁리끝에 그가 생각해낸건 아내와 똑같은 치수를 가진 다른 '그녀'를 찾는 것이다.
부인의 옷을 입고 자신의 일을 도와줄 직원이다.(재혼의 뜻으로 추측한 나에겐 조금 의외였지만...)
그렇게 나타난 이는 아내와는 다르게 그런 옷은 거의 입어보지 못한 여인이다.
(일인 이역을 소화하기 위해 앞머리를 잘르고 나온다..)
수많은 옷과 구두에 둘러싸여
그녀는 행복해서인지, 두려워서인지, 얼떨떨해서인지 흐느껴 울고만다.
그리고 그 모습은 그여인과 약속을 취소하고 옷을 처분하고 나서도 토니의 뇌리에 3년이 지나도록 사라지지 않게된다.
잠깐의 영상이 오래도록 남아,
자신을 외톨이로 키운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고 모든 옷과 구두를 처분하고
편지며, 서류등을 태워도 차마 태우지 못하는 사진한장으로 남는다.
그리움인지, 무엇인지, 전화를 걸고서도 말하지 못하고 끊어버리며,
앞으로도 계속 외톨이로 남을 것인지, 혹은 그녀와 발전적 관계가 될지 미지수로 남겨지며
끝을 맺는다.
우리에게도 우리를 대변하는 물건이있다. 특별히 애정을 가지는 옷도 있다.
그런 우리의 소유물을 조금은 심한 형태로 표현한것이 하루키의 수백벌의 옷과 아버지의 레코드가 아닌가 싶다.
여백을 강조한 화면의 구성,
영화내내 흘러나오는 묘하지만 아름다운 피아노의 선율이 영화를 한층 신비롭게
해주는 듯하다.
다만 영화에 조금 몰입할 수 없었던건 배우가 아니였나 싶다. ;;
연기가 부족하다거나 하는걸 감히 난 비판할 자격이 없으나,
적어도 30대의 주인공이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토니의 대학시절
모습까지 50대로 보이는 오가타 이세이라는 배우가 줄곧 하고있는데,
학교를 늦게들어간거야라고 아무리 자기 암시를 해도...
깊게패인 주름이며, 안어울리는 머리는 영화에 대한 흥미를 조금은 반감시키지 않았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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