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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폐인'이 쓰는 리뷰[스포성다분] 왕의 남자
khl05062000 2006-01-04 오전 1:23:35 1785   [6]

 

네이버에서 먼저 쓴 글로, 처음에는 매우 고쳐가며 힘들게 썼으나.. 재부팅하여-_-;;;

그래도 어여삐 봐주세요^^;

제목을 더 길게 쓰자면, '왕의 남자'에 눈이 멀어 '왕의 폐인'이 되어버린 한 관객의 리뷰 입니다ㅜ_ㅠ..

 

왕의 남자..

참, 제목에서부터 강한 포스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장진영씨가 표현하신 대로, 이 영화를 보면 참 알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마치, 둔기에 맞은 것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묵직~한 그런..^^;

 

음.. 일단 장생과 공길의 관계를 보자면

감우성씨는 장생과 공길의 관계를 '생명수' 같다고 하셨는데 그게 정답인 것 같아요^^

상대방의 존재가 나의 존재의 이유가 되는, 그런 깊은 유대를 맺고 사는 관계요..

그게 사랑이든, 연민이든 영화에서 촘촘하게 짜여진 틀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인형극에서 알 수 있는..)

둘이 함께 해온 세월, 그 세월동안 쌓여진 감정이 오죽 깊고, 많겠습니까..^^

 

영화 초반에서 장생이 변태양반-_-;에게 상납되려하는 공길을 데리고 나온 것,

(자신의 탈 옆에 있어야 할 각시탈ㅡ공길의 것ㅡ이 없는 걸 봤을 때의 그 표정이란..)

장생의 다리를 못쓰게 만들려는 대장-_-;을 공길이 낫으로 찌른 것,

장생이 벌벌떠는 공길의 손을 "그런 놈은 죽어도 싸." 하며 묵묵히 닦아 주던 것,

실컷 먹고나서 토하는; 공길의 등을 두드려 주었던 것,

장생과 공길을 꼭 닮은 인형 둘,

굳이 사전에 말을 맞추지 않아도 한 명이 놀이를 시작하면 다른 한 명이 되받아쳐주는-

 

공길과 연산 라인은,

공길이 가만히 눈을 내리깔고 있는 모습을 보고, 강성연씨가 자신이 연산이였어도 사랑했을 것 같다고

할 만큼 분명히 매력적인 공길.

그.. 무슨생각을 하는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없는-그러나 무표정은 아닌-얼굴에서

연산은 분명 흔들렸더랬죠.

(인터뷰를 보니 이준익 감독님께서 요구한 것이더군요^^

백치미..... 공길의 감정이 표현되면 장생과 연산이 흔들린다구요..^^)

어쨌든, 연산이 공길에게 보여주었던 인형극, 술을 마실때 흘리던 눈물 한 줄기,

그 눈물을 닦아주며 점점 연민의 감정을 느끼는 공길-

공길도 연산에게 마음을 준 건, 높은 신분인 연산 또한 낮은 신분인 자신처럼 아픔을 지니고 있는 인간임을

이해하면서부터 였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준기님의 인터뷰를 보니 더욱^^;)

인터뷰를 보니 공길이 연산에게 완전히 마음을 준 건, 경극씬에서였다고 하더라구요.

("어머니!" 하며 달려오던 연산..)

..그러한 공길도 결국에는 장생에 대한 감정을 떳떳이 밝히죠.

어떤 분의 글을 보니, 두 번째의 인형극에서 공길이 장생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밝힌다고 하는데,

맞는 것 같아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누명을 쓰고, 두 눈까지 잃은 장생을 보고나서...

 

공길은 연산 앞에서ㅡ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ㅡ인형극을 하죠.

"미안해.. 사실 그 금붙이.. 내가 훔쳤어.."

....결국 이 씬에서 숨겨진 장생과 공길의 과거사?(둘이 도망쳐서 광대가 된 계기^^;)가 밝혀지며

공길의 슬픈 감정이 잘 드러난 듯.

손목을 그은 공길을 보며 "왜!!!!!"(느낌표 다섯개로 표현안됨ㅜ_ㅜ)하던 연산도 참 마음 아팠고..

제가 더 마음이 아팠던 건,

극의 후반부에서 주르륵- 문살 하나하나를 스치던 연산의 뒷모습이였습니다.

 

공길의 마음이 떠났음을 알고(손목을 그었던 공길을 보며..)

다시 녹수에게로 돌아가는 연산.

그런 연산에게 "미친놈.."하던 녹수의 그 오만감정 다 섞인 눈빛이 떠오르는군요.(슬픔..동정..사랑..)

 

어쨌든, 네 주인공이 한 자리에 모인 라스트씬ㅡ

이 장면에서 장생은 죽기전 마지막으로 줄을 타고 싶어합니다.ㅡ공길과 함께..

공길도 자신의 감정에 아주 솔직해진 당당한 모습으로 줄에 오르구요.^^

장생이 혼자 줄에 올랐을 때, 공길의 목소리가 들리자 바뀌던 그 표정..ㅠㅠ 잊혀지질 않네요.

어쨌든 공길또한 줄에 오르고,

다시 태어나면 뭐가 되고 싶냐는 물음에

공길은 "나야 당연히 광대!광대지!!"하며, 다음생에서도 장생과 함께 하고 싶다는 말을 하네요-..

(전 그렇게 들렸습니다ㅠ_ㅠ)

 

반란군이 왔음을 알리는 듯한 내시의 등장에도,

녹수는 아랑곳 않고 그저 연산과 함께 두 광대의 줄타기를 지켜봅니다ㅡ

 

아름다운 욕망, 그 화려한 비극-

이 영화를 더욱 여운있게 했던 건, 광대들 모두 신나게 내려오는 마지막 환상씬이겠죠?

처음 장생과 공길이 맹인 소극을 벌일 때(역시 즉흥적으로 호흡이 척척 맞아 장생과 공길의 유대관계를

짐작케하는..)는 그저 하하 웃었지만,

이 환상씬에서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겨를이 없더군요.

 

참참! 네 주인공들의 아슬아슬한 감정라인 말고도, 왕의 남자의 또다른 묘미는

육칠팔님들ㅠ_ㅠ을 비롯한 광대들의 신명나는 놀이 한 판이죠~

해학과 풍자가 난무하는 놀이에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경극에서도 마찬가지였구요.(말을 해라~ 이년들아~ 할 때 어찌나 웃었던지^^)

..물론 궁궐에서는 광대들의 놀이가.. 정치적인 목적으로 계산되어 이용되어졌지만요..

...중후반부에 공길을 대신한 육갑의 희생..ㅠ_ㅠ 너무 안타까웠더랬죠.

 

..오늘은 o.s.t.를 들었습니다.

이미 다들 보셨겠지만^^; 뮤비또한 정말 감동이에요^^(인연-가사가 척척 들어맞아서 더 슬픕니다ㅠ_ㅠ)

 

..부족한 글이지만, 그래도 쓰고 나면 아릿한 슬픔이 그득그득한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는듯 합니다.^^

2006년 말에 있을 영화 시상식의 상들을 왕의 남자가 모두 휩쓸길 바라며

허접한 글 마치겠습니다.^^

늦었지만 새해복 많이 받으시구요,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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