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라는 소재에 대한 박찬욱 감독의 애정은 대단한 것처럼 보인다..그 애정은 그가 이름 붙인 '복수 3부작'(원래 3부작 의도는 아니었다고 하지만..ㅋ)에서 예술적으로 승화되어 나타났다...
그 전작들을 살펴보자..
'복수는 나의 것'..은(일본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동명의 작품이 존재함으로 미루어보아 그에 대한 존경심을 느낄 수 있다는..)은 세 작품 중에서 사회문제에 가장 많은 접근을 시도한 영화이다..이 작품은 유괴라는 소재를 다루어, 착한 사람들이 진짜로 어쩔 수 없이..유괴라는 끔찍한 죄를 저지를 수 밖에 없게 된다는, 정말 가슴 아픈 영화이다..이 사회가 가진 모순,,사회시스템의 불합리함,,등을 영화는 간간히 보여줌으로써 약자들의 편에 서려는 박 감독의 의도를 볼 수가 있었다..('쓰리몬스터-컷'에서 이 주제는 더 극대화되어 나타난다..)
하지만 이 작품이 의도하는 메시지는 사회비판이 아니었다..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고, 또 낳고, 또 낳고,,결국 비극적인 결말에 치닫게 된다는 복수의 무의미함에 대해 말하려는 것이었다..
이 영화는 지나칠 정도로 잔인하게 폭력적이고 끔찍한 장면들이 많다..너무나 리얼하게..
'하드보일드'라는 장르를 할리우드와는 차별되게 한국식으로 버무린 그의 솜씨가 놀라울 따름이다..
두번째 작품 '올드보이'..두말할 필요없는 정말 완벽한 영화이다..깐느는 이 영화에게 '한국 최초 깐느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이라는 타이틀을 안겨 주었고, 이 수상을 계기로 박찬욱 감독은 스타가 되었다..
원작만화를 뛰어넘은 훌륭한 시나리오와 마지막 반전..치밀한 미장센, 그리고 무엇보다도 빛을 발하는 신기를 받은 듯한 최민식의 뛰어난 연기는 깐느의 선택이(깐느라기보다는 타란티노의,,^^;;;)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본작에서도 전작 '복수는 나의 것'이 가진 메시지에서 벗어나진 않았다..마지막에 유지태가 분한 우진은 자기의 머리에 총을 쏴 버림으로써 복수는 결국 무의미하고 허무하다는 결론을 내어버린다..
그리고,,이번 작품 '친절한 금자씨'......
이 영화가 제작에 들어갔다는 소식과 이영애가 주연을 맡았다는 사실은 나에게 너무나 큰 기대감을 주었었다.
그리고 감상 후..역시나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본작은 주인공이 직접 복수를 감행한 전작 2편과 달리 주인공이 관찰자의 입장이 되어있다..
금자는 살해당한 아이들의 가족에게 그 복수의 자격(?)을 부여함으로써 한걸음 떨어져서 그들의 복수를 지켜본다..말하자면 배심원의 역할이라고나 할까나..?
마지막 부분에 복수를 하는 끔찍한 과정을 자세히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잔혹함의 강도를 낮추려는 감독의 의도가 보인다..
왜 잔혹함을 낮췄을까..? 내 생각에는 이 영화의 의도가 잔혹함으로써 보여주는 복수의 끔찍함 보다는 전작들보다 강해진 메시지를 부각시키려는 데에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금자는 속죄한다..속죄하고 또 속죄한다..복수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말이다..하지만 그녀는 결국 속죄를 통한 구원에 이르지 못한다..살해당한 어린아이는 변명하려는 금자의 입을 닫아버린다..여기서 복수 3부작이 말하려고 하는 주제가 분명해진다..
"복수라는 것은 구원의 도구가 절대로 될 수 없다.."
3부작의 공통된 주제인 이것은 이번 '친절한 금자씨'에서 너무나 잘 마무리되었다..
'친절한 금자씨'로 그의 복수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는 마침내 막을 내렸다..이번 작품이 과소평가 되는데 나는 약간의 불만을 가져본다..전작들 못지않은 완성도를 지녔다고 생각한다..
이제 그는 밝은 영화(밝나? 암튼 보고싶다..)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를 통해 관객들과 마주하려 한다..내용을 들어보니까 장준환의 '지구를 지켜라'하고 느낌이 비슷할 것 같기도 하고..
끝없이 비상하는 그의 날갯짓에 관객의 한사람으로써 그리고,,영화를 미치도록 사랑하는 한사람으로써 박수를 쳐주는 바이다..
P.S 예전에 쓴 글인데 지금에야 올리네요..
박찬욱 감독님의 의도가 제 생각하고 안 맞았다면 죄송하구요..
그냥 제가 보고, 느끼고, 생각한 거니까,,,,,,
많이 부족한 글,,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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