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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그들의 청춘영화!. 그래도 희망은 있다. 바람불어 좋은 날
godard 2006-01-26 오후 7:38:24 1601   [5]

아트시네마에서 열리고 있는 "시네마테크와 친구들" 영화제에 요즘 매일 출석부를 찍고 있습니다.

사실 그리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고 꼭 봐야지 라는 생각을 했던건 아닌데. 상영작중에서. 유일하게 눈에 들어왔던 작품 "남국재견"을 보기 위해 갔다가 겸사겸사 다른영화들까지 봤습니다.

 

충격의 복도를 보고 나서는 . 왠만하면 다 챙겨봐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은 거의 매일 출근해서 1-2편씩 보고 있답니다. 그런 와중에 어제 본 "바람불어 좋은날"은 참 기억에 많이 남을것 같은 영화였습니다.

 

나름대로 한국영화에 대한 애정이 매우 깊어서. 한국영화들은 거의 빠지지 않고 챙겨보는 편입니다. 그래봐야 90년대 중반 이후부터의 일이라서. 고전 한국영화들은 아주 유명하거나 아니면 좋아하는 감독의 작품이 아니면 그리 챙겨보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바람불어 좋은날도 예전에 볼 기회가 있었지만 게으름탓인지 보질 않았고. 이번 영화제에서 필름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기전 뒷담화에서. 영화에 출연한 이영호씨가 이장호 감독의 동생이며 이장호 감독이 별들의 고향 판권을 사기위해 이영호씨의 등록금을 가져다 써버린 뒤로는 자신의 영화에 동생인 이영호씨를 출연시켰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영호씨는 당대 꽃미남스타로 떠올랐지만. 그 뒤로 영화를 만들기 위해 미국으로 유학을 갔지만 점점 눈이 보이질 않다. 현재는 거의 앞을 보시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영화를 보기전 그 말을 들었을때 괜히 가슴 한켠이 뭉클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바람불어 좋은날은 바람에 날리는 세주인공의 애니메이션을 오프닝으로 사용해서 영화를 시작합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역시 문제는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이며 돈인것 같습니다. 부유한 주인공인 아닌 가난한 세명의 주인공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들은 기쁨보다는 울분이 더 많지만 그속에서도 행복을 꿈꾸는 그들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세 주인공의 모두 한번씩 겪는 울분의 감정표출이나 그들이 자주 가는 포장마차의 주인아주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었을때 미치겠네 라면서 내뱉은 안성기씨의 대사는 정말 압권의 순간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안성기씨의 장면들이 참 많이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중국집에서 같이 일하던 동생이 떠나가는 순간에서 돈에 든 만원짜리를 쥐어주며 많이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는 순간은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리는 순간이었습니다.

 

2006년에 만들어지고 있는 영화들 보다도 더 감동적이고 멋진 대사들이 참 많은 영화 같습니다.

 

80년에 만들어진 영화이지만 정권교체의 어리버리한 환경 덕분에 검열의 피해를 보지 않은채 개봉을 할수 있었다고 합니다.

 

사회적인 메세지가 상당하고 비판의 수준도 상당하지만 짤리지 않고 원본 그대로 볼수 있다는 사실은 참 행복한것 같습니다.

 

영화의 상영이 끝나고 주연배우이신 이영호씨와 안성기씨 그리고 영화평론가 김영진씨의 대화는 영화에 숨겨진 여러 에피소들을 들려주시면서 기분좋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관객과의 대화중 중년의 일본인이 약간은 서툰 한국말로. 영화를 잘 봤으며 한국영화를 좋아해서 200편가량을 봤지만 그중에서도 바람불어 좋은날이 가장 좋은영화였다고 말하는 모습은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검열의 잔재 그리고 사회를 비판하는 영화들은 그당시 전혀 해외영화제에 나갈수 없었다고 합니다. 물론 당연한 현실이었겠지만 만약 해외영화제의 출품이 자유로웠다면 한국영화는 분명 한단계 더 발전할수 있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영화를 좋아하고 영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우리는 참 행복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이상하게도 많이 하게한 시간이었습니다.

 

지금은 앞을 볼수는 없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멋지게 살아가고 계시는 이영호씨가 앞으로도 건강하게 오랫동안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영화의 세친구중 여관에서 일하는 역할로 나온 고 김성찬씨는 예전 방송녹화도중 말라리아로 사망하셔서 유명을 달리하셨습니다. 전 어린시절 손자병법을 참 재밌게 봤었는데 항상 밝은 모습이셨던 고인의 모습을 더이상은 볼수 없다는 사실이 참 가슴이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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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불어 좋은 날(1980, Fine Windy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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