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동물도 인간도 아닌 우리들 열대병
redface98 2006-02-01 오후 11:32:23 635   [0]

아아 정말 이 영화의 후반부를 보면서 무척 힘들었음을 고백한다. 영화 후반부를  통째로 상징으로 써 버리다니 참 감독님 통이 크셔. 그렇다고 너무 난해해서(사실 많이 난해했다...)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었지만 당황스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영화는 전반부에 켕과 통의 순수한 사랑이야기를 아무런 가감없이 그대로 보여준다. 보는 이가 몸이 배배 꼬일 것 같은 달작지근함도 하나 없이 그냥 “애네 이러고 살아”라고 말해주는 듯. 특히나 정말 인상적이었던 장면이 있었다. 영화상에서 사랑하는 두 사람이 서로의 애정을 이렇게 보여주는 광경은 처음 보았다. 그 낯선 이미지가 내 속에 잠자고 있던 생경한 이미지를 떠올려 주었다.

 

두 남자가 멈춰 선 오토바이 앞에 서 있다. 한 남자가 다정한 눈으로 다른 남자를 쳐다보다가 다른 남자의 손을 들어 올린다. 한 남자는 다른 남자의 손등에서부터 손가락에 핥듯이 키스한다. 마치 이런식으로 밖에 나의 사랑을 표현할 수밖에 없다는 듯. 그러다 이번엔 가만히 손을 뺀 다른 남자가 한 남자의 손을 들어 똑같이 손등이며 손가락에 혀를 놀린다. 그리고 다른 남자는 등을 돌려 어둠이 깔린 저쪽 길로 천천히 걸어 올라가고 오토바이를 뒤로 하고 남겨진 한 남자는 영화 내내 다른 남자를 향해 짓고 있던 따뜻한 미소를 얼굴 가득 담고 있다.

 

그러나 영화 후반부에 들어서면 분위기는 반전된다. 군대로 복귀한 켕은 괴물과 쫓고 쫓기며 정글을 공포로 가득 채운다. 영화는 더 이상 ‘그저 사랑’을 말하지 않는다. 사랑은 더 이상 행복이 아니다. 우리들의 사랑은 수치며 공포며 불안이고 쫓기고 도망쳐야 할 그 무엇이다. 이 영화의 한 대사처럼 ‘우리는 동물도 인간도 아니다’. 후반부의 한 시간 동안 이 영화는 극도로 진지하게 사랑에 대한 강박관념을 보여준다.

 

상당히 낯설다. 배우들도, 배우들의 연기도, 풍경도, 화면도, 표현도, 특히나 감정을 표출하는 방식이.
아마도 이 낯설은 향기가 싱그러워서 나는 끊임없이 새로운 영화들을 찾게 되는 모양이다.  


(총 0명 참여)
1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33091 [흡혈형사 ..] 김수로씨의 쇼프로그램의 활약을 보고 기대한다면 당신은 실망할것 ditto2001 06.02.03 791 1
33090 [흡혈형사 ..] 비추천... (1) tnuniuk 06.02.03 1179 6
33088 [흡혈형사 ..] 나도열... likgo 06.02.03 734 0
33087 [쏘우 2] 1편의 뒤를 잇는 상황.. choicwjjang 06.02.03 570 1
33086 [영 아담] 나는 영 아담인가 올드 아담인가? eye2k 06.02.03 1388 6
33085 [메종 드 ..] 그 남자들의 사정 kharismania 06.02.03 1714 8
33084 [야수] [야수]에 대한 몇가지의 생각, ullhyuk 06.02.03 1610 2
33083 [흡혈형사 ..] 재미는 있습니다만, onlywon 06.02.03 760 3
33082 [흡혈형사 ..] [흡혈형사 나도열] (2) juiceboy 06.02.03 7174 4
33081 [쏘우 2] <쏘우>를 보고 <쏘우2>를 기대하다 congo80 06.02.03 656 0
33080 [흡혈형사 ..] 너무나 잼있게 보아셔영!!! cjy7777777 06.02.03 723 0
33079 [흡혈형사 ..] 흡혈형사 나도열을 보고... (1) hothjeg 06.02.03 865 1
33078 [쏘우 2] 리얼리즘 극대화^^ dkfma1979 06.02.03 533 0
33077 [타임 투 ..] 생의 마지막에 혼자 남겨진다는것... scramble 06.02.03 977 4
33076 [쏘우 2] 생각하지 못했던 반전 (1) tansil87 06.02.03 744 1
33075 [쏘우 2] 더욱 강력해진 잔혹한 살인게임!강렬하고 짜릿한 반전 maymight 06.02.03 555 2
33074 [구세주]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그들의 모습속에서... (3) CrazyIce 06.02.03 6910 12
33073 [게이샤의 ..] 아름다움에 가려 비애는 안보인다 (1) jimmani 06.02.02 7263 13
33072 [쏘우 2] 정말 스릴이 ~ loveaehee 06.02.02 575 0
33071 [노킹 온 ..] 멋진 최고의 영화를 만났다.... pipsi 06.02.02 2332 12
33070 [쏘우 2] 전편에 이은 반전의 충격. eogus83 06.02.02 668 0
33069 [판타스틱4] 지루하진 않다만. pontain 06.02.02 1369 2
33068 [쏘우 2] 정말 생각도 못했던 반전에 놀랐다. pinkbear331 06.02.02 619 0
33067 [교도소 월..] 교도소월드컵(방감독 꼭보게 순국이야) jjangga66 06.02.02 1606 2
33065 [교도소 월..] 교도소월드컵 jjangga66 06.02.02 922 3
33064 [투 브라더스] 인간적인 호랑이... comlf 06.02.02 1306 2
33063 [미스터 &..] 오락 영화라는 본분을 잃지 않고 달려가는 유쾌한 영화! sally86 06.02.02 1626 6
33062 [메종 드 ..] "메종 드 히미코"를 보고... bles08 06.02.02 1519 4
33061 [스타워즈 ..] cg는 훌륭! 하지만 스토리 빈약 leehyosoo 06.02.02 1633 7
33060 [쏘우 2] 신체강탈자의 반전 강박증 godard 06.02.02 792 3
현재 [열대병] 동물도 인간도 아닌 우리들 redface98 06.02.01 635 0
33058 [복수는 나..] 피가 피를 부르더라도 redface98 06.02.01 1616 9

이전으로이전으로1741 | 1742 | 1743 | 1744 | 1745 | 1746 | 1747 | 1748 | 1749 | 1750 | 1751 | 1752 | 1753 | 1754 | 1755다음으로 다음으로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