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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약간 아쉬운.. 흡혈형사 나도열
taxas 2006-02-25 오전 11:18:24 981   [5]
 

※ 이 글에는 영화의 재미를 떨어뜨릴 수 있는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하신 분들은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헐리웃의 슈퍼맨, 배트맨 등 무슨 무슨 ‘맨’들이 수두룩하니 있고, 일본에는 가끔 가다가 지구를 지켜 주기도 하는 ‘고지라’나 ‘가메라’ 그리고 여차하면 나타나는 무슨 무슨 ‘전대’들이 수두룩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슈퍼 히어로’가 없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과거 우뢰매의 ‘에스퍼맨’과 ( 데일리는 탁군 이상형이었어~ -_-;; ) 슈퍼 홍길동, 그리고 반달 가면 등 히어로들이 분명 존재는 했었지만, 타국의 ‘영웅’들처럼 좀 더 성인의 눈높이에 맞춘 히어로물을 찾아 보기는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 일본의 전대물이나 괴수물등의 특촬물들은 분명히 성인 팬층이 꽤나 두껍게 존재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한화로 100만원이 넘는 고지라 DVD BOX-Set 은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 


‘흡혈형사 나도열’은 정말 반갑게도 한국 최초의 히어로물을 표방하고 만들어진 영화이다. 영화의 포스터나 예고편만 대충 봤을 때는 그다지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마케팅 상의 오류일 뿐, 분명히 이 영화는 시리즈 히어로물의 첫 번째 영화로 만들어졌다.

( ‘코미디’에 주력하지 않는 영화들을 백퍼 코미디로 포장하는 짓은 제발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요즘엔 ‘출발 스포일러 여행’은 물론 보고 싶은 영화 예고편이나 그 영화 관련 기사들도 읽기 싫어진다. ) 


영화는 시리즈로 기획되는 대부분의 히어로물들이 그렇듯이, 영화의 대부분을 나도열이 힘을 얻은 다음 진정한 히어로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어느 정도 웃음이 유발되기는 하지만, 코미디가 영화의 주를 이루지는 않는다. 아니, 오히려 이 영화의 기본적인 줄거리를 가만히 살펴 보면 헐리웃 마블사의 히어로물들처럼 ‘다크 히어로’ 쪽에 더 가까운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뱀파이어가 어떤 존재인가. 서구의 영화들 속에서 뱀파이어는 악한 존재, 어둠의 존재로 묘사되어 왔다. 정의의 편처럼 보이는 ‘블레이드’ 역시 자신의 힘을 저주하며 기본적인 캐릭터만 보면 이게 도대체 악당인지 선한 편인지 구분이 힘들 정도로 다크 포스를 뿜어내고 있지 않은가.

( 오시이 마모루의 ‘블러드’ 시리즈에 등장하는 사야 역시 특별히 정의감에 불타 잡종 흡혈귀들을 해치운다기 보다는 오리지날인 자신의 입장에서 꼴보기 싫은 잡종들을 해치우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


나도열 역시 모기에 물린다는 설정이 우습긴 하지만 ( 뭐 물리는 건 방사능 오염 거미에 물린 피터 파커도 마찬가지지만, 스파이더맨은 진지하고 나도열은 우스운 건 부정할 수 없다. ) 기본적으로 어둠의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 운명을 지닌 반영웅 캐릭터인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 나서지도 못하고, 그를 유일하게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신부 - 그것도 뱀파이어 사냥꾼 - 뿐이다. ‘블레이드’처럼 태양 아래서 걸어 다닐 수도 없다. 교회 앞마당에 본 햇빛이 그가 본 마지막 햇빛일 것이다.


‘나도열’이라는 인물은 어떤가. 그는 ‘비리 형사’다. 범죄자인 탁문수와 결탁하여 뇌물을 받고 그 대가로 정보를 제공하던 도열은 결국 탁문수에게 협박을 당하는 처지가 되고 경찰에게까지 쫓기게 된다.


이 와중에 친형처럼 지내던 강형사(천호진) 마저 탁문수 패거리에게 당하게 되고 그는 완전히 구석에 몰린 상황이 된다.


비리 형사, 그를 협박하는 범죄자, 밤의 거리. 이건 필름 느와르를 구성하는 전형적인 요소들이다. ( 팜므 파탈이 빠졌긴 하지만. ) 더군다나 나도열은 탁문수에게 살해 당하게 되고 이것이 그가 진정으로 밤의 세계로 입문(?)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하게 된다는 점은 기본적으로 복수를 생의 목표로 삼는 일련의 다크 히어로물( 대표적으로 ‘스폰’ )과 그 맥을 같이 하게 된다.


이런 저런 매력적인 요소들 속에서 ‘흡혈형사 나도열’은 정말로 성공적인 한국 최초의 ‘히어로물 ( 그것도 무려 다크 )’이 될 ‘뻔’ 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가 아쉬운 것은 영화 속에서 분명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던 ‘김수로’의 캐스팅이다.


이미 나도열이 되어 버린 김수로 이외의 배우가 나도열을 맡는다는 건 좀 상상이 가지 않지만, 적어도 좀 더 무게감 있는 배우가 이 역할을 맡았어야 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아예 이 영화는 완전히 어둠의 히어로 쪽으로 몰고 갔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는 탁군이다. )


김수로 특유의 오버하는 연기는 분명 재미있을 수도 있으나 때에 따라서는 그의 우렁찬 목소리가 거슬리기까지 하는 것이 사실이다. 분명 영화의 기본적인 설정 자체가 흥분하면 변신한다는 코미디적 요소를 가미한 설정이었을 것이고, 그래서 좀 더 묵직한 배우보다는 김수로라는 배우를 택한 것이었겠지만, 사실 여성을 보면 흥분한다는 설정이 기껏해야 몇 몇 단발성 에피소드에 그치고 있는 마당에 아예 그런 설정을 빼버리고 러닝타임을 좀 더 줄였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 뱀파이어는 피 보고 흥분하면 그만이지....-_-;; )


코미디와 무게감을 대중없이 훌쩍 훌쩍 넘나드는 나도열의 캐릭터 덕에 폼을 잡아야 하는 몇 몇 장면에서조차 전혀 그런 느낌이 안 산다는 건 분명 아쉽다. ( 가면은 좀 벗었으면 싶다. 가면에 안 어울리는 얼굴형이다. )


마지막 장면에서도 공중에서 그야말로 철퍼덕 떨어지는 연희(조여정)의 부활쇼 역시 속편을 생각하고 만든 장치라고 하기에는 너무 억지스럽다. 마치 감독이 ‘아, 우리 영화는 결국엔 코미딘데...좀 밝아야 해’라고 무리를 한 듯한 느낌마저 든다.

( 아니, 그리고 그렇게 떨어졌는데 왜 팔만 부러지냐고...누구는 ‘허리, 팔, 목까지 다 꺾어져야 돼’라는 말까지 하던데...무섭3 )


이시명 감독이 누차 이야기해 왔던 것처럼, 이 영화는 어디까지나 3편까지 기획하고 만들어진 시리즈물의 첫 편이다. ( 지금 보면 최소 2편까지는 제작될 것 같지만 3편은 시놉시스를 바꾸지 않는 한 안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외국에서 뱀파이어가 온다니...오프닝의 트란실베니아 장면은 정말 아니었다.)


그리고 몇 몇 아쉬운 점들이 눈에 띄긴 하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보기 드문 장르라는 점, 의외로 완성도가 아주 많이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은 높이 사줄 만 하다.


하지만 새로 제작될 속편에서는 어설픈 코미디로는 빠지지 말고 김수로의 매력과 장르 영화로써의 매력이 적절히 혼합된 영화가 나왔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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