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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보다는 낫다. 쏘우 2
taxas 2006-02-26 오후 11:05:09 945   [0]
 

※ 이 글은 말 그대로 ‘스포일러 덩어리’ 입니다. 쏘우라는 영화의 특성상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글을 읽지 않는게 좋습니다.


예상 외의 극찬을 받았던 영화 ‘쏘우’는 사실 탁군에게는 그리 재미 있는 영화는 아니었다. 100분이라는 이런 류의 스릴러에서는 결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이 조금 지루하기까지 했던 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딱 두 가지.


“ 대체 대니 글로버는 왜 나온 거야! ”

“ 반전‘만’ 놀랍군. ”


속편이 개봉한다고 했을 때 ( 사실 ‘직쏘’라는 살인마는 그냥 버리기에는 너무 매력적인 캐릭터다. ) 탁군이 기를 쓰고 예매권 이벤트에 참여했던 것도 ‘보고는 싶지만 내 돈 내고 보기는 싫어!’ 라는 아주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 게다가 이런 류의 ‘반전 스릴러’는 시간이 지날 수록 스포일러 노출 위험이 너무 커진다. )


결국 그래도 아직 죽지는 않았어! 라는 걸 증명하면서 이래 저래 받은 무료 예매권으로 영화를 관람한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최근 대부분의 시리즈물들이 그런 것처럼 이 영화 역시 속편은 전편을 능가할 수 없다는 ‘속편의 법칙’을 깬 아주 그럴싸한 속편이었던 것이다.


전편이 그랬던 것처럼 빠른 속도감을 보여주는 오프닝은 역시나 만족스럽다. 자신의 눈을 희생할 것이냐, 그냥 죽을 것이냐라는 척 보기에는 별로 고민할 것도 없는 선택을 던지는 오프닝은 관객들의 눈을 영화로 끌어 들이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지는 본 게임. ( 사실 형사와 아들의 관계가 대충 보여지는 장면은 그 시간이 얼마 되지 않음에도 지루하다. 쏘우 1편을 보면서도 생각했지만 감독의 연출력이 그리 뛰어나지는 않은 듯. )


탁군이 무엇보다 만족스러웠던 것은, 희생자의 숫자가 전편의 2명에서 8명으로 4배나 늘어났다는 점이다. 2명만을 가지고 이야기를 진행하느라 미친 형사니 직쏘의 과거 이야기니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들이 잔뜩 들어갔던 전편과는 달리 온전하게 직쏘와 희생자들의 ‘게임’에만 이야기를 집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어차피 희생자에 대한 살인마의 잔혹한 가학성에 대부분의 재미를 기대고 있는 호러/스릴러 장르 영화에서 희생자가 많으면 많을 수록 볼거리는 더더욱 늘어나는 것이다. ( 탁군이 살짝 변태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진실은 진실이다. )


폐소 공포증을 뛰어나게 표현했던 빈센조 나탈리 감독의 ‘큐브’도 주인공 혼자 큐브 안에서 탈출하는 이야기였다면 영화에 그렇게까지 집중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 최소한 끝나기 전까지는 주인공이 죽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으니. )


이번 ‘쏘우2’ 역시 늘어난 희생자의 숫자 답게 전편과는 비교도 안 되는 볼거리를 많이 가지고 있다.

등장인물들이 하나씩 희생되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함정’의 인간에 대한 가학성은 분명 눈뜨고 보기 힘들지만, 그만큼 영화는 더 재미있어진다.


특히 주사기 속에서 열쇠 찾기, 산 채로 태워지기, 어째 집어 넣긴 했는데 다시는 뺄 수 없는 상자 같은 고문 도구 ( 이건 말 그대로 고문도구들이다. 맨 처음에 죽은 남자는 적은 출연료에 불평할 필요는 없었을 듯 하다. ) 장면들은 그 발상도 발상이지만, 정말 관객이 희생자의 고통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찍혀진 장면들이다.

( 딴 건 몰라도 희생자의 비명들은...‘텍사스 전기톱 대학살’ 이 후 최고의 비명 소리라고 생각한다. )  


마지막의 반전까지 참 깔끔하게 진행된 ( 거기에는 짧은 러닝타임도 한 몫했다. 영화는 역시 짧아야 제 맛이다. ) 영화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또 한 가지의 실수를 범한다.


감독 특유의 주저리 주저리 찌질한 회상 장면이 이번에도 어김 없이 들어갔다는 점이다. 직쏘의 중얼거림을 동반한 과거에 대한 회상 장면, 거기에 아만다의 회상 장면까지 더해져 영화는 이번에도 관객의 주의를 ‘딴 곳으로 돌리는데’ 성공한다.


이미 전편에서 직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또 직쏘가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거기서 살아서 어쩌고 저쩌고..류의 이야기를 반복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 그나마 아만다는 양반이지. 뭐가 어떻게 됐건 간에 첫 등장이긴 하니까. )


전편을 보면서 너무 짧아진 러닝타임을 어떻게든 메꾸려고 쓰잘데기 없는 장면들을 어거지로 끼워 넣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알고보니 그저 할 말이 오지게 많은 감독과 작가였구나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상당히 깔끔하고 그럴듯한 반전 역시 전편의 충격만큼은 아닌 듯 하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모든 사건들이 녹화된 비디오 테입이었다는 설정은 ‘게임’ 초반부에 예측 가능하고, 희생자들 틈에 살인마가 있다는 설정은 전편을 그대로 답습한 것에 불과하다. ( 사실 이걸 또 쓰겠냐...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이것도 나름 효과적인 반전이긴 했다. -_-;; )


그나마 건질 수 있는 반전은 주인공 형사의 아들이 직쏘의 바로 옆에 있었다는 점, 직쏘의 말 그대로 게임의 룰만 그대로 따랐다면 아들을 무사히 볼 수 있었다는 점 정도?


하지만 전편에 이어 여전히 카리스마 팍팍 뿌려대는 시한부 살인마 직쏘의 매력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었고, 앞서 말했던 것처럼 정말 잘 찍은 고문 장면들은 영화가 가지고 있는 몇 가지 단점을 잊게 만들기 충분하다.


아무리 그래도 역시 궁금한 것 한 가지. 이미 반전은 다 써버린 듯 하고, 속편에서 이 시리즈가 보여 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준 것 같다. 거의 다 죽어가는 직쏘 역시 3편에서 건재한 모습으로 나오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 아만다의 카리스마는 q-_-p 이다. )


자, 감독님, 3편에서는 대체 뭘 보여 줄거죠? 그저 그런 슬래셔물이 될 바에야, 그냥 이대로 끝냈으면 좋겠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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