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상 경어체를 생략하겠습니다. 좀더 자연스러울것 같아요. 양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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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사랑?? 웃기지 말라고 그래...
나는 영화를 보기전에 항상 마음속으로 생각하는게 있다. 내가 알고있는 정보 이상을 얻어가면 이영화는 성공한거다. 그래서 항상...기대작이나, 꼭~ 봐야지 하는 영화가 있으면 영화를 관람하기 전에 의식적으로 정보를 회피한다. 심지어는 포스터도 보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모르고 보는것이 차라리 어떤 영화든 가급적 후회도 덜하게 되고, 덜 실망하게 되고, 더 재미있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주인공 한명 이외에 누가 나오는지도 모르고(라기보다는 일부러 정보를 피하고)보는 경우가 있다. 그럴때에는 남들이 재미없는 영화라도 그럭저럭 볼만한 영화가 되기도 한다. 적어도 나에게는 말이다.
어제 데이지 개봉날 보았다. (거래업체 가는 중간에 잠깐 짬을 내서 절대 혼자 보았다. 집사람이 혹시라도 우연히 이글을 읽고 의심(?)할까봐 "혼자"를 좀 강조해본다. ^^) 데이지에 누가 나오는지 안 순간부터 나는 어떤 영화가 될 지 머리속에 그려졌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정확히 맞았다.
영화가 시작되었다.
영화 첫장면을 보고, 어떤 결말로 마무리 될 지 어떤 분위기로 끝날지 짐작할 수가 있었다.처음 음악을 듣는 순간, 작은 배에 탄 정우성의 독백을 듣는 순간, 영화 전체가 머리속에 그려저 버렸다. 그 머리속의 이미지는 80년대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무척이나 섬기는 홍콩느와르 무비중 하나인 "첩혈쌍웅"과 오버랩되면서 걱정스러운 눈과 머리로 화면을 볼 수 밖에 없었다.
영화의 주제는 유치하고 진부하다. 꽃이 영화 전체에 중요한 암시로 등장하는데, 영화 제목과 같은 데이지라는 꽃이 영화 전체에 깔린다. 그리고 낯간지럽게도 "숨겨진 사랑" 이란다.
이 영화를 본 분들에게 진정으로 묻고싶다. 이영화에 "사랑"을 본사람 있어요? ? 아니, 데이지의 꽃말 처럼 "숨겨진 사랑" 본사람 있어요? 도대체 뭐가 사랑이란 말인가? 여기나오는 사랑(이라고 말하는)은 너무 표면적이다. 다리놓아주고, 멀리서 쫓아다니고, 꽃을 지속적으로 갔다주고, 도화지에 얼굴그리고...말대신 카드로 이야기하고, 입모양으로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내고...마지막에 소리높혀 고함 몇번 지르고, 그리고 또 뭐가있는데? 카드를 사용해서 이야기하면 "러브 액츄얼리"의 중 명장면인 고백장면이 연출 될줄 알았다면 커다란 실수를 저지른 거다.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했다. 인물들이 도대체 왜 저런행동을 하고있으며, 저런 행동을 하면서 도대체 무슨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그들이 정말 사랑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인지, 예쁘고 멋진 그림 만들기에 물감 한덩어리로 사용된 건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녀가 위험하더라도 당당히 앞에 나서서 그녀를 지켜주면 될 것이고, 그녀가 자신때문에 다쳤다면, 도망치치말고 더더욱 그녀를 사랑해줘야 정말 사랑 아닌가? 근데 뭐냐 이거? 한놈은 계속 스토커 처럼 쫒아 다니고, 한놈은 도망가고 (뭐 나중에 돌아와 허리굽혀 미안하다고 하는 장면은 또 뭐야???-_-) 도대체 뭐가 숨겨진사랑, 감춰진 사랑 이란거냐?
물론 사랑을 풀어가는 방식이 한결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 "숨겨진 사랑"이라는 데이지 꽃의 좋은 의미를 주요 소재로 삼았다면 그에 걸맞는 인물들간의 관계, 거기에 적절한 사건들....이해될 수 있는 내면의 갈등 뭐 이런게 조금이라도 표현 되야되지 않겠는가? 물론 이성재씨와, 천호진씨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연기자들(특히 전지현씨)은 깊은 내면연기를 할 수 있을지 조차 의문이긴 하지만...오히려 엑스트라로 출연한 안경쓴 노랑 곱슬머리 어린이의 기뻐하는 연기가 훌륭했다고 본다. 이성재씨와 천호진씨에게는 미안하지만 영화 잘못 선택했어요. 라고 말해주고 싶고, 공공의적이나 홀리데이에서의 이성재, 주먹이 운다에서의 천호진...에서 받았던 아주 좋은 인상을 깔아뭉개버린 영화라고 말해두고 싶다. 전지현씨는 CF에 더 어울리는 배우(CF 모델이라고 하지 않은것은, 10초짜리 광고의 벽을 넘어, 그래도 꾸준하게, 영화에 여러편 출연한 노력에 대한 보상이다. 하지만 당신이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배우가 되는 것은 아니다...배우에게는 관객이라는 고객으로 부터의 질타와 꾸중을 몸소 느끼고 반성해야하는 책임이 따른다고...)이며, , 정우성씨는 좀더 분발해야 할 듯 하다. 구미호와 비트는 하늘과 땅 차이였지만, 비트와 이 영화의 차이는 크지 않다. 진정 CF가 아닌 영화로 진짜 배우로 계속 달려가고 깊다면, 좀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영화를 보고 아름답다~ 라고 하는 분들이 많다. 아름다움으로만 따진다면 이 世界에는 아름다운 영화 천지다!!! 너무많아서 어떻게 주체 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데이지보다 훨씬 아름다운 영화들도 많으니, 제발 아름다움으로 영화를 평가하지 말길 바란다. 이런 류의 영화의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아름답다고, 예쁘다고 다 용서가 되는게 아니다. 영화는 CF가 아니란 말이다. 영화는 뮤직비디오가 아니란 말이다.
80년대 홍콩 느와르의 감성을 경험해보지 못한 요즘세대들에게는 이영화는 정말 멋진 배우들이 나오는 그림같은 영화일 수 있다. 혹시라도, 마지막에 우는 분들도 있을 지도 모른다. 그분들에게 내가 앞에서 말한 정말 권해주고픈 영화가 하나있다. 이 영화와 매칭되는 부분이 많이 있는 영화다. 오우삼 감독의 "첩혈쌍웅"을 당장 비디오가게 가서 봐라. 17년전 영화다. 혹시 여러분 나이보다 더 많이 먹은 영화일런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내가 왜 "데이지"에 대하여 이런 독설을 아낌없이 퍼붓는지 조금이라도 이해 할 수 있으리라, 조심스럽게 믿어본다.
"첩혈쌍웅"이 얼마나 위대한 영화인지 다시금 일깨워준 영화다. 고맙다.
이제 진짜 데이지 꽃 조차 싫어졌다....
그만큼 110분의 후유증이 심하다는 얘기다....
* 배우의 연기 얘기가 나와서....꽃과 관련된 영화하나 소개한다. '브로큰 플라워'다 그 주인공(빌 머레이)의 연기를 보고, 느끼고, 이해하고 다시 이 영화를 보라...영화 시작하고 15분후에 당당히 극장문을 박차고 미련없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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