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물론 워쇼스키 형제와 휴고 위빙의 이름만 믿고 섣불리 관람했기 때문이다.
아마 대부분의 관객들이 나와 같은 실수를 하리라 생각하는데, 이 영화의 국내 마케팅은
굉장히 성공적이다. 왜나면 위의 인물들 만으로도 '당연히' 관객들은 '매트릭스'를
연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내내 얼굴 한 번 나오지 않으며 '매트릭스'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허접한 액션만을(그것도 단 두세번) 연기하는 휴고 위빙이 과연 의미가 있는지
(물론 그의 마스크 연기는 인상적이다 하겠지만, 절대 매트릭스와 연관지을 수는 없다.)
혹은 위의 인물들이 제작과정부터 결정되어 당연히 '매트릭스'를 떠올리게끔
제작사가 함정을 파놓았을 수도 있다.
심지어 워쇼스키의 초기작인 '바운스'에서도 '매트릭스'에 버금가는 음악과
스타일, 그리고 긴장감이 있었다. 워쇼스키 형제의 이번 각본은 꽤나 벗어나 있는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는 매트릭스와 하등의 아무런 관련을 찾을 수 없는 영화이다.
영화는 영국 배경이며, 근미래의 한 테러리스트에 관한 이야기이며, 그는 액션파보다는
철학자 혹은 사상가이며(영화 거의 내내 말로 때우며, 복수심에 불타는 썰렁한 싸이코 정도의 설정이다.)
나탈리 포트만은(여전사 어쩌구 하는 마케팅의 헛소리와 상관없이) 질질 짜기만 하는 최악의 연기를
펼치고 있으며, 감독은 제임스 맥티그라는 신출내기라는 것이다.
영화표값이야 뭐 그냥 썼다고 치더라도, 매트릭스를 연상하며 관람석에 앉아있던 내내
그 긴 시간을 허비한 것이 꽤나 후회되며, 또한 이런식의 마케팅을 한 제작사(혹은 배급사)에
소송이라도 걸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렇기에 이곳에 거의 처음으로 비평글을 올리는 것이다.
이론적으로(절대 액션 적으로가 아닌)
프랑스 혁명이나 영국 무혈혁명 등에 관심이 많거나, 동학농민운동에 눈물을 흘렸거나
혹은 독립운동 등에 굉장히 매니아인 분들에게만 권장하는 바이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는 법. 혹여나 '매트릭스를 생각하는 분'들은
절대, 절대, 네버, 에버, DVD로라도
보지 마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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