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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 5 편 - 영상으로 보는 검으로 쓰여진 병판과의 대화 형사
warkbk 2006-03-19 오후 7:28:39 1979   [6]



=
 슬픈눈에게는 두개의 검이 있습니다. 일본어가 문구가 적힌 끝이 살짝 휘어진 저주받은 검과 테두리에 흰 테를 두른 곧게 뻗은 검.

 

 

 


-

"외람되지만 이 칼에는 저주가 따라다닌다고 전합니다. 이칼을 만든 도검장은 참수를 당했고, 그 칼을 손에 넣은 다이묘도 결국 가신의 손에 죽었다 합니다."

 

 검에 비친 슬픈눈의 모습과 사연처럼 검은 곧 슬픈눈 자신을 의미합니다. 또한 그의 존재처럼 두개의 검에도 이름은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항상 함께해야 하는 검과 검집의 관계처럼 두 칼의 검집은 각각 병판과 남순을 상징합니다.

 

 

-

 남순의 쌍단도는 충돌하는 두 개의 존재처럼 그녀 자신을 의미합니다. 슬픈눈의 검과 맞부딪칠 때면 언제나 혼란스런 그녀의 모습처럼 두 칼은 엇갈려 있죠.

 

 


=

"뭔 염병을 떤다고 어린것한테 무술을 가르쳐준다고 지랄을 해갖고... 어찌해야 쓸까 이 일을?"

"너 처음 이 집에 들어올때는 조그만 어린애였는데, 참 세월이... 요즘 힘들지?"

 

 불안감에 슬픈눈과 남순의 주위를 서성대던 안포교와 병판. 하지만 그 근심의 근원은 다릅니다. 안포교가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 속에서 마음 아파할 남순을 위한 불안감이었다면, 병판은 역모를 이루는데 방해가 될 것을 염려한 자신을 위한 불안감이었죠.

 남순과 안포교, 병판과 슬픈눈. 어릴적부터 함께 지내온 배경은 같지만 그들을 대하는 상반된 두 사람의 태도의 차이처럼 남순은 안포교에게 자신의 내면을 모두 드러내 보이며 아픔을 치유받지만.....

 

 

"술도 깰 겸 거닐다 보니..... 괜히 방해가 되진 않을까 싶었는데."

 

 정작 병판이 마셨던건 차. 슬픈눈이 병판과 대면할때는 언제나 자신의 존재를 모두 드러낸 채이지만 병판의 거짓된 모습속에서 아픔만이 더 할뿐입니다.

 

 

 

-

 슬픈눈, 그는 병판을 죽일수 있는 기회가 세번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나약한 마음이, 남순이라는 존재가, 병판의 눈물이 그의 검을 휘두르지 못하게 만듭니다.

 

 

 




-

"병판 대감께 아주 잘 어울리는 물건 아닙니까? 그런 칼 일수록 기가 센 분에겐 오히려 도검이 된다고 합니다."

"날 못믿겠다면 지금 날 베어도 좋아."

 

 혼란스러워하는 슬픈눈의 검과 대면하면서도 그를 다스릴수 있으리라 확신으로 가득차 있던 병판이었지만, 남순과의 관계 속에 변해가는 그의 모습 속에서 병판의 눈은 점차 놀람에서 두려움으로 가득차게 됩니다.

 



 

-
 슬픈눈 바로 그 자신의 존재이기도 한 그가 지닌 검.

 

 검집없이 추는 검무 속에서는 자유로움을 느끼지만, 되돌아가 병판에게 쓰여진 검처럼 병판에게 휘둘리며 살아가는 삶은 결국 자신에게 상처로 돌아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병판이 그에게 감는 노란천의 의미는 경고.

 

 

"날 못믿겠다면, 지금 날 베어도 좋아. 전에도 한번 날 베려 한적이 있었지 내 생일날."

 

 흔들리는 슬픈눈의 마음을 느끼고 있는 병판은 다시금 그에게 검을 쥐어줍니다. 그리고 이제는 검만이 아니라 검집이라는 자신의 운명까지 내맡기며 슬픈눈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려 합니다.

 검을 뽑으며 바라본 병판의 눈에서 신뢰가 아닌 두려움을 보고, 여전히 그의 입은 입고있는 붉은색 도포처럼 거짓을 이야기 하고 있다는걸 확인합니다. 하지만 뽑아든 검앞에 죽음이라는 진실한 순간에 흐른 눈물 속에서 한줄기 진심을 보게 됩니다.

 

 



-

"너냐, 니가 했니?"

"글쎄...."

"예뻐 보여서 사긴 샀는데....."

 

 슬픈눈이 배신할수 있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끝까지 슬픈눈을 베지 않았던 병판. 의미없는 살인 속에서 희미해져가는 자신의 존재에 혼란스러워하는 슬픈눈. 이루어질수 없는 남순과의 사랑.

 

 

"항자불.... 항자불....."

"근디 항자불참이라고 항복하면 모가지를 썰진 않것어."

 

 남순에게 장부를 건네며 목숨을 구할수 있었던 슬픈눈. 그 역시 마지막 "참"의 의미를 모르진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슬픈눈이 선택한 자유는 저주받은 검을 다시금 병판에게 내밀며 자신을 그에게 내맡긴채 마지막 운명을 함께 하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니 이름을 불러본지가 오래 됐구나. 니 이름이..."
 

 병판과 대면한 자리에서 언제나 자신의 모든 존재를 내보였던 슬픈눈. 이제는 병판도 순결함을 상징하는 백색 도포를 입은 채 죽음을 앞에 둔 순간에서야 자신의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고 슬픈눈의 존재를 확인하려 합니다.

 






-

병판의 상징인 저주받은 검의 검집.

 

 검무를 추며 자유를 느끼지만, 병판의 얽매임에서 벗어날수 없는 그의 존재처럼 검은 다시 검집으로 되돌아오고, 슬픈눈의 검에 쓰러진 병판의 모습처럼 검집도 놓쳐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죽음을 앞둔 병판의 모습처럼 그에게 더이상 검집은 들려있지 않습니다.

 

 


 

-

"제 이름은... 제 이름은...."

 

 그가 끝끝내 자신의 이름을 말하지 못했던 것은 남순의 사랑은 얻지 못한 반쪽짜리 존재였기 때문이었을까요? 하지만 환하게 비추는 달빛 속에 모습을 드러내며 그는 자신의 이름을 찾게 됩니다.

 남순을 상징하는 검집을 내려놓으며 그녀와의 이별을 고하고, 이제 그의 검은 병판이 아닌 세상을 향해 뻗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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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과 검집의 관계는 매우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이곳에는 제대로 다루진 못했지만, 남순과 검으로 나누는 대화 역시 눈여겨 볼만하고요.  그리고 앞에 제가 쓴 내용중 검의 의미라는 제목을 붙인 것들도 다시 봐보시면 이해에 도움이 될겁니다. 이곳에 없는 내용들을 직접 찾아가며 확인해 보세요.

 

# 저의 이야기는 6 편 - 3 으로 쓰여진 이야기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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