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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연 - 그녀가 꿈꾸었던 하늘의 의미 (下 편) 청연
warkbk 2006-03-19 오후 8:00:34 1253   [1]

# 이건 영화를 보고 쓴글... 스포일러가 아주 약간 있지만, 그 부분은 드래그 하시면 보이게 처리했습니다.

 

 친일 문제로 말이 많고 탈도 많던 청연. 지금껏 비판적인 태도로 바라보았지만, 보지도 않고 영화를 평가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을수 밖에 없겠죠. 과연 몇몇 분들의 말대로 청연은 미화되지 않은 영화였일까요? 그리고 청연은 어떤 영화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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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부터 말하자면, 청연은 미화된 영화입니다. 박경원의 실재 행적과 비교해가며 볼 필요도 없이, 아니 굳이 그녀를 논할 필요도 없이 영화안에서 친일의 악취는 숨길수 없이 고약합니다.

 

 

"하늘에 올라가면 조선인, 일본인, 여자, 남자 이런건 상관없잖아."
 하지만, 그녀의 말과는 반대로 땅 아래에도 그녀가 꿈꾸는 하늘은 존재합니다. 영화속 일본이라는 공간은 조선인이라는 차별도, 여자라는 차별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녀의 꿈을 이룰수 있는 이상향에 가까운 공간이죠.
"조선이 너한테 해준것도 없잖아."
 오히려 조국은 여자라는 이유로 학교도 제대로 갈수 없고, <<<스포일러사랑하는 사람까지 잃게 만들며 >>>> 매국노라는 굴레까지 덧씌우며 그녀의 발목을 잡기만 합니다.

 

 여기서 한가지 이상한 점은 박경원을 비롯한 조선인들에게 일본인들은 어떠한 위해도, 차별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그들은 남의 시선에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춤추며 소리지를수 있는 당당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인식됩니다.
 박경원에 대한 미화를 숨길수 있는, 고난을 극복해내는 인물을 통한 극적 긴장감을 살릴수 있는 일본인들의 차별이라는 장치를 걷어내버리고 애써 먼 길을 돌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에도 친일적 작품을 통해 논란을 일으켰던 작가 이인화 교수. 청연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박경원의 생애가 아니라 이인화 자신의 추악한 내면인듯 합니다. 아무리 철없는 동심이라지만, 과연 당시의 아이들이 고통받는 부모를 보면서도 일본의 닌자를 꿈꿀수 있었을지 그녀에게 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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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문제를 제외하고 바라본 청연은 어떠한 영화일까요?

 일단 영화는 화려합니다. 세트는 당시의 모습을 알차게 재현해냈고, cg도 헐리웃 못지 않습니다. 그리고 영화속 박경원이라는 인물의 삶(실제와는 다르지만)은 재미를 끌어내는데 만족스러운 소재입니다.

 

 

 하지만 연출은 초점을 잃었습니다. 각본은 주변 인물과 상황의 비참함이 맞물리며 박경원을 극으로 내몰고 있는데 반해, 감독은 남녀 주인공의 사랑에만 주목합니다. 그들의 사랑이 고문장면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감동적이지도 볼거리가 있는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까지 희생시켜가며, 영화는 지루한 그들의 사랑만을 조명합니다.

 더군다나, 박경원이 비행사로서 성장하는 과정은 생략되고, 그녀가 조선인이라서 여성이라서 겪게 되는 고난의 과정조차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영화는 개연성을 잃고 감동과 재미마저 놓치고 맙니다.

 

 비행장면도 cg는 칭찬할만 하지만 연출의 한계를 느끼게 만듭니다.  비행사간의 대결구도는 미흡하고 간간히 나오는 뜬금없는 편집은 긴장감은 잃게 만들어, 오로지 박경원만을 위해 마련된 비행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다행이라 할수 있는 점은,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이야기는 점차 제자리를 찾고, 연출은 안정되어 간다는 겁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살짝 감동적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설득력없이 그려졌던 박경원의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는 감정의 고조를 끌어내리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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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연에 대해 옹호하는 분들의 입장도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었기에, 저 역시 한편으로는 영화속의 박경원은 생각만큼 크게 미화되진 않았을꺼라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되묻고 싶습니다. 그들이 봤던 것과 내가 본 것이 같은 영화가 맞는지를....

 

 작가는 친일적 성향에 치우쳐 있고 연출은 개연성을 잃어, 다소 불쾌하고 크게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한번쯤 볼 만한 작품이기는 합니다. 또, 영화속 주인공이 박경원이 아닌 가상의 인물이었다면 이렇게 큰 논란의 소지는 없을 수준의 영화인건 맞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쉽게 결론을 내릴수 있는 문제는 아닌듯 합니다. 박경원의 묘에 묵념하던 두 배우의 모습이 찜찜하게 남아 뇌리에서 쉽게 잊혀질 수 없듯 말이죠.

 

 

 

 작가여, 친일의 악취를 꿈과 동심이라는 향수로 숨기려 하지마라. 코만 더 찌를 뿐이다. 다음에는 부디 당신이 꿈꾸었던 일본이라는 하늘을 당당히 드러내 보이기 바란다. 어설픈 궤변일랑 늘어놓지 말고....

 

이건 제가 써왔던 리뷰;;

[음란서생 - 미친 각본, 미친 감독, 미칠 관객들]

[왕의 남자 - 탄탄한 각본, 만족스런 연기, 밋밋한 연출 (스포 無)]

[연예의 목적 - 아픔과 치유, 그리고 금기]

[형사 # 7 편 - 영상으로 보는 dual in chaos (외전-上편)]
[형사 # 8 편 - 영상으로 보는 dual in chaos (외전-下편)]


(총 0명 참여)
warkbk
그리고 이 영화의 문제는 정확히 말하자면 미화가 아닙니다. 영화속 박경원은 실존의 박경원도 그 누구도 아닌 제 3 자일 뿐이며, 그저 박경원의 비행과 죽음에 대한 모티브만 따왔을 뿐이죠. 하지만, 영화는 그녀의 모습을 담은것으로 말하고 있기 때문에, 논란이 된것입니다. 영화속의 박경원은 반드시 미화라고만은 할수 없습니다. 하지만 현실속의 박경원의 모습을 알고 있다면, 단순히 생각할 문제는 아닙니다.   
2006-03-19 20:05
warkbk
몇몇 분이 이 영화가 친일 논란이 없었다면, 흥행했을 영화라고 보기도 하지만, 그 말에는 조금 회의적입니다. 그렇게 잘만든 영화도, 재미있는 영화도 아닙니다. 다만, 영화가 후반부의 느낌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갔다면 상당히 좋은 영화로 남을순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감독이 오히려 고맙게 느껴지는것은 왜일까요..   
2006-03-19 20:0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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