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적비연수'에서는 너무 현란해 구분조차 안 가던 액션신이 '무사'에서는 정말 멋있더군요. 김성수 감독의 솜씨다웠어요. 빠르지만 인상에 남는 액션장면을 봐서 좋았구요.. (액션씬을 어떻게 찍었는지.. 잔인해도 사실적이더군요)
배경도 주로 삭막한 사막 밖에 없음에도 잘 찍었어요.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어요. (박용우님은 시대에 안맞게 말투가 너무 튀더군요)
특히.. '가남'역의 박정학 님이던가요? 가남이 죽을 때 왜 그리도 안타깝던지.. 그리고.. 지금 이름이 생각 안나는데.. '신라의달밤'에서 나오셨던 분.. 도충이었는데.. 금방 알아봤어요. 그 때의 이미지가 넘 강해서 '무사'와 어울릴까 걱정했는데.. 연기 괜찮았습니다.
내용.. 혹자는 제목을 '공주살리기'로 바꿔야 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제게는 공주를 살리는 일은 내용의 문제를 일으키는 사건으로 사용될 뿐... 고려로 돌아가고자 하는 9명의 인물 이야기가 더 와닿았어요. 다른 영화 같았음.. 산만해질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부용공주와 여솔, 최정장군의 삼각관계만 늘어놨다면못 봤을거에요. 자유인이 되고싶은 여솔과 진정한 무사가 되고픈 최정.. 그를 묵묵히 지켜주는 가남, 정신적 지주 진립 등등..
공주만을 살리기 위해 싸웠다면 보디가드지.. 무슨 무사겠어요. 싸워야했던.. 그 이유가 공주든, 정신나간 중국 할머니 때문이든..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무언가를 위해 싸울 때.. 비록 신분은 낮더라도.. 무사정신을 느낄 수 있었지요.
까다롭게 영화보는 분이라면 내용이나 캐릭터에 좀 실망하겠지만.. 맘을 비운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