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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 속의 화초 와일드
kharismania 2006-03-28 오후 6:15:31 941   [3]

 미국이 세계적으로 문화적 영향력을 지니는 대표적인 세가지 예를 들때 3M을 들먹이곤 한다. 마이크로 소프트(Microsoft), 맥도날드(McDonald), 그리고 미키 마우스(Mickey mouse). 미키 마우스는 월트 디즈니의 전설적인 캐릭터다. 물론 요즘은 서서히 시대의 흐름에 밀려 어린 아이들에게 낯설어져 가고 있지만 여전히 디즈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이 귀여운 생쥐다.

 

 사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부활한건 인어공주로부터였다. 그리고 그 기반을 굳건히 다진건 라이온 킹의 대박을 통해서였다. 꿈과 희망의 애니왕국은 그렇게 다시 한번 전세계의 동심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요즘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재패니메이션은 논외로 하고-을 보면 예전과 다른 느낌을 받곤 한다. 동화같은 순수함이 결여되어 있는 것. 점점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 속출하고 있다. 전형적인 감동보다는 살짝 껄렁한 분위기의 위트와 대사를 던지고 단순한 2D의 그림 질감에서 3D적인 입체감을 차용한 실사같은 영상미를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디즈니역시 벗어나지 못한다.

 

 일단 이 영화는 라이온킹을 떠올리게 한다. 무엇보다도 사자와 디즈니의 만남은 그런 생각을 떨치게 만들 수 없다. 하지만 라이온킹의 순수한 감동과 이 작품은 다른 표정을 지니고 있다.

 

 일단 이 작품은 사자부자와 기린, 다람쥐와 이구아나 그리고 코알라까지 이 여섯 마리 동물이 주인공이 되어 보여주는 모험담을 그린다. 이들은 온실 속 화초같은 뉴욕의 동물원에 거주하는 동물들로 낮에는 사람들의 충실한 눈요기감으로 봉사하고 밤에는 그들만의 특별한 행사를 즐긴다.

 

 문제는 그들의 본질적인 소속감, 즉 야성적인 본성에 대한 상실감이다. 디즈니는 전형적인 감동을 보여주는 척하지만 오히려 굴절된 오류를 범한다.

 

 야생에서 자유로울 동물들이 한낱 인간의 눈요기감에 되어주는 것 자체에 만족하며 오히려 동물원으로 안전귀향하기를 고대한다는 것 그 자체적 발상에 딴지를 걸고 싶어진다. 그리고 그 안에 가족애와 우정을 담으려 했다는 것 자체가 눈살찌푸려지는 이유라고 해야할까.

 

 동물을 통해 인간을 은유하려 했음일지 모르겠지만 소재 그 자체를 인용하는 것이 아닌 오용함이 명백한 이 영화의 재미는 그래서 오히려 우려스럽다. 디즈니는 자신들의 식상한 감동에 대한 돌팔매질에 대한 대안으로 능청스러운 현대화를 꾀하려했을지 모르지만 이 영화는 니모의 감성적 설득력이나 토이스토리의 현실적 재미조차도 획득하지 못한다. 오히려 끝으로 갈수록 식상해지는 이야기의 어줍잖은 엔딩이 가여울 뿐. 뉴욕의 동물원 출신이라는 것을 떠벌리는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코믹함이 아닌 어이없음이다.

 

 그나마 영상적인 측면의 퀄리티는 인정할 만하다. 사자 갈기의 깃털하나하나까지도 실사같은 3D영상의 탁월함은 가히 엄지손가락을 들어줄만하다. 그러나 이야기의 부실함은 뛰어난 영상에서 느껴지는 만족도를 사정없이 깎아내린다.

 

 온실속의 화초같은 동물원의 동물들은 야생의 본능을 간직할 수 있을까. 본능이라는 것이 교육을 통한 결과물은 아닐지라도 환경에서 기인하는 생태학적 발현의 여지는 충분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야성적 본능을 지닌 짐승들을 간과하고 있다. 전형적인 감동에도 독특한 발상적 전환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 작품은 디즈니라는 온실속에 안주하는 제작자들의 작품에 대한 느슨해진 열정적 본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닐까. 

 

                                        -written by kharis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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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s1975
이번 리뷰는 너무 무겁네요. 그냥 가볍게 볼 수 있는 팝콘무비 같은데... 리뷰를 위한 리뷰, 매너리즘을 경계합니다. 쉬엄쉬엄하시길~   
2006-03-2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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