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하고 살벌하지만 달콤하게 끝나는 영화.
바로 오늘 개봉한 따끈따끈한 영화다. 30대에 들어선 나이라고
믿겨지지 않는 최강희와 혈의 누의 무표정 박용우가
만드는 달콤, 살벌한 사랑이야기.
영화는 상당히 독특하다. 코미디와 서스펜스를 잘 버무린 후
멜로와 로맨스로 달작지근하게 드레싱한 샐러드 같다.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치지 않고 골고루 잘 맛볼 수 있도록
잘 만든 웰빙 영화 되겠다.
30살이 되도록 연애한번 못해본 황대우(박용우). 친구와 장난삼아
한 장난으로 밑집에 이사온 이미나(최강희)에게 같이 영화보자고
말해버린다. 놀랍게도 이미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둘은 결국
커플로 변모하게 된다. 그녀로 인해 삶의 새로운 행복을 찾은
대우. 하지만 점점 그녀의 수상쩍은 면이 발견되고 결국엔
결정적인 증거까지 발견하게 되는데...
다른 시나리오를 구상중이었다가 애인에게 헤어지자는 메일을
받은 후 시나리오를 구상하게 되었다는 손재곤 감독. 그의 장편
데뷔작인 <달콤, 살벌한 연인>은 정말 독특한 작품이다.
재치있는 대사들은 재치있다 못해 기발하며,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장르를 잘 버무려 놨다. 작년부터 이어져온 신인감독들의
거침없는 질주에 새로 합류할듯하다. 이 영화의 또다른 히로인은
황대우역의 박용우다. 본인은 박용우가 주연으로 나온 영화는
<혈의 누>뿐이 못봤지만 종종 보였던 그는 약간은 심각하고
발랄하지 않은 캐릭터였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소심한 A형이며
처음해본 연애에 좋아서 어쩔줄모르며 순간순간 표정변화가
풍부하고 기발하고 재치있는 대사를 내뱉는 코믹적인 요소가
절반인 캐릭터로 변모했다. 다소 심심한 영화가 됐을 수도 있었던
영화에 명랑함과 쾌활함을 넣어준건 그의 연기였다. 거기에
최강희의 나이를 잊은 귀여움도 한몫하고 웃기는 조연들도 한몫
단단히 한다.개인적으로 최강희를 너무나도 좋아하는 지라
최강희를 대형스크린에 클로즈업으로 본다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이 영화는 코믹에 가깝다. 서스펜스의
연출부분도 코믹한 대사와 배우의 표정으로 코믹스럽게
바꿔버린다. 하지만 너무나도 능청스럽게 바꿔버리기 때문에
전혀 거부감이 없지만, 서스펜스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분에게는
감정이입의 방해가 될 수 있겠다. 영화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헌법상 가장 중죄인 살인을 희극화 시켰다는 점이 아쉽다.
살인을 하고도 전혀 표정과 감정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 이미나와
그의 주변인들의 반응. 시체를 암매장 하는 장면은 너무도
코믹하다. 이부분은 지적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되겠다.
그리고 너무도 많은 찐한 키스신. 개인적으로 극중 황대우와 같은
연애와 키스 무경험자인 필자에겐 연인들은 과연 저럴까라는
의구심을 품게했고, 너무도 찐하게만 보인 키스신은 눈 요기거리가
아니라 약간은 부러움의 대상으로 편치만은 않았던 장면이
거슬렸다.
이제 막 개봉한 <달콤, 살벌한 연인>은 달콤한 성적을 올릴
영화일지, 아님 살벌한 결과를 보일 영화일지. 대세를 따르지 않고
남들을 따르지 않는 이 신인감독의 독특한 영화의 흥행여부 보다는
평가여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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