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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남기는 무색함 핑크 팬더
kharismania 2006-04-12 오전 1:27:52 1166   [4]
요즘의 코미디는 순발력싸움이다. 순간적인 정적이 맴도는 시간을 줄이고 웃음의 공백을 줄이느냐가 관건인 것. 또한 요즘의 코미디는 불과 10여년전의 코미디와는 다르다. 슬랩스틱 형식의 몸사리지 않던 노가다형 코미디는 이제 거의 자취를 감추고 대부분이 스탠딩 코미디 형식의 촌철살인형 입담으로 대체되었다. 다시 말하자면 심형래식의 개그는 오늘날 TV에서 보기 힘든 추억의 개그가 되었다는 것이다.

 

 핑크 팬더는 이미 8차례나 영화화된 작품으로써 우리에게는 만화로써 더욱 친숙한 작품이다.-아마 이 만화를 한번이라도 보지 못했거나 적어도 이 캐릭터를 한번쯤이라도 보지 못한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어쨌든 이 낯설지 않은 이름이 극장에 내걸릴 준비를 하고 있다니 한번쯤은 시선이 갈만한 사실이다.

 

 스티브 마틴이라는 배우는 극단적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코믹성을 배제할 수 없는 배우인것은 사실이다. 그의 바이오그래피를 살펴보면 다양한 영화에 출연했지만 기본적인 모토는 코믹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영화 역시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미 이 작품의 원작을 기반으로 한 예전 작품들도 마찬가지였으니 그의 출연자체가 이 영화의 본질을 더욱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 영화에 대해서 간단명료하게 말하자면 우습다. 웃기는 영화쯤은 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웃음 이상은 없다. 또한 그 웃음이 영화의 나머지 단점을 가릴정도의 그럴듯함이 되어주지 못한다. 순간순간 스티브 마틴의 재기 넘치는 애드립성 연기로 인한 웃음이 터져 나오지만 스토리의 미약함과 억지스러운 설정에 대한 거부감을 가리지는 못한다.

 

 그런면에서 이 영화는 상당히 아쉽다. 전작들의 명성에 흠을 내는 이 영화는 '클루조'라는 캐릭터가 지니고 있는 엉성한 매력을 100& 살리지 못하고 흉내만 내고 있는 것이다. 스티브 마틴의 연기로부터 얻어지는 웃음은 그 순간적인 폭발력만큼이나 지속성을 지니지 못한다. 이는 웃음 뒤에 남는 민망함과 다를 바가 없다.

 

 그래도 이 영화가 그나마 지닐 수 있는 일말의 매력은 연기파 배우들의 포진이다.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케빈 클라인의 작정한 망가짐도 반갑고 어리숙함에 의외임을 느끼게 하는 장 르노의 연기도 흥미롭다. 또한 조만간 개봉을 앞둔 '매치 포인트'에서도 볼 수 있는 니콜 역의 에밀리 모티어 역시 두 영화의 상반된 이미지의 비교가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스티브 마틴의 슬랩스틱성 애드립 연기는 오늘날 맛보기 힘든 촌스러운 신선함으로 느껴진다. 또한 비중이 크진 않지만 비욘세 놀즈의 출연도 나름대로 하나의 볼거리다.

 

 재기발랄한 영화이지만 웃음의 끝은 다소 썰렁하다. 그저 한번쯤 생각없이 웃어보고픈 당신이라면 무방하지만 웃음이 남기는 무색함은 이 영화를 권하기에 망설여지게 만드는 물귀신처럼 느껴진다.

 

 사족하나를 덧붙이자면 어린시절 이 작품의 만화를 보다가 왜 핑크팬더라는 제목일까하는 의아심을 사정없이 지니게 되었다. 그 의아심은 영어를 접하게 된 학창시절에 박살나게 되었는데 설마 아직까지 그 의아심을 그냥 그렇게 묵히고 있는 이가 있다면 부연설명 들어가겠다. 핑크팬더는 Panda가 아닌 Panther인 것이다. 판다곰이 아닌 표범. 오랜 과거에 지녔던 오해의 탈출과의 만남이 필자에겐 그나마 반가움이었다. 그래서 그만큼이나 이 영화는 조금 씁쓸하다.

 

                                  -written by kharis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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