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석충돌에 버금가는 미국만의 이야기.
★★★★
다인종국가인 미국이 예민한 소재를 심도있게 풀어간다.
꽤나 괜찮게...
심지어 우리나라조차 깜댕이라는 식으로
흑인은 숱한 매체를 통해 공공연하게 무시를 당한다.
요즘엔 오히려 흑인이 흑인을 비하하는 모습도 종종 띈다.
흑백사회 속에서 편견을 안고 살아야 할 흑인들의 참담한 현실.
비단 흑인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 백색이 아니라면
차별받는 현실을 소름끼치도록 무섭게 벗겨낸다.
이 작품은 충돌에 관한 영화이며 상처에 관한 영화다.
나와 다르다는 생각으로부터 발생하는 여러가지 충돌과 상처.
곳곳에서 충돌하는 그네들의 삶은 충돌로 인한 상처를 넘어선
공포로까지 번져간다.
흑인으로부터 자동차를 강탈당한 후,
유색인에 대한 공포로 가득차게 되는 중산층 백인여성.
사회가 만들어버린 인종차별이라는 늪때문에,
"버스의 창문이 큰 이유는 돈없는 유색인종만 타는걸 보여주려고" 라며 공격적이기만 한 시선의 빈민흑인.
극단적으로 차별주의자인 백인경찰이 자신의 아내를 노골적으로
성추행함으로써 모욕을 주지만 참아야만 하는 흑인PD.
아랍계라는 이유로 테러리스트로 취급당하는 이란인 등등...
개인적으론 흑인PD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굴욕적으로 지켜봐야만 했던 차별.
더 이상 참지못하고 억눌렸던 감정을 폭발시킬 때 그 행동은
이성적이지 못했지만 흑인들의 분노를 절실하게 느낄수있었던
명장면이었다.
내 인생의 걸작<밀리언달러베이비>의 각본을 맡았던
폴 해기스가 역시나 <밀리언>만큼의 탄탄한 시나리오를 보여준다.
딱히 주인공이 없이 주요 인물이 10명이 넘지만 그런 류의 하나인
<러브 액추얼리>만큼이나 짜임새있게 조율해나간다.
(내 기억에 의하면) 인물들 중 두세명이 인종에 대한 차별을 벗고
마음을 열어버리는, 훈훈하지만 보기싫은 미국식 화해주의를
내포한다. 그래......
"인종차별하지말자! 평화적으로 살자!"
이 얼마나 뻔하디 뻔한 메세지를...
이런 작품에 아카데미가 손을 들어준건가??
라고 섣불리 생각 할수있었지만 마지막에 보여지는 자동차의
충돌처럼 그들의 충돌은 계속될 것이고, 그것에 대한 해답보다는
우리의 자세를 생각하지 않을 수없게 끝맺음시킨다.
지극히 현실적이지만 어리석게만 보여지는
인종에 대한 공포를 LA를 덮어가는 눈발이 조금은
치유해주는 듯 하지만, 완전한 치유를 보여주지 않는다.
그것은 상처에 대한 치유일까, 여전한 소유일까.
뭐..생각하기 나름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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