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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선율의 매력... (스포일러 있음) 호로비츠를 위하여
songcine 2006-05-16 오후 7:41:02 1032   [3]
 

 

 

 

 

지수는 평범한 여자이다.

단지 다른 점이라면 다른 대학교 친구들처럼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남들은 유학가서 실력있는 연주자가 되어 돌아오는 반면, 유학도 못가보고 가난 때문에 그냥 평범한 피아노 학원의 원장이 되었다.

 

아는 지인의 도움으로 피아노 학원을 인수받은 지수...

그러나 웬 꼬마아이가 그녀에게는 골칫덩어리이다.

소문난 말썽쟁이 경민... 그러나 경민은 웬지 모르게 이상한 아이였다.

피아노에 소질도 보이지만 그러나 그렇게 쉽게 지수에게 다가가지도 않는다.

고물을 팔아 먹고 사니는 경민의 할머니에게 큰소리치며 이 아이를 보살피지만 그렇게 기분은 좋지 않다.

하지만 점점 실력이 늘어가는 경민의 모습을 보며 지수는 욕심을 갖게 되고 아이를 이용해 학원 수강생을 늘리고, 결국은 피아노 콩쿠르 대회에 출전시키기로 맘먹는다.

 

한편 아랫층 피자집을 운영하는 광호는 피아노를 치는 지수에게 호감을 느끼며 접근을 시도하지만 지수는 자신은 결혼할 사람이 있다고 이야기 한다.

'호러 비치... 공포의 바다? 이름 한번 무섭내!'

그렇다, 그녀는 음악과 결혼했다.

 

이런 행복도 잠시...

경민의 할머니의 건강이 위독해지면서 경민에게 위기가 찾아오는데...

 

 

 

호로비츠처럼 훌륭한 연주가를 꿈꾸는 여인이 있다.

꿈은 잠시 접어두고 있지만 경민이라는 꼬마덕분에 잘 될것도 같다.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음악영화가 별로 없다.

김흥준 감독의 '정글스토리'(1996), 류창하 감독의 '꽃피는 봄이 오면'(2004), 그리고 약간 거리가 멀긴 하지만 뮤지컬적인 성격도 있었던 양윤호 감독의 '짱'(1998)까지...

그런데 이상하게 우리나라에는 독특한 음악영화가 없다.

 

'브에나비스타 소셜클럽'처럼 열정을 가진 쿠바의 노장 밴드 이야기를 다룬 다큐도 있고 '스쿨 오브 락'이나 '스윙 걸즈'처럼 흥겨운 밴드의 이야기도 있고 '헤드웍'처럼 암울함과 흥겨움을 동시에 보여준 영화도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음악영화들은 그 숫자도 많지 않으며 대부분 우울하다.

조감독 출신이자 인터넷 단편영화로 활동을 하였던 권형진 감독의 데뷔작 '호로비츠를 위하여'는 그런면에서 환영을 해줄만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이 영화는 피아노 선율로 가득한 작품이다.

바이엘, 체르니... 피아노 학원을 다녀본 사람이라면 이 단어들은 지긋지긋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필자의 여동생도 체르니 몇 번을 외워라... 식의 암기를 지겹도록 당한 것을 생각하면...

하지만 영화속의 체르니, 바이엘 교제 속의 음악들은 웬지 모를 아름다움들로 가득차 있다.

 

이 영화 관객들 각자의 생각은 좀 다를 수는 있어도 대체적으로는 감동적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감동을 이끄는 방식이 좀 다른 것 같다.

물론 우승하고 이기는 것은 대부분의 영화에서 보여지는 이야기들이고 이 영화도 아마 그렇게 가는게 아닐까 싶었다.

경민 역을 맡은 신의재 군은 실제 피아노 신동으로 알려진 똘똘한 꼬마이다.

주요 콩쿠르 대회를 휩쓴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면 연기력이 별로인 것 아닌가 의심스러울 것이다.  물론 이것도 아니다.

이 꼬마는 영화에서건 실제 모습이건 당돌하다는 것이다.

서울 극장 시사회에 나타난 신의재 군은 영화 만큼이나 당돌하며 장난꾸러기인 보통 꼬마들과도 다름이 없었다. 엄정화를 누나처럼 따르고 다녔다는 이야기가 거짓말은 아닌 것 같다.

 

 

 

엄정화는 늘 그렇던대로 자신이 맡은 바 연기에 최선을 다했으며 박용우도 최선을 다했다.

 

이 영화는 유난히도 지수의 독백이 많다.

또한 역경을 이겨내려는 모습도 그려져 있다.

그것을 생각하다보니 엄정화의 전작 '싱글즈'가 생각났다.

'싱글즈'가 현실을 돌파하려는 여성들의 모습이 그려졌다면 이 영화는 결국 현실에 굴복한다는 의외의 결말을 보여주게 된다. 물론 이 의외의 결말에 대해서도 많은 찬반양론이 있겠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영화 속의 결말은 조금 아쉽다.

 

 

특히 박용우는 전작 '달콤 살벌한 연인' 만큼이나 더 오바 연기를 보여주었다.

아쉬운 점은 영화 속의 광호가 영화의 흐름을 너무 중간중간 방해한다는 것이다.

어이없게 박장대소를 하면서 웃고, 심각한 장면에서도 같이 심각해지기는 커녕 어이없게 웃길려고만한다. 특히 실의에 빠져 있는 지수에게 포장마차에서 나누는 대화중에  피자와 경민이를 비교하는 대사가 나오는데 대사를 그대로 전달하고 계속 심각하게 갔으면 좋았을거늘 어이없는 오바가 섞인 무안함을 갑자기 보여주어 이 점은 좀 아쉬웠다.  

그리고 박용우 맡은 피자 가게집 주인... 피자가 아무래도 PPL이다보니 상품 홍보는 많이 되겠지만 이 작품을 판권을 구입해 공중파에서 방송하려면 그 수 많은 그림들을 모자이크 하느리라 방송국 사람들 고생좀 할 것 같다.

 

또한 아쉬운 것은 영화의 막바지에 지수의 모습이 늙어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엄정화의 중년 여인 분장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관객들이 영화 관람후 웅성거림 중 하나가 바로 이 이야기였다.) 오히려 박용우는 어색해 보이지 않았는데 말이다.

지수와 경민이 이별하는 장면에도 약간의 모순이 있다. 경민이 어른이 되어 연주회를 하는 장면은 '몇 년 후...'라는 자막을 별도 삽입하지 않았다. 영화속에서 경민은 7세로 설정되었다. 경민이 피아노 독주를 하는 모습을 적어도 20세로 예상했을 때 13년전에 이들이 헤어지면서는 'EF 소나타'는 나오면 안되는 기종이었다. 더구나 '서울 가 21 1234'와 같은 번호판도 나와서는 안되고... (도시, 고유 글자 넘버 이후 나오는 숫자 두 자리는 90년에 이후 등장하였다. 따라서 '서울 가 2 1234'식으로 나왔어야 정상이다. 중년이 된 지수와 광호가 타던 차는 최근의 개정된 번호판임을 생각하면 이런 작은 오류야 말로 고쳐져야 한다고 본다.)

 

이 영화의 음악은 이병우가 맡았으며 영화 음악계의 미다스의 손 답게 아름답고 잔잔한 선율을 곡들이 많이 사용되었다.

피아노를 다룬 영화다보니 피아노 관련 곡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마지막에 등장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우리 귀에 매우 낳익은 곡이다.

이 곡은 마지막 어른이 된 경민이 피아노 독주를 하는 장면에서 더 감동이 밀려온다.

(성인 역활의 경민 역활은 국내와 세계적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맡아주었다.)

필자가 생각하는 명장면 중에서는 특히 영화속에서 경민이 눈이 내리던 날 작은 별장에서 연주하던 피아노 협주곡 중 하나인 '왕벌의 비행'(림스키 코르사코프)은 들으면 소름이 끼칠 정도로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도 한다. (필자는 영화 '샤인'을 보지 못했는데 혹시 본 사람이라면 아마 이 장면을 기억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클레식은 어렵다.

필자 역시 피아노의 건반이 몇 개인지도 모르고 음악 점수는 항상 낙제였다.

하지만 음악은 직접 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느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된다.

피아노 선율에 젖어 영화를 몰입하면 고달픈 하루의 걱정을 잠시 잊는 듯하게 만들었다.

집에 혹시 피아노 협주곡 등을 담은 음반이 있다면 먼지를 털어내고 한 번 들어보자.

클레식의 또다른 발견을 느끼게 할 것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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